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을 만났다.
지난 4월 마산에서 결혼식을 했던 고향 친구..
진해 군항제 기간이여서 차가 너무 막혀 결혼식이 다 끝나고서야 도착했었다.
그 버스에는 축가 부를 친구와 친 동생과 조카 그리고 부케 받을 친구인 나까지 있었는데..
우리 버스가 도착하자 결혼식 다 끝난 이후였다.
나는 친구들 결혼식 때마다 부케 담당 친구였다.
그 전에 결혼한 친구 부케도 내가 받았고 이번 친구도 부케를 받기로 했는데..
차가 너무 막혀 부케를 못 받았다.
다행히 싱글인 친구가 있어서 대신 받았다니 다행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친구들 결혼식때마다 부케를 받게 되었다. 받은 부케만 몇 개인지 모르겠다^^;)
결혼식장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그냥 식당에서 밥만 먹고 왔던 결혼식여서 더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었다.
결혼하는 친구가 많이 실망할까 걱정했는데..그래도 결혼식이 잘 끝났다고 웃으며 맞아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친구가 신혼여행도 다녀오고 이사도 하고 바빴고 나도 바빠서 볼 시간이 없었는데..
월요일 날 친구가 전화가 왔다. 꿈속에 내가 나타났다고.. 그래서 전화했다고..
전화 통화하는 김에 화요일 날 만나기로 약속했다.
결혼한지 5년 된 친구와 4년 된 친구와 이제 3개월 된 친구.. 네 명의 동네 친구가 있다.
결혼 5년 된 친구는 동생이 출장 와서 함께 저녁을 먹어야 한다고 오기 힘들다고 했다.
함께하지 못한 친구는 5살 때부터 내 친구가 되었던 생애 첫 번째 친구이다.
언니들끼리 친구여서 어릴 때 언니따라 놀러갔다가 알게 되었다.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 친구였다.. 딸 여섯에 막내딸이었던 친구는 언니들이 많아서 모르는게 없었다. 나보다 세상을 훨씬 빨리 알게된 친구다. 어린 시절 아빠가 용돈을 줘도 가게에 가서 과자를 사먹는 법을 몰랐었다. 과자는 아빠나 오빠들이 사다 주는 것만 먹었던 것 같다. 한번도 과자를 직접 사보지 않았는데 그 친구가 돈을 가져가면 과자를 바꿔준다는 것을 알려준 친구였다.(6살 -7살 정도였던 것 같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용돈은 다 저금하는 걸로만 알았는데..내게 최초로 경제 개념을 알려준 친구다. 거의 우리 집에서 함께 살다시피 한 친구였다. 특히나 그 친구 부모님께서 이사를 가시고 할머니 모시고 중학교 때까지 살았던 그 친구와 우리 할머니 생신이 같아서 할머니 생신날 미역국도 가져다 주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친구 할머니 것까지 챙겨주며 서로의 집을 제집 다니듯이 오가며 살았던 친구였다. 그래서 아직도 그 친구 생일은 까먹지 않는다. 가끔 엄마도 안부를 묻기도 한다.
이제 결혼 3개월 된 친구는 짧은 연애 후 한 결혼생활이어서 인지 지금도 연애 하며 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랑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는 그 말을 그대로 보여줬다.
모든 게 참 행운이고 행복이고 좋아 보인다는 친구 모습을 보면서 정말 사랑에 빠져 행복해 보이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연이라는 것은 따로 있나 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혼 4년차 친구는 연애를 몇 년 하다 결혼해서 인지 그냥 편안한 느낌만 있다고 했었는데.. 이번 결혼한 친구는 딱 연애 1년차처럼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아직도 그 친구는 남편을 만난지 1년이 채 안되었으니..한참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 것 같다. 사랑에 빠져 행복해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친구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중학교 내내 단짝이었다.
심지어는 화장실을 갈 때도 늘 함께 가서 기다려주었고..
대학 다닐 때, 한 두 달에 한번씩 나를 보기 위해 서울에서 광주까지 내려오곤 했던 친구다.
그래서 나의 대학 동기와 선배들은 모두 내 친구를 알 정도였다. 대학 내내 생일파티를 대학 친구들과 내 친구가 함께 했기 때문에.. 서울에 처음 올라 왔을 때도 무작정 친구 집에서 몇 달 동안 함께 살았던 친구이고.. 말하지 않아도 그냥 눈빛만 봐도 모든 것을 알 것 같은 친구이다.
또 한 친구는 우리 옆 마을에 살았던 친구여서 초등학교 중학교 9년 동안 등하교를 같이 했다.
늘 같은 반이었고.. 나의 모든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친구다. 어릴 때 써니의 친구들처럼 매일 우리 집에서 모여서 소풍 장기 자랑 연습도 했고, 친구가 팔이 부러져서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날 단체로 숙제를 안해가서 선생님께 혼나기도 하고 중학교 때는 죽은시인의 사회와 같은 비밀 클럽도 함께 만들고 했던 친구다. 어릴 적 멸치어장을 했던 친구 집에 가서 꼴뚜기랑 오징어를 먹곤 했던 것 같다. 친구 엄마께서 유난히도 예뻐해 주셨고 지금도 만나면 늘 반가워해주신다.
아직도 고향 완도에서 생활하시는 두 친구들의 엄마들도 딸들이 친구가 되어서인지 친하게 지내고 서로 사정을 다 아는 친구들이다.
그래서 인지 어떤 말을 해도 다 이해하고 공감을 할 수 있다.
가족들 이야기, 어린시절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빠져 위험했던 이야기, 모래조개 잡던 이야기, 어린시절 선생님 이야기와 친구들 이야기까지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밤이 깊어가는 것도 모르고 지나갔다.
바다와 산과 들을 보며 자라서인지 순하고 감성이 풍부한 친구들..
고향 완도 바다를 닮은 친구들이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내 친구들..늘 지금처럼 행복하고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비오는 수요일 저녁..완도 바닷가에도 비가 내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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