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희망이야기

북녘에 연탄 천만장을 배달했습니다.

세미가 2010. 2. 26. 20:02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고 안도현 시인이 큰 울림을 주셨는데 지난 겨울을 우리는 연탄을 숱하게 발로 찼습니다. 꽁꽁 얼어붙어 떨어지지 않는 연탄을 발로 툭툭 차면 떨어지니다. .. 라는 원기준 연탄나눔운동 사무총장님의 글을 보면서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겨울 연탄 나눔 배달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사랑의 연탄나눔 북녘지원 1천만장 기념 행사가 있었던 25일도 봄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개성에 연탄 배달을 마치고 곧장 연탄 복장으로 행사에 참석하신 여러분들과 연탄 봉사자들 각 지부 관계자들이 모여 축하 행사를 가졌습니다.

 

서강대 곤자가 홀에서 열린 행사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많았습니다. 맨 앞 테이블에는 변형윤 이사장님, 손장래 현애 아산 고문님, 이동섭 상임이사님, 윤유선 실장님과 많은 운영위를 함께 했던 많은 분들을 보니 참 반가웠습니다. 연탄나눔운동 소개 책자와 천만장 기념 사진집과 예쁜 연탄 모양의 휴대폰 클리너도 주었습니다.

 

행사 사회는 연기자인 정종준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정종준 선생님은 연탄나눔 운영위원이십니다. 연탄나눔 현황을 설명하셨습니다. 2009년 겨울 기준으로 연탄나눔 참여 단체가 5백여 곳이 된다고 합니다. 많은 대학들과 SK에너지를 미롯해서 마사회, 강원랜드 등도 오랜 후원 기업입니다.

 

북녘 지운 6년차 되는 2009년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미사일, 핵 등의 문제로 대북지원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연탄나눔만 유일하게 2009년 11월부터 대북지원을 재개할 수 있어 2008년도에 이어 2009년에도 합의 수량인 개성 50만장, 금강산 50만장을 지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2010년 2월 25일 개성으로 지원한 연탄까지 지안 6년간 지원한 연탄 수량이 총 1천만장이 되는 금자탑을 쌓았는데 이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연탄으로 이을 수 있는 1500킬로미터에 달하는 양입니다. 현황을 듣고 나서 개성에 연탄 배달을 하고 오신 인재근여사님(김근태 전장관님 사모님)과 여러분들의 말씀을 들었고 축하 공연으로 피리 공연이 있었습니다. 피리로 아리랑을 부를때는 모두가 함께 아리랑을 불렀습니다. 어느 덧 6년째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연탄나눔과의 여러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2005년 사랑의 연탄 나눔을 알게 된 후, 금강산 연탄 배달, 금강산 슬기넘이 나무 심기, 개성 연탄 배달, 개성 나무심기, 태백, 영월, 정선 연탄 배달을 했던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처음 금강산에 들어갈 때 떨리던 그 마음, 너무나 헐벗은 민둥산과 70년대 영화처럼 보이는 거리들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연탄 한 장 한 장이 추운 겨울이 더욱더 추울 북녘의 동포들에게 따뜻한 온정으로 다가서길 기원해 봅니다.

 

푸른 산이 아니라 벌거벗은 민둥산이 안타까워 잣나무를 한 그루 한 그루 심으며 이름표를 달았던 그때의 기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그 잣나무는 벌써 5년이 흘러 어느 새 큰 나무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 잣나무에 아직도 이름표가 있을까요??

 

지난 겨울 정선 연탄 배달 갔을 때, 혼자 사시는 할머님의 텅빈 연탄 창고를 채워주며 나오면서 그 행복함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줄게 없다며 커피라도 한잔 마시고 가시라는 할머님과 줄게 없다며 콜라라도 한잔 마시고 가라는 할아버지의 따뜻함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작년 겨울 영월의 지역 아동센터에 연탄을 쌓으면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고 명랑하게 지내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희망을 전하고 싶었던 그 때가 생각났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끊임없이 북한과 남한에 연탄을 배달했던 많은 봉사자들과 따뜻한한반도사랑의연탄나눔운동(www.lovecoal.org)의 땀이 오늘까지 왔습니다.

 

남과 북이 모두 따뜻하게 살 수 있는 그 날까지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이 연탄 나눔으로 이어지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