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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세미가 2009. 2. 27. 10:57

워낭소리‘


팔순의 노부부와 마흔 살의 소와의 사랑과 우정...

 

 


평생 농사를 지어온 최노인과 30년동안 동거동락해 온 소가 있다.

최노인에게 소는 그냥 부리는 소 이상의 의미가 있는 소이다.

그 소는 아홉남매를 키우고 농사를 지어올수 있게 한 최노인의

인생의 동반자와도 같다.

어릴적 침을 잘못 맞아 다리 한쪽을 쓰지 못하게 된 최노인에게

30년동안 함께해온 소는 한쪽 다리였으며, 평생의 동반자였던것 같다.

아마 늙은 소가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최노인은 없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직한 농부로서의 삶을 함께 살아온 최노인과 소의 우정과 사랑을 담은 ‘워낭소리’를 생각하면..


졸고 있는 듯 편안한 자세로 수레를 탄 최노인과 힘겹게 수레를 끄는 소와 아주 오래된 라디오를 통해 나오는 라디오 소리가 어우러진다.

 

 


아주 여윈 최노인과, 앙상한 뼈들이 보일 것 같은 늙은 소,

깊게 주름이 박힌 최노인의 주름진 얼굴과 검버섯이 피고 붉은 반점들이 생겨난 늙은 소

머리도 다리도 자주 아파하는 최노인, 걷는 것 조차 힘겨운 늙은 소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해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늘 소만 생각한다고 투덜거리는 할머니..

대사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너무나 우직하고 부지런해서 고생을 시키는 할아버지에 대해 늘 불만이 많고 늙은 소를 그만 팔자고 이야기 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는 사랑과 신뢰가 담겨 있다.


평균 15년을 산다는 소가 40살을 살수 있었던 것은

할아버지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사료 대신에 새벽마다 소죽을 손수 끓여 먹이고,

소에게 해롭다고 농약을 뿌리지 않으며 손수 풀을 다 뽑는 할아버지,

아무리 바빠도 소 먹일 시간이 되면 꼴을 베는 할아버지..


나이가 들고 노쇠해졌어도..

마지막 남은 힘까지 내 할아버지를 태운 수레를 힘겹게 끄는 늙은 소..


소의 눈망울이라고 하면 언제나 맑고 크다고 생각했지만..

마흔을 바라보는 소의 눈은 눈에도 검버섯이 피듯..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도저히 소를 먹일 수가 없어 소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소의 마지막 여물을 먹이던 날..

소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눈물은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

 자식 같고 평생 친구 같았던 늙은 소를 질긴 소고기 가격도 안 쳐주며 조롱하는 우시장의 상인들을 보면서

너무나 화나고 가슴 아파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져왔다.


그들에게는 정말 늙고 쓸모 없는 소일지라도 할아버지에게는

30년 지기로 가족 이상의 의미를 가졌던 그 늙은 소..


마지막 코두레와 워낭을 벗어던지는 날이 다가 오고..

할아버지는 ‘마이 아파’라는 이야기를 되풀이 하기 시작했다.


 

함께 늙어가고 함께 아파해가는 최노인과 늙은 소..

늙은 소와 함께 전통을 고집하며

농사를 지어가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우리가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그 무엇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하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적 시골 집에서 키우던 소와 지금은 하늘 나라에 계신 할머니와

고향 시골 들판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워낭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