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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두번째 여행이야기-충북영동

세미가 2007. 2. 26. 10:26

충북 영동으로 두번째 여행!!

이번 여행의 첫번째 항간 향교 옆에 있는 누정이었으며 명칭은 가학루였다.
작은 계단들을 올라 간 가학루의 모습은 옆에 향교가 있었고
빈 밭이 있었다. 그 빈 밭 옆에는 앙상한 나무가 외로이 한 그루 서 있었고
그 옆으로 보면 강이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 가학루가 있었다.
가학루는 누정으로 자연 경관을 감상하고 회의의 장소가 되기로 하고
전시에는 지휘본부가 되기도 한 곳이라고 자세히 설명이 쓰여 있었다.

가학루에서 보이는 금강 줄기도 참 아름다웠지만 나에게 더 인상적이었던
밭 한가운데 서 있는 앙상한 나무였다.

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인고해내고 있는 겨울나무가 고독해보이기도 쓸쓸해 보였다.


두번재 장소는 노근리 학살 장소였다.
언론에서 아주 자주 등장해던 곳이며, 우리 역사 중에 아주 가슴 아픈 곳이었다.
아직도 총 자국이 선명하게 남겨져 있는 노근리 쌍굴을 지나며
힘 없는 약한 국가의 국민으로 살아가면서 너무나 억울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55년 전의 우리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넋을 생각하며 가슴이 아파왔다.
쌍굴 근처에 계단을 몇개 올라가니 위령탑이 있었다.
그 위령탑을 보면서 대학 1학년 80년 광주를 전혀 모르던 나는
선배들과 광주 518의 희생자들이 있는 망월동 묘역의
무명전사의 묘에서 하염없이 울었던 생각이 났다.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80년의 대한민국도 80년 5월 광주도
몰랐던 내가 왜 그렇게 울었는지는...
노근리 학살 장소를 나오면서 마음은 더욱더 무거워졌다.
부강한 나라가 되어야 겠다. 더이상은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현재에도 이런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 이라크와 같은
나라가 스치고 지나갔다.

세번째 장소는 양산팔경 중의 한 곳인 강선대..
강선대를 찾는 과정에서 약간의 혼선은 있었지만 다행히
강선대를 찾았고.. 강선대에 올랐다.
강선대에서 보는 금강의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
중간 중간에 소나무 옆에서 사진을 찍을때
떨어질까봐 겁이 나기는 했지만 아름다운 곳이었다.
내가 생각했단 깍아지르는듯한 절벽과 산 속 깊은 장소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네번재 장소는 영동 산골 오징어 건조장 ..
오징어 건조장이라면 동해안 어촌 마을을 생각했는데..
산속에서 오징어를 말린다니.. 참 특이하다고 생각을 했다.
도대체 어떻게 오징어를 말리나 궁금했지만
우리가 간 날을 오징어를 말리지 않아 볼수가 없어서 아쉬었지만
그래도 인심 좋은 아주머니가 영동 산골 오징어를 시식할 수 있게
넉넉하게 맛을 보여주셨다. 오징어는 짜지도 않고 보통 시중에
파는 오징어보다는 더 맛있었다.
많은 회원들은 기념으로 오징어를 사올수 있었다.
회원들이 오징어를 사는 동안에 산골오징어 근처 산들을
둘러밨는데 오목조목한 산들이 참 예뻤다.

다번째.. 드디어 점심 식사 장소로 향했다.
어죽과 도리뱅뱅으로 유명한 가산 식당..
처음 나온 음식은 도리뱅뱅.. 멸치 정도 크기의 작은물고기를
튀겨서 후라이팬에 둥글에 놓고 양념장을 뿌려서 한번더 졸인 음식 같았다.
약간 바싹하고 매콤하고 맛있었다.
두번재로 나온 음식을 어죽.. 영동의 향토음식이라고 했다.
김치국에 수제비와 칼국수와 콩나물등 다양한 음식과 생선으로
맛은 낸 음식 같기도 하고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생소하긴 했지만
다진 고추를 듬뿍 넣어서 먹으니 먹을 만 했다^^

여섯번째.. 영국사로 향했다
영국사는 고려문종때 대각구사가 국청사라 했던 것을 고려 공민왕이 홍건석을 난을 피해 이 곳서 나라의 안녕과 백성의 안정된 삶을 기원함으로서 국난을 피해 영국사로 이름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절 이름 중에 국자가 들어가는 것은 다들 이렇게 국가의 안위와 관련된 절이라고 한다.
영국사를 가늘 길에 볼수 있었던 맑은 계곡들과 바위와 풍경들도 좋았지만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영국사의 은행나무였다.
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은행나무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수 있었다.
서쪽으로 뻗은 가지 중의 하나는 땅으로 뿌리를 내리고 또 다른 은행나무로 자라는
기이한 광경을 볼수가 있었다.
하늘로 향하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은행나무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다시 땅으로
향해 뿌리를 내리더니 다시 자연의 순리대로 하늘을 향하는 모습..
우리의 인생도 다 그런거 아닐까? 순리를 거스리려해도 거스를수 없고 다시
순리로 가야하는 것..
그리고 천년을 살아온 은행나무의 인생의 고난과 무거움이 짓누르는 걸 느낄수 있었다.
너무나 그 무게가 무거워 이제는 혼자서는 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버팀목을 의지해야만 자신의 인생의 무게를 견딜수 있는 은행나무를 보면서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들의 인생의 무게를 논하는 모습을 생각해본다.
가끔 너무나 힘들고 지치고 인생의 무게가 무겁다고 느껴질때
영국사의 은행나무와 마주한다면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을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아쉽게도 일곱번째 여행지인 박연 선생의 난계 국악박물관은 못 보고
끝난 여행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해준 여행이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심취해서 자연의 아름다움만으로 마음을 채우고
올수 있는 여행이 있는가 하면 이번 여행처럼 많은 생각을 하고
자신을 되돌아 볼수 있는 여행이 있는 것 같다.

2월 충북 영동의 정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그런 여행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