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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 인간적인 북파 공작원과 어리숙한 국정원 팀장의 우정

세미가 2010. 3. 3. 15:14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영화 의형제..

 

파면 당한 국정원 요원과 버림 받은 남파 공작원의 믿을 수 없는 의리와 의심이 시작된다.

 

국정원과 남파 공작원이라는 소재는 쉬리에서 한석규와 최민식을 생각나게 하기도 했다.

 

 

 

이한규(송강호)! 빨갱이는 다 잡아야 한다는 사상이 투철하고 열정이 앞선 국정원 대공 3팀 팀장, 북한의 간첩단과 암살자인 그림자를 잡아야 한다는 넘치는 의욕으로 상부 보고도 없이 작전을 진행해 동료와 부하들이 죽게 되고 작전의 실패의 책임을 물어 국정원에서 파면 당한다.

 

 

송지원(강동원) 김정일 대학출신이 남파 공작원, 작전 실패와 배반이라는 오해를 받으며 북한 당국으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다. 북한에 남은 아내와 딸 때문에 자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6년 동안 도망다니며 숨어 살고 있다.

 

 

 

 

이런 지원과 한규가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된다.

 

파면 당한 한규는 이혼을 당한 후, 아내와 딸이 떠나고, 사람 찾는 흥신소와 비슷한 일들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대부분이 베트남에서 시집온 아내들을 찾아주는 일을 한다. 나름대로는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중 베트남 갱단에게 어려움에 처한 한규를 구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지원이다. 현재는 박기준이라는 이름으로 건설 현장에서 막일을 하고 살고 있다.

 

 두 사람의 6년 만에 재회... 서로가 서로를 알아 보지만.. 둘 다 상대방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착각한다. 그리고 위험한 동거가 시작된다. 한규는 간첩단을 모두 잡아 포상금을 받아야 한다. 지원은 국정원의 정보를 캐내서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야 한다. 위험한 동거..의심으로 가득한 두 남자의 동거는 시작된다.

 

 

  

 

남파 공작원 지원은 이제까지 영화에서 나오던 그런 공작원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많은 사람이다. 어린 아이를 죽일 수 없고 베트남 아내들을 찾아 집으로 데려 갈 때도 절대 수갑을 채우지 않는다. 말로 설득해서 집에 갈 수 있게 한다. 이런 지원이 한규는 못 마땅하지만 그래도 사람 찾기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지원을 버릴 수 없다. 그리고 간첩단을 잡아줄 열쇠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몇 달을 지내다가 지원은 당과 조국을 배반했던 태순을 만나는 한규를 보게 된다. 그 태준 때문에 지원은 북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살아온 6년 때문에 폭발하지만 그래도 살고 싶다는 태순의 이야기에 더 이상 화를 낼 수가 없다. 그리고 한규가 6년 전 작전 실패로 국정원에서 파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규는 지원을 미행하게 된다. 지원이 김정일대학 지도 교수였던 교수님을 만나는 것을 미행하고 그들과 함께 했던 목사님을 찾아간다. 그 곳에서 지원이 북에 두고온 딸과 아내 때문에 자수를 할 수도 없고 아내와 딸을 데려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연을 알게 되었다.

 

 한규와 지원은 서로에 대한 연민이 생긴다. 늘 사장이라고 부르는 지원에게 한규는 형이라고 불러 보라고 하지만 지원은 끝내 형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추석 아침, 차례 상을 차려주는 한규는 지원의 부모님을 위해 차례를 지내준다. 그리고 본인이 지원이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지원은 놀라지만 두 사람은 함께 지원 어머님께 차례를 지낸다. 그러던 중 한규는 급하게 전화를 받고 나가고 미행을 하던 지원은 태순의 주검을 목격한다. 아마도 6년전의 그림자가 다시 나타난 것 같다. 국정원에게 들킨 지원은 쫒기게 되고 지원을 돕기 위해 한규는 뛰어다닌다.

 

 

그림자와 만난 지원은 마지막 미션을 받게 되고, 한규는 지원을 살리기 위해 지원을 쫒는다.

 

이 영화는 의리 영화다.

총부리 앞에서 칼을 한규에게 내밀지만 끝내 한규를 죽이지 못한다. 총에 맞은 지원을 살리기 위해 한규는 자신의 몸을 날린다. 서로는 정말 형제애를 보인다. 지원은 자신은 끝까지 배신하지 않았다고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고 한다.

 

 

의리와 신의.. 의심과 배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영화..그렇지만 의리를 알게 해 준 따듯함이 묻어나는 영화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이 함께하는 일이 베트남 부인 찾기다.

시골로 시집왔다가 힘들어서 나가고 적으하지 못해서 나가고 남편의 폭력에 지쳐 나가고 그런 베트남 시집온 아내들을 찾는다.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이 두 명의 주인공도 꼭 그들과 같다. 국정원이라는 비밀 조직에서 파면 당한 옛 조직원과 남파되었지만 버림 받은 공작원.. 이 두 사람은 그런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서로에 대한 의심이 의리로 바뀌게 된다.

 

 

북한 공작원도 인간적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지원은 김정일 대학을 나온 최고의 수재이자. 무술 실력도 뛰어나지만 더욱더 매력 있는 건 아주 인간적이라는 점이다. 이제까지의 영화 속의 남파 공작원과는 다르다.

 

북한의 테러리스트 그림자는 차가운 피를 가진 사람으로 나온다.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죽이고 표정이 변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전직 국정원 한규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주 예리하고 민첩하고 멋진 공작원을 생각했지만 이웃 아저씨처럼 인간적이고 왠지 어수룩해 보이는 그런 국정원 직원이다.

 

남자들의 의리와 우정을 그린 드라마다. 의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