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 로뎀의 집에 새 식구가 생겼습니다.
만삭이던 윤미씨의 딸 희소..
희소가 세상에 태어난지 딱 한 달 되는 날 소나무회 식구들과의 첫 만남이 있었습니다.
지난 설 선물을 준비하면서 희소 생각이 나서 황토로 된 수면 조끼를 샀습니다.
참자연에서 나오는 황토 수면 조끼는 아이들이 이불을 안 덮고 자니까 이불을 덮고 잘 수 있게 만들었고 실내 조끼로도 입을 수 있는 옷에 황토를 손으로 물들였습니다. 황토로 물을 들여서 아토피에도 좋고 땀이 나도 뽀송뽀송해 좋습니다..
땡땡이 무늬에 빨간색이 들어가 아이에게 너무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온 타월 몇 장과 손수건을 챙겼습니다. 타월은 워낙 자주 빨아 쓰기 때문에 새 타월이 많이 필요하다는 원장님 말씀이 생각나서 챙겼습니다. 아이들이 많으니 손수건도 로뎀이 집에서는 유용하게 사용될 것 같았습니다. 세누 비누 몇 개도 챙겼습니다. 친구가 선물해준 비누와 사무실 비누도 몇 개 챙겼습니다. 식구들이 많은 로뎀의 집에는 필요한 물건들 일 것 같았습니다.
아침 8시 모여서 로뎀의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른 시간이여서 그런지 차는 많이 막히지 않았습니다. 10시 정도 되어서 로뎀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아기 희소를 재우고 나오셨다는 원장님께서 따뜻한 녹차를 주셨고 아이들은 소나무회에서 사간 귤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차를 마시고 남성팀과 여성팀으로 나뉘어서 목욕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여성들 방으로 가니, 희소가 자고 있었습니다. 희소는 喜 [기쁠 희] 에 笑 [웃음 소], 기쁜 웃음을 많이 웃고 살아가길 바라는 원장님 내외의 마음이 들어 있는 이름이었습니다.
2.8kg으로 태어난 희소는 너무나 작고 예쁜 공주님이었습니다.
자고 있는 희소와 첫 만남을 갖고 이번 달도 목욕 봉사를 준비했습니다.
오선생님과 저는 목욕탕 안에서 옷 벗기기와 목욕을 담당했고, 박선생님과 지혜는 옷 갈아 입히고 머리 말리기를 담당했습니다.
첫 번째는 이슬이부터.. 물을 좋아하는 이슬이는 세수대야에 발을 담그고 있다가 미끄러질뻔 해서 놀랐고, 키 큰 송이는 일어나지 않아서 조금 애를 먹었지만 그래도 목욕 끝나고 맛난 것 준다고 달래가며 목욕을 했고, 지성이는 언제나 조용히 편하게 목욕에 임해주었고, 민정이는 이번에도 간지럼을 많이 타서 한참을 웃으며 즐겁게 목욕을 끝냈고, 지난 달 처음 본 미진이는 이번 달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도 했습니다. 치아가 흔들려서 치과도 갈거라고 이야기를 했고, 은지는 목욕을 안 하려고 많이 버티어서 옷 벗기는 데 한 5분은 걸린 것처럼 오선생님과 땀을 뻘뻘 흘려야 했고, 산모인 윤미씨는 한달 만에 몸이 다 회복 된 듯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었습니다.
미옥씨는 옷 벗는 것부터 힘들어서.. 목욕 끝나고 맛있는거 준다는 이야기를 해 주자.. 갑자기 크게 웃으며..네네네.. 좋아 좋아 좋아..라며 목욕에 임했지만 옷 벗는데도 한참이나 시간이 걸리고 이를 닦는데도 한참이나 시간이 걸려 최고다..잘 한다..며 칭찬을 한참이나 해주고 목욕 후 사간 귤과 딸기도 먹자는 이야길 몇 번씩이나 하고 나서 목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유진이는 휠체어에서 원장님이 데려다 주었고 한 사람이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게 꼭 잡아 줘야 목욕을 할 수 있습니다. 목욕 끝나고 나서는 오선생님과 둘이서 유진을 방에 데려다 주는데 안정감 있게 데려다 주지 못해 미안했습니다. 마지막 수빈이는 너무나 많이 커서 원장님이 혼자서 목욕탕에 바래다 줄 때면 목욕탕 침대에 눕혀 두고 초코파이 하나를 먹어야 할 정도로 힘이 들다고 했습니다. 눈이 큰 수빈이 목욕을 시키고 방으로 데려가야 하는데 오선생님과 저는 세 번이나 수빈이를 안았다가 내려놔야 했습니다. 혹시나 수빈이가 불안해 할까봐 수빈아..미안해..라고 몇 번씩이나 이야길 했지만 수빈이에게 미안했습니다. 지난 번까지는 두 사람이 수빈이를 안을 수 있었는데.. 그 사이에 많이 커서인지 이제는 두 사람이 안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큰 수빈이를 원장님은 매일 어떻게 목욕을 시키는지 존경스러웠습니다.
목욕이 끝나고 희소를 보러 갔습니다.
희소를 부원장님이 안아 주고 있었습니다. 칭얼거리는 희소를 저도 한번 안아보았습니다. 목을 가누지 못하니까 목을 조심해서 안아줘야 합니다.
계속 울더니 안고 방을 조금씩 걸어가자 울음을 그치고 조금씩 눈이 감기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점점 감겨가는 희소는 정말 아기 천사 같았습니다. 엄마 윤미씨를 보여주며 엄마야..라고 이야기를 해 주기도 했습니다.
아기를 안아 줄 수 없는 엄마지만 그래도 윤미씨는 자신의 딸인 희소를 보면 웃습니다. 미옥이나 민정이 유진이도 작은 아기 희소가 신기하고 좋은가 봅니다. 로뎀의 집에 아기 울음 소리가 울리자 더욱더 사랑이 넘쳐 나는 것 같습니다. 엄마 아빠 대신에 원장님과 부 원장님께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마도 두 분은 정말 사랑으로 아이를 키워주실 것 같습니다.
많은 아이들을 돌봐주어야 하는 원장님과 부원장님께 희소는 더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고 더 바쁘게 하겠지만 두 분이 희소를 바라보는 눈빛에 사랑이 가득합니다. 두 분의 아이를 키우듯이 사랑으로 희소를 키우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까지 희소와 함께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작은 천사 희소의 이름처럼 기쁜 웃음이 가득한 아이로 커 나가길 희망해 봅니다.
다음에 로뎀의 집에 방문 할 때는 희소는 무럭무럭 더 크고, 우리 아이들은 더 건강하고 로뎀의 집에는 더 많은 웃음과 사랑이 넘쳐 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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