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떠나는 여행..변산반도
언제부터인가 10월은 내게 일년 중 가장 바쁜 달이었다.
그래서 단풍이 아름답게 물드는 모습을 여유 있게 감상하고,
낙엽진 길을 걸으면서 아름다웠던 옛 추억을 다시 생각 할 만한 그런 여유를 갖지 못하고 가을을 보내야 하는 아쉬움을 늘 가지고 있었다.
올해의 10월도 변함없이 바쁘게 지나가게 될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그런데, 올해의 10월은 그냥 보내기 싫어서 무리를 해서 정여에 참가하기로 했다.
추억 속의 변산 반도를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우리의 정여지는 전북 부안이었다.
부안 개암사를 둘러 본 후, 내소사 근처 식당에서 백합죽을 점심으로 먹고 모항해변에서 가을 바다를 보고 채석강을 본 후 저녁을 먹고 상경하는 코스였다.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해 11시가 넘은 시간, 개암사에 도착했다.
개암사에 들어가는 입구는 12지로 장식 되어진 약간 독특한 모양이었다. 개암사를 들어가는 입구는 어느새 빨갛고 노란 단풍들과 빨갛게 익은 감나무로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낙엽이 조금씩 떨어진 가을 낙엽길을 지나 개암사로 들어섰다.
이번 여행지를 소개한 글에 따르면 개암사 자리는 변한의 왕궁터였다고 나왔다. 왕궁터였다는 이야길 듣고 가서 인지 느낌이 왠지 남달랐다.
그리고 다른 절들과는 약간 절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기자기 작은 불상도 많고..
천개 이상의 불상이 함께 하고 있는 모습도 여러곳에서 볼수가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아 고즈넉한 느낌의 개암사는 대웅전에 화려한 그림이나 색이 칠해지지 않은 오랜 목재의 천연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인지.. 단풍과 약간의 흐린 하늘과 너무나 잘 어우러져 가을과 너무나 어울리는 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간본 개암사.. 느낌이 참 좋은 곳이었다.
개암사를 나오면서 바람결에 실려 오는 전나무 숲의 푸른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그 향기를 맡으니, 그동안의 피곤함이 싹 가시는 듯 했다..
그 다음 우리가 향할 장소는 내소사 근처 가람식당이라는 점심 식사장소 였다. 백합죽으로 점심을 먹었다. 죽을 먹으면 배가 빨리 고파지지 않을까 우려를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주인 아주머니는 테이블마다 여유분의 죽을 더 주셔서 죽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식사후, 약간의 자유 시간.. 내소사의 할아버지 당산 나무라고 불리우는 아름드리 나무에서 단풍이 떨어지는 풍경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고 내소사로 향했다.(서울 와서 생각하니.. 할아버지 당산나무는 보왔는데..할머니 당산나무는 못 보고 온 것 같다--;)
내소사로 향 할때, 약간 비가 올 듯 하였으나, 몇 방울 떨어지다가 비는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참 다행이었다.
내소사 입구로 들어서자 아름다운 전나무 숲길과 단풍들이 어우려져 참 예뻤다. 가을이 이렇게 오는구나.. 예전에는 어머니 아버지들의 단풍 구경을 이해를 못 했는데.. 단풍이 참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도 이젠 나이가 들어가는가 보다 --;)
전나무 숲길을 지나 내소사를 들어서다가 중간에 옆 잔디밭에서 사진도 찍고 내소사를 이곳 저곳 둘러 봤다. 내소사는 관광객이 많아서 개암사에서 느꼈던 차분함과 고즈넉함은 느낄 수 없었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절인 것 만은 부인 할 수 없었다.
특히나, 절 아래에서 살짝 덜 말린 곶감을 팔고 있었는데, 그 곶감 맛은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내소사를 둘러본 후..
우리가 간 곳은 모항 해변이었다.
<모항 해변에서 강아지언니랑 까시나무언니..너무나 즐거워하는 모습^^>
일정에 없었지만, 갑자기 섭외된 장소였다. 작은 해수욕장이 아기자기한 해변이었다. 흐린 하늘과 약간 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 그리고 마른 강아지 풀이 어우러져 가을 바다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작지만 아담한 모항 해변은 1월 정여 때 갔던 구름포 해수욕장을 연상케 했다. 물론 두 해변의 느낌은 사뭇 다르지만, 아담한 느낌이 같아서 일까?
다음 장소는 채석강... 여행 오기 전에는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었다. 채석강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어 이번 가을에 꼭 다시 한번 와 보고 싶었던 채석강..
아쉽게도 만조여서 채석강 해변을 따라 걸어 볼 수는 없었지만, 바다를 보고, 파도소리를 느끼고, 기념 사진을 찍는 걸로 만족해야 했었다.
채석강을 다시 보기 위해서 변산 반도 여행을 조만간 한번 더 와야 할 듯 하다.
계속 흐린 하늘이여서 햇님을 볼 수가 없어 우리가 보고 싶었던 일몰도 볼 수가 없었다. (1월 정여에서 봤던 신두리 해수욕장의 일몰처럼 채석강의 일몰도 참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채석강을 둘러보고 나니 어느덧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저녁 시각이 된 것이다..
서울에는 비도 오고, 차가 많이 막히고 있다고 했다. (10월 마지막주..단풍구경 최절정기여서 도로가 주자창이라고 했다.) 그 시간에 출발을 해도 차가 막힐 것 같다는 생각에 운영진은 식사를 하고 서울로 향하기로 결정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근처 뉴서울(?) 매운탕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저녁 먹기 전에 몇몇 분은 부안의 가리비, 오징어, 토하 젓등 서해안의 젓갈을 한두개씩 사고 매운탕 집으로 향했다.
매운탕이 참 시원하고 맛있었다. 소주 한잔과 시원한 매운탕.. 바닷바람에 얼었던 몸을 녹혀 주는데 충분했다.(소주는 딱 한잔 밖에 안 마셨지만..)
맛난 식사를 한 후, 서울로 향했다..
생각보다 차는 많이 막히지 않았고, 기사님의 배려로 집과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요소 요소에 내려주고 나니.. 영등포에는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기 계속된 가을여행 변산 반도..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것을 생각하고 온 여행이었다.
가을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내 마음 속에 또 하나 간직하게 되었다.
※ 버스를 가득 채울 만큼 많은 분들이 여행에 함께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분들도 있었지만, 모두 즐거웠습니다.
오늘 피곤하고 힘들게 하루를 시작 했을 지라도.. 어제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과 전나무 숲의 푸른 공기와 가을 바다의 갯내음을 생각하면서 힘찬 한 주 시작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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