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책 그리고 인생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세미가 2009. 3. 2. 10:03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가끔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 영화속의 시계 수리공은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면 다시 젊어지고 전쟁에서 죽은 아들이 살아 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거꾸로 가는 시간을 만든다.

지금의 현실을 바꾸고 싶을 때..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이런 일상의 생각에서 이 영화가 만들어 진 것 같다.


폭풍우 치는 어느날, 한 늙은 여인(데이지)이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죽음을 눈앞에 둔 그 여인은 오래된 일기장 한권을 딸에게 읽어달라고 한다.


그 일기장 속의 주인공은 벤자민 버튼..

1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날, 거꾸로 가는 시계가 걸려지는 날, 태어난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가 태어남에 따라 어머님의 목숨을 하늘로 가고, 아내의 죽음과 기이한 아이의 모습에 분노한 아버지는 아이를 요양시설 버리고 만다.


80살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난 아이는 요양시설에서 자라게 된다.

벤자민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7살 아이지만 70대 노인처럼 주름진 얼굴과 몇가닥 없는 머리칼과 잘 걸을수 없는 관절..

그렇지만 마음만은 순수한 7살 소년의 마음이다.

요양 시설에서의 생활은 죽음을 자주 맞이 하게 된다. 함께 했던 할머니 할어지들의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가는 벤자민..그리고 모두 늙고 병들고 아프고 죽음을 향해 가지만 시간이 거꾸로 가는 벤자민은 점점 젊어져간다.

 


어린시절, 처음 만나게 된 데이지와의 운명적 사랑...

그리고 엄마 튀니의 말처럼, 벤자민에게 '넌 특별하다‘라는 말을 하게 되는 데이지를 만난다.

사실, 어린 벤자민이 할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지만 그래도 희망이 보였다. 점점 젊어져가는 벤자민, 사회를 알수 모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모험을 알게 되고 사랑을 알게 되는 벤자민.. 늙은 외모지만 순수한 그의 성격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의 신뢰를 받게 된다.


특히나, 벤자민에게 사회와 모험을 알게 해준 선장의 말 중에 벌새 이야기가 나온다.


벌새는 10초라도 날개짓을 쉬면 죽게 된다. 1분에 수만번의 날개짓을 하는 벌새의 날개를 잘 보면 8자를 그리는데, 8자를 옆으로 하면 무한대, ∞를 그리게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벌새는 전쟁 중에 선장이 죽을 때도, 그리고 폭풍 속에 데이지가 마지막 숨을 거둘때도 그 벌새가 나온다.


그 벌새가 암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을 버린 아버지도 만나게 되고 그를 용서하는 과정까지도 그의 성장의 과정이 된다. 데이지와도 많은 시련 끝에 사랑을 이루게 되고..


가장 행복한 한 때의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아버지가 된 벤자민은 다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점점 젊어져가는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아버지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점점 젊어져가는 자신이 언젠가는 어린 아이가 되어 버릴텐데..그럼 사랑하는 데이지에게 짐이 되고 사랑하는 딸에게 아버지가 아닌 아기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이 벤자민을 가슴 아프게 하며..그를 사랑하는 이들로 부터 떠나게 한다. 


벤자민이 딸에게 보낸 엽서..

생일축하한다. 너에게 굿나잇 키스를 할수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초등학교 첫 등교길을 함께 데려다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너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었다면 좋았을텐데- 남자애들 쫓아다니지말라고 잔소리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니가 상처 받았을때 위로를 해주고싶었는데- 내가 너의 아빠가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


이 엽서를 보면서 너무나 가슴 아픈 벤자민의 마음이 느껴져 왔다.


정말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야 하는 벤자민을 바라보며, 거꾸로 가는 시간이 이렇게 불행이고 저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대 초반의 모습으로 잠시 데이지와 딸을 찾아온 벤자민은 정말 슬퍼보였다. 중년이 된 데이지와 젊은 청년의 벤자민.. 더 없이 가슴아픈 현실이었다.


결국, 몸은 점점 어려가고..정신은 점점 늙어가는 벤자민의 일기가 멈추어 버린 날이 온다. 10대가 된 벤자민에게 치매가 오게 되고, 다시 만난 데이지를 알아보지 못한다.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벤자민은 치매에 걸리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이가 되어간다. 걸음마를 못하고, 아예 말을 잃어버리는 그런 아기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마지막 사랑하는 데이지의 품에서 영원히 잠들게 된다.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처럼, 거꾸로 인생을 살아가야 했던 벤자민 버튼..

그의 인생도 태어나서 죽음을 가는 길은 똑같다.

다른 점은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서 아기의 모습으로 죽는다는 거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의 섭리에 맞게 늙어간다는게 행운이며 감사해야 한다고 느꼈다.


마이크 선장의 대사중

‘현실이 싫으면 미친 개처럼 날뛰거나 신을 욕하고 저주해도 돼, 하지만 마지막에 받아 들여야 돼.’ 라는 대사와 1분에 수만번의 날개짓을 하는 벌새는 그 날개짓을 멈추면 죽는다.


이 영화의 의미들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라는 영화..

168분이라는 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감동을 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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