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사랑하는 젊은이와 존경하는 국민들에게 바치는 이야기
..
생일 선물로 받은 책이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너무나 많이 가슴 아파 했던 모습을 본 지인이 선물해준 책이다.
이책은 아버지가 사랑하고 존경했던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1993년, 정계 은퇴 시기에 쓰셨다.
이 책은 크게 다섯 테마로 되어있다.
세상을 사는 지혜,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정치는 예술이다. 끝이 없는 길..
처음 목차를 보면서, 이 테마들을 보면서 정치인이지만 참 정이 많고 따뜻했고 어린 아이 같은 웃음과 울음을 보였던 분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김용운님의 권유의 글을 보면 「그가 세계에서는 20세기에 남을 위인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정작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이 늘 안타까웠다.」 라는 문장이 있다.
대통령 서거 이후에 방명록을 남긴 수 많은 사람들이 이제야 님을 알게 되었다는 글들을 본 기억이 난다.
내가 기록될 역사의 페이지에서는
「무엇이 되는가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목표를 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무엇’이 되느냐에도
관심이 있지만, 그것은 ‘어떻게’ 사느냐를 통해서 이루어질 때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에리히 프롬의 결혼은 일목요연합니다. 중용한 것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존재하는 것입니다. 나의 인생관 또한 그처럼 분명합니다.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라는 것입니다. 」
이 상반된 가치관을 대변하는 인물로 이완용과 안중근 의사를 예로 들었습니다.
총리 대신까지 하고 온갖 부귀 영화를 누렸던 이완용과 시골 면장도 하지 못한 안중근 의사는 젊은 나이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가야했지만 지금은 민족의 영웅으로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계신다고 하셨다. 공감 가는 이야기이다.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 속에 담고 살아야 할 말씀이다.
언론에는 과격하고 독선적인 모습을 많이 그려졌던 김대중 대통령은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다. 라는 말씀을 몇 번이나 이 책에서 하셨다. 꽃과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 자애로운 아버지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의 모습,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진정한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 형성을 위한 충고의 글도 있다.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경청은 최고의 대화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늘 생각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이야기이다. 10년쯤 한 우물을 파라는 말씀도 있다. 그 정도의 진득함이 있어야 하고, 끈질기게 우물을 파야하고 10년을 열심히 파면 수맥은 반드시 나오게 마련인 것이다. 사실 어던 일이든 한 10년쯤은 해야 전문성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정치는 예술이다. 이 부분에서 인상적이어던 부분은 중학교 학생회장 선거때 썼던 링컨의 ‘of the people for the people by the people'을 우리 역사에 비유해서 설명하셨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국민 주권(of the people)을 단군신화와 건국 설화에서 백성들이 모여 왕을 추대하고 동학의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인내천)과 사람 섬기기를 하늘 섬기듯 하라.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을 이야기했다.
국민을 위한 정치(for the people)은 조선 왕조 500년을 지배하던 유교의 근본 정신은 민본주의였고, 민심이 곧 천심이다. 라는 말과 상통한다.
풀뿌리 민주주의(by the people)는 향약을 예로 들었습니다. 미풍양속의 권장, 잘못된 행동에 대한 상호 견제, 어려운 일에 있어서의 상호부조를 위한 규약들이 우리 사회의 뿌리를 튼튼히 유지되어 온 것이라 했다.
참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정치는 흙탕물 속에 핀 연꽃..
「 정치는 심산 유곡에 핀 한 떨기의 순결한 백합화가 아니라 흙탕물 속에 피어나는 연꽃입니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흙탕물이기 때문입니다. 흙탕물이라고 외면할 수 없는 것은 그 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연꽃은 바로 그 흙탕물 속에서만 피어납니다. 정치가 그러합니다. 정치는 흙탕물 속에서 피어야 하는 연꽃의 운명을 타고 났습니다.」
정치를 흙탕물 속에 피어난 연꽃이라고 표현하고 예술로 표현하는 글을 읽으면서 정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 끝이 없는 길..
1992년 12월 대선에서 낙선하고 그 다음날 정계 은퇴 선언을 하셨다.
완도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하교하자 엄마 아빠 눈에 퉁퉁 부어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정계은퇴 선언을 하셨다고 하신다. 온마을 사람들이 다 울었다고 한다.
내 기억 속의 대통령의 은퇴 선언일의 기억이다. 은퇴 성명을 이 책을 통해 정독했다. 참 진실되고 가슴에 와닿는 글이었다. 이 글을 낭독하면서 눈물 흘렸을 김대중 대통령과 그분과 함께 했던 많은 분들의 눈물과 국민들의 수 없는 눈물들이 그려졌다.
그때, 정계 은퇴를 했기에 캠브리지에 가서 남북 통일에 대한 구상을 그렸으니 결과적으로는 그때의 은퇴는 성공적인 판단이었다. 물론 그 후 다시 정계 복귀를 하셨고 남북 화해의 틀을 마련하셨으니 말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게 해주는 글 귀가 있다.
「나는 가위로 꽃을 자를 때마다 “미안해, 네가 희생해야 더 아름다운 꽃망울을 피울수가 있다”라고 반드시 그 꽃에게 양해를 구하곤 합니다. 나는 우리 집의 화초 하나 하나에 인격을 부여하고 그들과 대화를 즐깁니다.」
얼마나 인간적인 모습인가? 아침마다 참새들을 위해 쌀을 뿌려준다. 100여마리의 참새가 마당에서 모이를 먹는 것을 보며 즐거워 하는 대통령의 모습.. 영국에서 로빈이라는 새를 너무나 사랑했던 대통령은 그냥 따뜻한 인간미 흐르고 순수함을 가진 한 인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나 기억에 남았던 한 구절..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푼다.(Malice toward none, Charity for all)..." 링컨
대통령께서 노예 제도 폐 후 사람을 처벌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신 내용이다. 남부 사람들을 용서해야 한다고...
모두가 알 듯이 김대중 대통령의 인생은 끝없는 시련과 고난 역경을 견뎌 오신 분이다.
그 삶속에서 미움과 분노가 있을 듯 하지만 .. 용서는 그 어떤 자선이나 권리가 아니고 의무라고 말씀하시는 그 분의 삶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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