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책 그리고 인생

역사에 발견한 CEO 언어의 힘

세미가 2007. 3. 6. 12:10
역사에서 발견한 CEO 언어의 힘
박해용 지음

이 책에서는 역사를 창조해온 지도자들에게 요구되고 또 필요한 덕목은 무엇보다도 의사소통 능력과 새로운 담론 창출 능력이라고 하며 그들의 지도력을 드러내주고 있고 인정받도록 했던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바로 언어 사용 능력이라고 한다.

역사의 언어 현장은 크게 방향 제시 능력, 자기경영 능력, 상호 인정이라는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고찰하였고 상호 인정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용, 그리고 경청의 관점에 따라 열거하였다.

역사에서 발견한 CEO 언어의 힘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부분 중에 하나가 <담론의 권력화>라는 부분이었다.

의사소통적 담론과 권력은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지식과 담론의 생산과 통제를 통해서 지식을 독점함으로써 권력과 지식체계는 하나가 된다. 이렇게 생산된 지식은 다시 담론을 통해서 확산되며, 지식의 범위와 내용도 함께 결정할 수 있다. 권력은 일방적으로 담론을 끌어나가는 것은 아니고 담론은 다시 권력을 재창출해나간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담론의 권력화
의사소통적 담론이 어떻게 권력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은 당연히 들 수 있다. 그 까닭은 무엇보다도 담론과 권력이라는 두 단어가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아가서는 서로 대립적이라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두 개념의 특성과 관계를 들여다보면 긴밀한 방식으로 서로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권력은 지금까지는 개인의 말과 욕망을 억압하고 생멸까지 위협하는 모든 제도와 장치에 대한 표현으로서, 하나의 집중된 강력한 힘으로 인식되어왔다. 일반적으로 권력을 일정한 양의 물리적 힘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권력이 나타나는 것은 정치적․사회적․군사적 조직들을 통한 행위 유형들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푸코는 권력은 사회 속에 분산되어 다양한 형태로 퍼져 있는 여러 세력들의 그물망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권력은 앞에서 말한 눈에 보이는 강력한 하나의 힘이 아니라 사유 습관들, 지식의 체계 속에서 일상적으로 작용하면서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는 무형의 유동적 흐름이다. 그래서 권력은 곧 ‘권력들’이다. 여기에서 권력들은 언어 혹은 지식과 대단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왜냐하면 권력은 내적으로는 스스로를 확고하게 고착하며, 외적으로는 그 영향력을 확산할 수 있을 때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목적을 위해 권력은 ‘자기합리화’를 위한 많은 개념과 지식을 만들어내고, 무엇보다도 ‘담론’, 즉 ‘공적인 대화’를 이끌어 간다. 푸코에 의하면 권력은 담론과 지식을 만들어 내는 다원적 지배 전략이며, 이를 통해서 개인은 감시되고, 심지어는 권력체계가 원하는 모습을 한 개인이 생산된다.

권력은 담론을 통해서 교묘하게 행사되고 권력 밖의 저항적인 힘을 권력체계 안으로 흡수한다. 담론은 체계 밖에서 통제 받기를 거부하는 사람에게는 처벌을 내리고, 또 체계 내부의 규범과 질서를 결정하고 감시하는 ‘권력 행사의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권력은 담론을 통해서 교묘하게 행사되고 권력 밖의 저항적인 힘을 권력체계 안으로 흡수한다. 담론은 체계 밖에서 통제 받기를 거부하는 사람에게는 처벌을 내리고, 또 체계 내부의 규범과 질서를 결정하고 감시하는 ‘권력 행사의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권력 도구로서의 담론은 성에 대한 것이다. 권력은 성 상담을 유도하고 선동하면서, 오히려 성규범을 만들어내고 성에 대한 교육 내용을 결정한다. 성 담론은 체계화되고, 어디까지나 경계인지를 결정함으로써 개인이 이러한 성 도덕에 어긋날 수 없도록 통제하는 수단이 된다. 이렇게 볼 때 담론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담론은 어떻게 권력을 유지의 수단이 되는가? 그것은 담론을 통해서 지식이 독점권을 갖는 것이다. 푸코는 이것을 저서 <<감시와 처벌>>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오히려 권력이 지식을 생산한다는 것, …… 권력과 지식이 서로 연루되어 있다는 것, 지식의 영역과 상관된 성분이 전혀 없는 권력 관계나 권력과의 관련을 전제로 하지 않는 동시에 관련도 없는 지식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권력-지식’의 이러한 관련성을 권력체계에 대하여 자유롭거나, 혹은 자유롭지 못한 어떤 인식 주체에 기반을 두고서 분석해서는 안 된다.

푸코는 권력이 담론을 생산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담론을 통해서 지식을 생산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권력과 지식의 관계를 새롭게 세웠다. 플라톤(Platon) 역시 권력과 지식의 연관성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플라톤에게 권력은 지식과 지혜의 실천이며, 지식은 권력의 조건이다.
반면 푸코는 권력이 지식 없이는 행사될 수도 없지만, 권력은 스스로가 필요로 하는 지식을 생산해내는 특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권력은 지식을 통해서 질서 체계를 만들어내고, 정보를 독점하고 관리하면서 권력의 지배 아래 둔다. 따라서 권력을 부정하거나 벗어나는 지식은 ‘무질서와 혼란’으로 여겨지며 처벌과 탄압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가 1633년에 있었던 갈릴레이에 대한 종교재판소의 판결이다. 종교 법정의 권력은 당시의 질서를 혼란시켰다는 이유로 진리에 관한 담론을 범죄시하여 억압한 것이다.

지식과 담론의 생산과 통제를 통해서 지식을 독점함으로써 권력과 지식체계는 하나가 된다. 이렇게 생산된 지식은 다시 담론을 통해서 확산되며, 지식의 범위와 내용도 함께 결정한다. 그러나 권력은 일방적으로 담론을 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다. 담론은 다시 권력을 재창출해나간다. 따라서 푸코에 의하면 권력과 지식, 그리고 담론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고, 양방향에서 이루어지는 순환적인 관계이다. 이러한 관계에서 권력의 그물망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권력은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을 결정하며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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