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나무 심기 행사
2007년 4월 6일..
사랑의 연탄나눔운동과 함께 한 세번째 북한 나무 심기 행사를 갔다.
2005년 첫해.. 연탄 그리고 나무.. 행사를 시작으로 2005년에는 금강산에 잣나무를 10만 그루를 심었고, 지난해는 개성에 잣나무를 10만그루를.. 2007년 올해에는 대추나무를 십만그루를 심게 되었다.
남측 CIQ, 북측 CIQ를 지나 개성 공단을 지나 개성 시내를 지나 우리가 나무 심을 장소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본 올해의 개성의 모습도 참 가슴 아팠다. 아주 오래된 회벽집과 기와가 삭아 있는 듯 했고 4월 중순인데도 겨울 옷에 목도리까지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마 자는 곳이 춥고 배불리 먹지 못하니까 더 춥게 느껴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일까? 햇살이 따듯하게 비추는 4월인데도 왠지 추워 보였다. 개성 시내의 전경은 오랜 흑백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과 같았다. 오래된 건물과 물고기 상점, 단고기집 이런 가게들과 나무로 된 간판과 대부분 무채색 옷을 입은 사람들.. 가끔은 빨간 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한 두명씩 있었지만, 그 외에 색깔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개성 시내의 모습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눈으로 담고 가슴으로 새겼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나무를 심어야 할 곳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작은 능선인지.. 공사를 하기 위해 흙을 헤집어 놓은 곳인지 분간 가지 않았고 흙들도 모래 흙들이어서 대추나무들이 잘 자랄까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나무 심기를 시작했고 대추나무 묘목의 뿌리가 깊어 6-70cm 이상의 구멍을 파야 하기 때문에 나무 한 그루 심는게 쉽지가 않았다. 나는 대나무 묘목을 묶어 놓은 비닐을 풀고 구멍을 파면 나무를 잡아서 심는 일은 3인 1조로 진행했다. 한그루 한그루 심으면서 이 나무가 10년 뒤 20년 뒤에 이 산을 푸르게 하는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졌다. 나무를 심고 비료를 주고 마지막 명찰을 달아 주었다. 내 이름을 단 대추나무가 작은 희망의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무를 심고 봉동관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메뉴는 개성식 잡채와 해삼해파리초무침, 도라지 무침, 오리감자조림, 족발찜, 만두 마지막 냉면과 후식.. 그리고 음식 나오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접대원 동무들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귀에 익은 반갑습네다와 휘파람 소녀를 시작으로 여러 북한 노래를 불렀고, 남남 북녀라고 남측의 답가로는 탤렌트 정종준씨가 노래를 불렀다. 식사 중에 우리 테이블에 앉은 북측 당원 선생님은 남한의 참이슬이 좋았는데 21도에서 낮은 도수로 바뀌어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21도와 19.8도가 두 가지 다 나온다고 설명해 드렸다. 남한에 대해서 관심도 많고 많은 것을 알고 계셨다.
식사가 끝나고 다시 남한으로 돌아 왔다. 개성에서 다시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 시간은 1시간 남짓..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 순간..갑자기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개성시와 비교한 서울 시내의 모습.. 미안한 마음.. 누구에게 미안한지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으로 쓸쓸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너무나 피곤함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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