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희망이야기

비야 이제는 그만~

세미가 2011. 7. 14. 16:52

며칠째 비가 주룩 주룩 내린다.


맑은 하늘을 언제 봤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비가 계속 내리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도 우기가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농작물들도 잘 자라지 못할텐데.. 과일들도 단 맛이 들지 않을텐데.. 논과 밭에는 농작물보다 풀들이 더 자랄텐데..


고향에 계신 엄마랑 통화 할때면 밭에 가서 하루종일 풀을 뽑아도 또 풀이 있다고 한다. 비가 오니 더 잘자라는 거 아닌가 싶다. 이렇게 비가 계속 오면 농사 짓는 농부들의 이마의 주름은 더 깊어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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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도 나고.. 물이 넘쳐나기도 하고 비가 이렇게 많이 오면 농작물 등 피해도 많다.

작게는 비가 오면, 출퇴근도 힘들고 점심 시간 식사하러 나가기도 힘들다. 빨래도 잘 마르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매일 비가 오면 야구 경기는 어떻게 하나?


문득, 드는 여러 가지 생각들..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비 오는 날이면 분홍색 우산에 분홍색 비옷과 장화까지 신고 학교에 갔던 기억이 난다.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날은 개울이 넘쳐 가끔 아이들이 빠지기도 하곤 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학교 앞까지 마중 오시기도 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비포장 길로 하교 하다가 비가 오면 흙탕물인 웅덩이에 일부러 친구와 함께 빠지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같은 동네 친구랑 눈빛으로 교감하고 무작정 슬라이딩을 했던 기억이 난다. 흠뻑 젖어 집에 가서 엄마가 안와서 다 젖어왔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중학교 때는 비 맞는 걸 좋아해 단짝 친구랑 비를 맞으면서 걷기도 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친구는 비 맞는 거 좋지 않았는데 내가 워낙 비 맞는 걸 좋아해서 그냥 맞았다는 사실..조금 미안하기도 했다.


비 오는 날의 기억..엄마가 파전을 부쳐 주시기도 했고 대학 다닐 때는 막걸리 집을 가기도 하고 창 넓은 카페에서 향 좋은 커피를 마시며 비 오는 거리를 보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낭만을 느끼기에는 비가 너무나 많이 온다.


내가 어릴 때는 비를 흠뻑 맞아도 상관 없었는데 요즘은 산성비와 공해 때문에 비를 맞는 것도 개운치가 않다.


어릴 때는 비를 맞고 다니면 감기만 걱정했는데 요즘은 감기 외에, 산성비로 머리카락 빠지는 거 방사능까지 걱정을 해야 하니.. 어릴 때 느꼈던 비 오는 날의 추억은 멀리 사라져 버린 듯 하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고민 고민 하다가 레인부츠까지 구입을 했다. 남자들은 비장화라고 부르기도 하고 논에 가냐고 하지만.. 일주일씩 비가 오니 안 사고 버틸 수 있는 도리가 없었다. 레인부츠 사고 하루 이틀은 비오길 기다렸는데..아무리 레인부츠를 샀다고 해도 일주일 이상 비오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다.


비.. 이제 그만 오고 따가운 태양이 가득한 여름 휴가철을 기대해 본다.


“비야 이제 그만..와..”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