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국회 소나무회 봉사활동
소나무회라는 봉사모임이 있다. 우연하게 동호회 모임을 통해서 알게된 봉사 단체였고 3년전부터 약간의 후원금을 납부하고 있다.
매주 두째주나 첫째주 토요일에 봉사활동을 가는 동호회였다.
한달에 한번! 가끔은 일정이 겹쳐 못 가기도 하고.. 어떨때는 아침에 갈까 고민하다가 처음 가는게 어색해 못 가기도 했었다.
그런데 로뎀의 집 가족들 국회 나들이 계획이 있다는 공지와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메일을 보고 선뜻 자원 봉사를 신청했다.
물론 평일 하루종일을 할애해야 함으로 사무실에 양해를 구해야 했지만..
아침 8시 봉사할동 할 분들이 모두 모여 양평에 있는 로뎀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은 꽤나 멀었다. 거의 두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로뎀의 집에 도착했고.. 도착해서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차에 태워야 하는 것이었다.
로뎀의 집은 정신지체 장애나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과 몇몇의 어른들이 있는 복지시설이었다.
로뎀의 집 가족들 17명과 하루 동안의 서울 나들이가 시작되었다.
버스에 타자 모두들 좋아 소리도 지르고 박수도 치고 했다.
내 짝이 된 아이는 이슬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아이였다. 처음엔 자리에 앉지 않아서 버스를 몇번 돌았는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1-2학년 처럼 보이는 이슬이는 나이가 15살이란다. 어려서 부터 수술을 많이 해서 안 컸다고 한다. 이야기도 간단한 단어 한두개 정도 밖에 하지 못한다. 버스 가는 내내 안전벨트를 풀고 움직이려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처음엔 많이 난감했지만 그렇게 실랑이를 치면서 이슬이와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를 터득해가고 있었다.
첫번째 나들이 장소는 한강 유람선~ 한번도 안 타본 유람선을 이렇게 타게 되었다.
잠실에서 타서 여의도로 오는 코스였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잠실에 도착하자 마자 비가 오기 시작해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강을 보며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자 나도 즐거워졌다.
한 시간 가량 유람선을 타고 여의도로 도착하자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점심 식사는 국회에서 하기로 했다. 나는 이슬이와 은지 사이에 앉아 있었는데..
음식들을 손으로 잡으려고 하는 이슬이와 물컵에 물을 계속 쏟아버리는 은지 사이에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물을 먹겠다던 이슬이는 물을 다시 다 뱉어내고 그 속에 화장지를 넣고.. 정신 없는 상태에서 이슬이 밥을 반절쯤 먹였다. 식사를 먼저 하신 의무실장님께서 마저 이슬이 밥을 먹여주고..나도 그 사이에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아침을 안 먹고 가서.. 배가 고파서 급하게 밥을 먹었다.
식사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다시 이동..
이번 장소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이었다. 코엑스는 사람이 많아서 걱정이었다. 아이들을 한명이라도 잃어버리면 안되기 때문에 한명씩 꼭 손을 잡고 다녀야 한다.
이번에도 나의 짝은 이슬이.. 마트에 가서 음료수 하나를 고른 이슬이는 만족해한다. 물을 너무나 좋아하는 이슬이에게는 오늘이 최고의 코스인것 같다.
유람선과 아쿠아리움.. 너무나 좋아했다.
수족관 속의 물고기들 보다 그 물 자체와 빛에 대해서 더 심취한 이슬이 ..
자리를 떠날 줄을 몰라서 힘들었다. 일행과 떨어지면 안 되는데.. 이슬이 컨트롤이 너무 힘들어 다른 분이 이슬이를 챙겨주시고....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하는 대기와 진오(?)와 함께 했다. 대기는 계속 기억을 잃어간다고 했다. 말도 없고 이야기를 해도 반응이 없었다. 진오는 상어나 물고기들을 설명해 주면 관심도 많이 보이고 좋아했다.
코엑스 관람이 끝나자 어느덧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일정이 너무 늦게 끝나서 로뎀의 집에 가도 봉사활동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해서 코엑스에서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하는 전철을 탔다.
짧은 하루였지만 많이 피곤했다. 전철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졸음이 쏟아져서 혼났다. 집에 오자 마자 쓰러지듯이 자다가 두시간 후에나 다시 일어 날 수 있었다.
단 몇시간, 단 하루의 봉사활동으로 나는 이렇게 지치고 힘들었는데.. 로뎀의 집 원장님과 부 원장님들은 대단하신 분들이다. 두 분이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다 돌보시다니..
원장님과 부원장님 사이에 예쁜 다섯살된 딸이 있는데 ..원장님에게는 그 딸보다 항상 다른 아이들이 우선인 것 같았다. 대단한 분이시다. 원장님의 온화한 표정과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보는 눈 빛을 보면서 참 존경스럽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나누고.. 더 많은 것을 함께하며 살아 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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