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가 문득 보고 싶어졌다.
이번 겨울에 꼭 여행을 한번 같이 가자고 했던 언니에게 문자를 보냈다.
‘언니..주말에 바다 보러가요..'
강원도에서 근무하는 언니는 이번 주는 서울 올라오지 않으니 강원도로 내려오라고 했다.
동해바다를 보러 가자고..
강원도 정선 가는 길.. 스키시즌 버스를 타고 하이원 리조트로 향했다.
강원도 정선 고한까지 가는 것은 스키 버스가 편리했다.
집 앞에서 곧장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다.
집에서 출발해서 4시간이 조금 넘은 시간 하이원에 도착했다.
마운틴 콘도에 도착해서 곤도라를 타고 밸리 콘도쪽으로 갔다.
곤도라 아래에 보이는 하이원 스키장은 아름다웠고 평화로워 보였다.
아는 언니를 만나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동해로 가기로 했다.
정선 사북 고한에서 태백을 거쳐서 삼척을 지나 동해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급커브의 길들이 많았고 도로 곳곳이 아직 눈이 덜 녹은 곳도 있어서 가는 길은 조심했어야 했다.
태백과 삼척을 지나 동해로 들어서자 또 따른 느낌이었다.
첫 번째로는 우리가 먹을 대게 찜 집을 점찍어 두고 겨울 바다를 감상했다.
말로만 듣던 묵호항에서 바다 사진을 찍고 기념 사진도 찍었다.
바닷바람이 차갑기는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덜 추웠다.
차를 타고 쭉 가다 보니 어달 해수욕장이 보였다.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그 곳에서 바다를 보았다. 해초가 많이 떠밀려 온 곳이여서 그런지 갈매기보다도 훨씬 큰 바다 새들이 많았다. 그리고 서해안이나 남해안에서 맡을 수 있는 갯내음이 진하게 풍겨왔다.
조금 더 가다 보니 한효주와 이승기가 사랑을 확인했던 찬란한 유산 영화촬영지 묵호등대가 보였고 망상 해수욕장과 오토 캠핑장 표지판이 있었다.
망상 해수욕장 표지를 따라 차를 타고 가봤는데 한참을 가도 망상해수욕장이었다.
명사십리라고 적어져 있었는데 정말 십리 이상 긴 것 같았다.
망상해수욕장에는 겨울 바다를 보러 온 연인들과 가족들이 사륜오토바이도 타고 바다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찰랑거리는 파도와 차가운 겨울 공기.. 넓게 펼쳐진 모래 사장이 어우러져 참 멋졌다.
바다를 보고 모래밭을 거닐다가 새로 짓고 있는 망상 그랜드 호텔을 지나 망상역을 지나고 소나무가 우거진 오토 캠핑장을 지나 다시 처음에 봐둔 대게찜 집으로 향했다.
그곳은 대게를 직접 사서 약간의 돈을 지불하면 찜기에 쪄주는 집이었다.
보통 서울에서 킹크랩이나 대게를 먹으면 다른 요리들이 많이 나오는데..이곳은 오로지 대게만을 먹는 것이다.
킹크랩을 먹을까? 대게를 먹을까 하다가 겨울철이 제철인 대게를 먹기로 했다.
둘이서 먹으니 2kg은 먹어야 한다는 주인 아주머니 말씀을 듣고 2kg를 먹기로 했다.
묵호항이 창밖으로 보이는 그 식당은 손님이 없어 우리 둘 뿐이었다.
대게 3마리였다. 볼 때는 많다고 안 느꼈는데 먹다보니 너무 너무 배가 불렀다.
딱 개인당 1마리씩만 먹어도 충분할 듯 했다. 대게를 먹고 나서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었다. 너무나 배가 불렀지만 먹다 보니 그 비빔밥까지 다 먹었다.
대게를 실컷 먹다 보니 창 밖의 묵호항에도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다시 정선 고한으로 향했다. 어두워진 길에다가 큰 나무를 실고 가는 트럭이 앞에 5대가 지나가서 조심해서 와야 했지만 그동안 열심히 수다를 떨면서 배부름을 진정시켰다.
왜냐하면, 다음 우리가 가야 할 곳은 곤드레 막걸리를 파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곤드레 막걸리를 파는 태평소라는 식당은 기차가 지나가는 기찻길 옆에 있는 곳이었다.
사장님 내외가 아기자기하게 식당을 꾸며 놓아 운치 있고 좋았고 곤드레 막걸리는 달작지근해서 내가 먹기에 아주 편했다. 평소에 막걸리에 사이다를 넣어 먹는데 사이다를 넣지 않아도 맛있었다.
파전에 막걸리를 마시면서 기차가 지나갈 때 마다 한잔씩 술을 마시는 재미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태평소에서 합류한 또 한명의 언니와 함께 파전에 막걸리를 마시며 싱글인 세 여성의 올해의 목표를 다졌다.
흰 눈이 쌓인 창 밖 겨울 밤하늘에는 눈썹처럼 예쁜 초승달이 내려다보고 있고 겨울 바람에 앙상한 나뭇가지들은 춤을 추고.. 가끔 기차가 지나가는 강원도 정선의 막걸리 집의 방바닥은 온돌처럼 따뜻했다.
다음날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서울 올라오는 길..
하늘에는 진눈개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등지고 서울로 향하는 내 마음 한 켠에
한 겨울의 강원도 여행이 오랫동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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