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49제 이후에 처음으로 다시 봉하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간 봉하마을..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여기저기 예쁘게 많이 다듬어져 있었습니다.
쉼터도 생겼고, 봉하 방앗간도 생겼고, 생가도 복원되었고, 정토원 가는 길도 계단으로 정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묘역 주변만 잘 정리되면 되 듯 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봉하마을을 돌아 보기로 했습니다.
김해시 관광 안내도가 나왔습니다. 가야국의 정취가 남아 있는 김해의 관광지도 옆에는 봉하마을 안내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봉하빵집도 보였습니다.
마을 회관 앞에 큰 현수막으로 김대중대통령님과 노무현 대통령님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친환경 오리쌀 방앗간도 보이고, 대통령님을 그린 큰 사진도 보였습니다.
봉하쌀을 판매하는 판매대도 보였습니다. 올해는 봉하쌀 농사가 잘 되어서 많이 남아 있답니다. 봉하쌀 참 맛있는 밥이 되는 쌀입니다.
생가터를 방문했습니다. 생가터 앞에는 평창 봉평 메밀을 심었다던 그 텃밭도 있었습니다.
단촐한 방 두칸의 집과 창고가 초가집으로 지어져 있었습니다.
딱 보아도 참으로 어려웠던 생활 살림을 말해 주는 듯 했습니다.
다듬이와 물레도 보이고 한 방에는 노무현 대통령님과 권여사님 결혼사진도 걸려 있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께서 태어나고 자란 집을 복원해 놓은 거라고 하니 참으로 가슴이 찡했습니다.
생가터를 나오자 커피 자판기와 노란 우체통이 보입니다.
대통령님께 못다한 편지를 보내는 우체통입니다.
빨간 우체통이 아니라 노란 우체통입니다.
바로 옆에는 기념품 판매 샵이 있었습니다.
대통령님 책 성공과 좌절, 사진집과 내마음 속의 대통령, 그리고 기념 티셔츠와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지 않아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기념품 샵 앞에는 전자 방명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길가에는 곳곳에 대통령님을 기리는 현수막도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어 글을 남기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같이간 일행이 사진을 찍어 남기려고 했지만.. 예쁘게 글까지 써야 했는데 그것 못 한 것 같습니다.
묘역 주변에 갔습니다.
묘역은 지금 공사가 덜 되어서 그런지 접근이 불가능했습니다.
대신에 큰 사진을 붙여 놓았고 그 앞에서 참배를 할 수 있게 돗자리가 놓여져 있었고 주위에는 많은 분들이 가져온 꽃과 화분들이 있었습니다.
외롭지는 않으시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묘역 조성을 계획도 나왔습니다. 곧 국민 참여 박석 모금도 하고 주변에 심을 조경수도 모금 받는다고 합니다.
정토원 올라가는 길.. 계단으로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구두를 신고 갔는데도 올라갈 만 했습니다.
가다 보니 누군가가 쓴시가 있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눈물에 대한 시였습니다. 노대통령님 서거 이후에 아버지께서 흘리셨던 눈물을 생각하며 쓰신 글인 듯 했습니다.
그 시를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09.05.27
눈물 짓는 어머니, 아버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서
아버지, 어머니는
종일 텔레비전을 보며
말없이 눈물 짓는다.
“잘가, 잘가!”
아버지는 눈물, 콧물
흘리며, 어린 아이처럼
손까지 흔들며
웃는 얼굴만 화면에
비치면 우신다.
어머니는 역곡역에
차려 놓은 분향소에
다녀왔다.
어머니는 조문객이
한미디씩 쓰는
공책에 이렇게
썼다고 한다.
‘이 칠십구세
노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웃는
모습 영원히
잊지 못하리‘
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올라갈수록 봉하마을이 점점더 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올라가다 보니 마애불이 있다는 안내 표시가 있었습니다.
법사님 같은 분이 그 곳을 쓸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애불이 어디에 있나요?” 라고 물어보자..
“한번 찾아 보시지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안보이는데요.. 그랬더니..저희를 마애불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습니다.
좌상인 마애불이 새겨진 바위가 무너져 누워있었습니다.
고려시대에 세워졌다는 마애불은 왜 이렇게 누워있을까요??
이런 경우는 와불이라고 해야하는지? 좌불이라고 해야하는지?
그 법사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마애불의 앞머리는 사저를 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법사님은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님의 상황과도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누워있는건지..앉아 있는건지 모르는 지금의 이 미륵불의 상황이...
살아 계시는 건지.. 돌아 가신 건지..(마음 속에 더 많이 살아 계시는 대통령님)
조금더 걷다 보니.. 정토원이 나왔습니다.
정토원에 오르자 봉하마을이 쭉 펼쳐져 보였습니다.
조성중인 수련 연못도 보였고 사저도 생가도 그리고 오리와 우렁이 농사를 지었던 평야도 딱 펼쳐 보였습니다.
정토원에 도착해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맛있는 나물 반찬과 구수한 누룽지가 일품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온 봉하 마을.. 그동안 많은 봉사자들과 관계자들의 정성으로 많이 정리되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제 작은 비석 만들기 묘역 조성에 박석을 곧 모금할 것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의 묘역에 내가 하고 싶은 말과 글을 담은 박석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영광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봉하에 갔을때는 또 얼마나 많이 변해 있을까요?
대통령님께서 만들고 싶어하셨던 그 봉하 마을이 되어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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