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책 그리고 인생

[동행감상] 이희호여사, 김대중 대통령의 아름다운 동행

세미가 2009. 9. 16. 15:55

 

 

 

김대중 대통령 서거 이후 5일동안의 국장 기간 동안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읽지 못했던 이희호 여사님의 자서전 동행을 읽게 되었다.

국장 기간 내에 책을 다 읽어야지 했지만 시청분향소 봉사와 만경사 탑 쌓기 등으로 국장이 하루 지난 날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파편적으로 알았던 DJ 대통령님의 이야기들을 세세하게 다시 볼 수 있었다.

5번의 죽을 고비와 82번의 가택 연금의 파란만장한 삶을 함께 했던 정신적인 동지이며 삶의 동반자 였던 이희호 여사...

그 시대의 유복한 집안의 딸로 태어나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 여성이었고 YWCA 활동과 사회 활동을 하며 큰 꿈을 꾸었던 이희호 여사에게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큰 그릇의 인물을 만나지 않았다면 평생 사회 운동과 여성 운동을 하면서 살아 가시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형수의 아내, 아들들을 감옥에 보내야 했던 어머니, 감시와 도청 속 창살 없는 감옥 속에서의 생활을 평생을 버텨오면서 이희호 여사는 더욱 강해진 것 같다.

 

 

 

이 시대를 살아온 한 여성으로서의 이희호 여사님..
대한민국의 남녀 평등을 꿈꾸며 우리의 딸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삶,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치 동반자로 살아왔던 아내이자 동지로서의 삶
퍼스트레이디로써의 삶은 참으로 파란만장하다.

내 기억 속의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는?
초등학교 87년 선거가 있었다.
TV 속에서 유세하는 김대중 대통령님과 그 옆의 이희호 여사는 언뜻 본 것 같지만 또렷하지 않다.
내고향 저 멀리 남쪽 끝 완도에서 또 들어가는 섬..
그때 처음 들었던 말이 김대중 선생님이라는 말이었다.
어린 내 기억 속에 가장 똑똑하고 가장 위대한 인물.. 김..대..중..

그래서 나에게는 김대중 선생님이라는 말이 익숙하다.
사실 그분의 정치 인생과 고난을 알게 된 것은 대학생이 된 이후였다.

 

나에게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4월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랑이다.

아버지께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적극 지지자였고 그 내면에는
“내 자신들은 전라도 사람의 한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대중 선생님이 대통령이 한번은 되어야지 전라도라고 핍박을 받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살았지만 너희들은 그렇게 살면 안되지..”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그래서 내게 김대중 대통령님에 대한 아버지의 지지는 자식에 대한 사랑을 표현이었다. 그래서일까?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는 순간..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생각과 슬픔이 더해져왔다.

아버지가 존경하고 희망이라 여겼던 김대중 대통령님..그리고 그 분과 평생을 함께 해오신 이희호 여사님..

 

 

 

 

동행을 한참 읽는 국장 기간 중 김대중 대통령님의 일기 몇 편이 공개 되었다.

그 중에 지금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 해서 좋다.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80세가 넘으신 거의 50년을 함께한 노부부의 평화롭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평생을 동반자로 그리고 정신적 동지로 살아왔기 때문에 가능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름다운 동행을 해온 두 분이 참 행복하시리라 생각했다.

아름답지만 너무나 힘들고 어려웠던 동행.. 두 손을 꼭 잡고 오셨는데..
지금의 이 행복한 생활을 조금만 더 누리고 가셨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김대중 대통령만큼이나 큰 나무인 이희호 여사..
동행을 읽으면서 이희호 여사님이 김대중 대통령님의 동반자로서만 아닌 여성 운동가로서 사회 운동가로서 크나큰 독립된 인물로서 위대함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에게 자랑스런 김대중 대통령님이 있게 한 바로 그 장본인이 바로 이희호 여사인 듯 하다.

한 여성으로서, 인생의 대 선배님으로서 존경하는 분이라 생각되었다.

부디 오랫동안 건강하시길 희망해 본다.
그리고 나 또한 이 분처럼 살 수 있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