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치..그리고 사회..

김대중 대통령 서거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세미가 2009. 8. 18. 15:04

 

 

 

 

김대중 대통령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님을 알게 된 것은 87년 대통령 선거 당시였습니다.

 

전라도 완도에서 살던 저에게 김대중 대통령님은 선생님이라고 불리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을 적극지지 했던 아버지.. 마을 사람들..

 

소위 말하는 김대중 공화국이라 할 만했습니다.

 

제 주위의 모든 사람은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했고

저는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세상에서 가장 존경 받는 분이

김대중 대통령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87년 선거에 3위의 득표를 얻었습니다.

 

저는 어린 마음에 (초등학교3학년?) 선거 조작인가 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제주도 외가를 갔는데..

 

사촌 오빠랑 동생이 베개 싸움을 하다가..

 

나는 좋은 편.. 노태우편..너는 나쁜편 김대중 편.. 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선 저에겐 너무나 충격이었습니다.

 

나에겐 선생님이고 모두가 존경하는 분인데..

왜 김대중 대통령을 나쁜 편이라고 할까??

 

사실.. 어린 저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얼마나 우리 나라 민주화를 위해 애쓰셨는지..

얼마나 많은 고문과 정치 핍박을 받았는지 잘 몰랐습니다.

 

그냥 엄마 아빠가 존경하는 분이고.. 제 주위에서 존경하는 분이기에..

 

92년 선거에 또 나오셨고.. 2위 득표로 또 아쉬운 패배를 하셨고..

 

정계 은퇴를 하셨습니다.

 

정계 은퇴를 하셨던 바로 그 날.. 하교 후 집에 와 보니..

 

엄마 아빠 얼마나 우셨는지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저희 부모님에게 너무나 존경하고..

 

전라도 분들의 한을 풀어줄 바로 그런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한줄기 희망과도 같았던 분...

 

97년 IMF로 깡통이 된 나라에 드디어 대통령이 되셨습니다.

 

IMF 조기 졸업.. 전 세계가 놀랐습니다.

 

남북 정상 회담과 노벨 평화상....

 

5년 동안 많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퇴임식과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우연하게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 받게 되었습니다.

 

광주에 살던 저는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퇴임하는 김대중 대통령께.. 그 동안 너무나 고생하셨다고..

 

너무나 감사하다고 기립 박수를 쳐드리고 싶었습니다.

 

취임식장..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나시는 날..

 

일어서서 기립 박수를 쳤지만.. 저희 단 몇 명 뿐.. 모두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뒤돌아 서는 분의 모습은 쓸쓸하구나..라는 생각과 안타까움과 죄스러움...

 

가장 최근.. 노무현 대통령님 영결식...

 

노무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선 나의 반쪽이 사라지는 것 같다던 김대중 대통령..

 

쓰시던 추도사도 하지 못하고.. 마음이 얼마나 상하셨을지..

 

김대중 대통령님의 헌화.. 국화 한 송이를 놓으실 힘도 없으셔서..

국화가 그냥 떨어지듯 놓였습니다.

 

권양숙 여사님 손을 부여 잡고 어린 아이처럼 우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남북평화 공존과 민주화를 바라셨던 우리들의 대통령께서..

그렇게 우셨습니다.

 

본인이 정치 생활 수십년간 이루어 온 그 모든 성과들이..

불과 몇 달 사이에 다 물거품이 되는 걸 바라보며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요??

 

아마도.. 육신 보다도 정신적 고통이 훨씬 더 크실 것 같습니다.

 

마지막 가실 때.. 마음 편하게.. 더 이상 걱정 없이 편하게 가실수 없었을 것 같아

더 애가 타고 가슴이 아픕니다.

 

이제, 하늘나라에서 정치적 동반자이자..후배인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셨겠지요..

 

만나셔서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해서 마음껏 이야기 하시겠지요..

 

죽음마저도 함께 하신 두 분의 대통령.. 이제 제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되실 겁니다.

 

2009년 4월에는 김대중 대통령님을 너무나 사랑하셨던 제 아버지를 하늘 나라로 떠나셨습니다.

2009년 5월에는 저를 세상에 눈을 뜨게 하고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해 주셨고 제가 너무나 좋아했던 노무현 대통령께서 떠나셨습니다.

2009년 8월에는 저희 아버지가 너무나 사랑했고, 제가 너무나 존경했던 김대중 대통령께서 떠나셨습니다.

 

2009년 한 해는 참으로 우리들에게 가혹한 해인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의 위안은 어디에서 찾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