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1일 . 신선함이 가득 밀려오는 새벽이다.

 

 강릉으로 넘어와서 살기 시작한지가 벌써 20여년..

 89년도에 넘어왔으니까 벌써 그렇게 되었다.

영동으로 넘어올때 주위 사람들이 "거기 넘어 가지마! 영동사람들이 얼마나 배타적인지 아는가?" 하고 말렸지만

 "인간을 가슴과 가슴으로 만나지 이해관계로 만나는가?" 하면서 와서 살기 시작했다.

 사람 사는곳은 어디나 마찬가지여서 가슴 따듯한 사람들이 나를 환영해주어 이제 교직생활도 2년 남짓,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하나의 딜레마가 생겼다.

도지사 선거에 고교 동문이 나란히 출마한 것이다.

  화면을 통해 익숙해진 선배와 일찌기 고단한 정치에 뜻을 두고  젊은 나이에 입지전적 인물이 된 후배다.

이곳 동창회에 가보면 몇 명 되지도 않는 동문들이 저마다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갑론을박 하기도 한다.

 돈자랑 하는놈은 무조건 선배를 찍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건 아니라고 핏대를 올리기도 한다.

하긴 지연 학연 같은 줄(緣) 문화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고교동문회가

무슨 조폭 같은 분위기인것도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이 40이 넘어  무현이 형님에게 올인하고부터는 누구에게나 그를 전도하는 열성분자가 되고 말았다.

학교는 새카만 후배며 한번 만난적도 없지만 이광재가 어찌 예쁘지 않겠는가.

 

지난 화요일인가 집 대문을 들어서는데 이광재 후보의 얼굴이 선명한 우편물이 대문에 꽂혀 있었다.

 운명을 바꾸어 놓겠다는 한 사나이가 거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뽑아가지고 현관을 들어서는데 마누라가 하는말,

 " 내가 지나가는 사람들 보라고 딱 붙여 놨으니까 그냥 놔 두고 오세요"하는것이 아닌가?  

나보다 더 못말리는 우리 마누라다.

 비에 젖을까 비닐껍데기채로 대문에 떠억 붙이고 나니 기분이 시쳇말로 후욱  째진다.

 환갑나이에 아직도 공무원이라는 멍에때문에 선거나 정치이야기는

 무슨 금기사항인것처럼 살아온 세월이지만 내집 대문에 내마음의 후보를 붙었는데 누가 뭐래!

 당당히 걸고 나니 가슴이 다 후련하다.

 

어제는  이곳 강릉에 이광재 후보가 첫유세를 한다는 소식에 괜히 마음이 들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봐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만 학교에서 행사가 있는 바람에

막내가 오후 5시에 택시부 광장에서 그의 유세가 있음을 알려왔지만 참석을 못했다.

밤늦게 얼큰하게 취해서 택시를  탔는데 택시 운전사가 하는말이

 

"강릉에는 이번에는 이광재라는데요" 라는 말에 귀가 번쩍 띄었다.

 아! 이 완고한 대관령 너머에도,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이곳에도 드디어 바람이 부는가...

원한 경상도 이중대에도 노무현의 패러다임은 드디어 빛을 발하는가...

6월 2일은 푸대접을 넘어 아예 무대접인 우리 강원도에 새로운 이정표가 서게 될 것이다.  

 

저기 그 이정표가 서 있다.

 

2번에는 이 광 재 라고.

 

그 길로 어서 들어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