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가을소풍에 따라오셨던 아빠.. 아마 육성회장 이런걸 하셨던 것 같다..
점심 식사 후.. 언니와 아빠와 함께 찍은 시진>
우리는 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딸은 결혼하여 친정과는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딸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습니다. 조금만 얼굴이 안 좋아 보여도 “보약 지어 먹여야겠다, 이게 좋다, 저게 좋다”고 하시며 챙기셨습니다.
딸의 결혼식 하루 전에는 어머니보다 더 많은 눈물을 쏟았습니다. 아버지는 딸이 결혼한 지 삼년이나 되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안 놓이는지 자주 안부 전화를 했습니다.
새벽 5시쯤이었습니다. 여름이라 날이 밝아올 무렵이었습니다. 딸은 갑작스런 초인종 소리에 깜짝 놀라 대문을 열어보았습니다. 택시 한 대가 서 있었습니다. 친정아버지께서 걱정과 당황한 표정으로 서 계셨습니다.
“ 아버지, 이 시간에 웬일…”
딸은 집에 무슨 급한 일이 벌어졌나 싶어서 놀란 마음으로 더듬거리며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그때 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버지는 조용히 한 마디만 건넸습니다.
“ 잘 있으니 됐다. 나 그만 간다.”
“아버지, 아버지…”
딸이 데대로 인사할 겨를도 없이 아버지는 타고 온 택시를 타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도대체 왜 새벽에 오셔서 훌쩍 떠나버리신 걸까?”
딸은 이런 저런 아침 일상으로 오후 나절이 되어서야 새벽의 소동이 생각나 친정으로 전화를 걸려고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화기에서 아무런 신호음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딸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리저리 살펴보고 나서야 전화 코드가 빠져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어린 딸아이가 전화 코드 뽑는 장난을 또 친 것이었습니다. 코드를 꽂아 전화를 하자 친정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렀습니다.
:어제 너희 아버지 한 잠도 못 주무셨다. 그러니 난들 잘 수 있냐? 한밤중에 가신다는 걸 억지로 말려 그나마 날 밝자마자 택시 잡아타고 가신 거다. 나 원….“
딸은 친정어머니로부터 그 말을 듣는 순간, 울컥 눈물이 배어 나왔습니다.
“ 아, 그랬었구나!”
휴대폰이 없던 시절, 친정아버지께서 밤늦게 딸의 집에 전화를 했는데 철없는 손녀가 전화 코드를 빼 놓은 장난 때문에 여러 번 걸어도 받지를 않으니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그렇게 밤잠을 설치시고 새벽에 찾아오신 것이었습니다. 자다가 깬 부스스한 딸의 얼굴이었지만 무사함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발길을 돌리신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늘 그랬습니다. 자식들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루고 달려오셔야 마음이 놓이실 정도로 아버지는 각별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달에 대한 깊은 사랑을 드러내지 않고 그렇게 감춘 채 베푸신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28살 -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신혼여행에서 아내가 임신을 하였습니다. 이제 당신은 아버지가 된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29살 - 10시간이 넘도록 병원 복도에서 서성인 끝에야 자식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하나님을 믿지 않았지만, 당신도 모르게 기도를 드렸습니다.
37살 - 자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여느 학생들과 같이 우등상을 탔습니다. 당신은 상장을 액자에 정성스럽게 넣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습니다.
44살 - 동네 약수터에서 이웃사람들이 자식이 아버지를 닮았다고 인사를 건넜습니다. 당신은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48살 - 자식이 대학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당신은 평소와 같이 출근했지만,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54살 - 자식이 첫 월급을 타서 내의를 사왔습니다. 당신은 내의가 있는데 사왔다고 말은 했지만, 밤이 늦도록 그 내의를 입어보고 또 입어 봤습니다.
61살 - 딸이 시집가는 날이었습니다. 딸은 도둑 같은 사위 얼굴을 보고 함박웃음을 피웠습니다. 당신은 나이 들고 처음으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오직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한 평생 이제는 희끗희끗 머리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가장 사랑했을때는 차마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 식구 생각, 윤문원, 씽크파워
아버지라는 말이, 아버지에 대한 글들이 참 가슴 아려옵니다. 문득 문득 잊고 사는 일상의 생활 속에서 아버지라는 단어와 이야기가 참 가슴 깊이 들어옵니다.
다시는 부를수 없는 이름.. 아버지.. 아버지의 부재가 절실히 느껴지는 글들이었습니다.
아마, 우리 아버지도 위 글 속의 아버지의 마음이셨을텐데..라는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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