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화학교의 청각장애인 성폭행 관련 판결관련 기사를 보고 운명처럼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쓴 공지
영님의 도가니..
특히나, 요즘 나영이 사건으로 아동에 대한 성폭행에 대한 사회의 분노가 끓고 있는 시기이다.
도가니는 무진이라는 안개가 많은 도시이다. 이 도시에 강인호라는 선생님이 부인의 도움과 학교 발전기금을 내놓으면서 어렵게 간 일자리이다.
청각 장애아들이 다니는 학교 이름이 자애학교다.
너무나 자애롭지 않은 학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교 이름이 자애다.
처음 학교에 도착한 날, 안개낀 학교에 한 자동차가 나가고 작은 여자아이가 과자를 먹다가 놀라 도망간다. 괴성과 같은 소리를 내면서 이 아이는 유리이다.
무진시와 이 학교는 또 다른 이들만의 왕국이다. 아버지가 이사장이고 쌍둥이 형이 교장이고 쌍둥이 동생이 행정실장이다. 이들은 무진시의 유지이다.
이곳은 상식과 원칙이 통하지 않은 곳이고 어떤 일에도 관심을 가지거나 간섭해서는 안 된다. 이해 할 수 없는 곳, 이곳은 강인호의 선배 서유진이 있다. 운동권 선배였고 현재 무진인권운동센터 간사로 일하고 있다.
안개 낀 도시 무진시.. 늘 뿌옇고 안개낀 도시 만큼이나 이해할 수 없는 게 많은 곳이다.
학교 첫 수업, 아이들과의 만남..
민수라는 아이가 울고 있다. 아이들끼리 수화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수화가 서툴은 인호는 무슨 일인지 알 수는 없으나 이 아이를 도와주고 싶다.
아이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간단한 수화로 인사를 하고 시를 써준다.
어둠속에서 세 개비의 성냥에 불을 붙인다.
첫 번째 성냥은 너의 얼굴을 보려고
두 번째 성냥은 너의 두 눈을 보려고
마지막 성냥은 너의 입을 보려고
그리고 오는 송두리째 어둠을
너를 내 품에 안고 그 모두를 기억하기 위해서
-자끄 르레베르 「밤의 파리」
성냥개비로 한 개씩 불을 붙이면서 수화로 다시 시를 읊었다. 그 시를 통해 아이들의 무표정하고 얼음장 같았던 얼굴이 점점 맑아지기 시작했다.
민수가 급하게 수화로 이야기 하지만 너무나 흥분되어 있고 빠르게 이야기를 해서인지 알아 먹을 수가 없다.
연두라는 한 아이가 공책에 글을 썼다.
‘민수 동생이 죽었어요.’ 또 한아이가 글을 쓴다. ‘우리는 누가 죽인지 알아요’
그러나 교무실 선생님 그 누구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아무도 이야길 하지 않는다.
경찰 장경사라는 사람이 왔지만 뭔가 교장과 행정실장 사이에 거래가 있는 듯 하다.
아이들 학생 기록부를 봤다. 대부분 아이들은 가정 환경이 열악하고 청각장애와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다. 민수는 부모님이 청각장애에 지체 장애이고, 유리는 아버지는 청각장애에 지체 장애 엄마는 집을 나갔고 늙은 할머니뿐이다. 연두는 청각장애이지만 지적 장애는 없는 아이다.
부임한지 이삼일 뒤, 여자 화장실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지만 화장실은 잠겼고 이내 조용해졌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학교를 나서면서 수위아저씨께 부탁을 한다. 화장실 확인을 .. 그러나 수위의 반응은 냉랭하다.
다음날 연두가 교실에 없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무단 외출로 컴퓨터 실에서 혼난다고 했다.
왜 담임인 강인호가 아니고 행정실장이 혼을 내야하는지..그것도 교무실이 아닌 컴퓨터 실이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 후 연두는 학생지도교사인 윤자애(이사장의 수양딸)과 선배들에게 린치를 당한다. 돌아가는 세탁기 속에 연두 손을 집어 넣는다. 유리의 도움으로 연두를 찾게 된 강인호는 연두가 엄마에게 연락을 해 달라고 한다.
연두는 아버지가 사업에 망하고 암에 걸려 수술을 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무진인권운동센터..
한 중년의 부인이 눈이 퉁퉁 부어 센터에 찾아와 서유진을 만났다.
장애아인 딸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 학교의 교장으로부터, 그리고 친구인 유리는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학생지도주임과 행정실장과 교장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때부터 무진의 어두운 왕국의 기득권들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연두를 처음 경찰서에 신고하게 도와준 청각장애인 선생님은 해직을 당하게 되고 해직 반대 1인 시위를 하게 되고 연두는 경찰서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윤자애에게 린치를 당해야 했다. <윤민자 인화학교성폭력 대책위 위원장, 출처:뉴시스>
상상할수 없는 일들이 수년동안 자행되어 왔다. 어린 유리를 교장과 행정실장과 학생지도주임 박보현이 밤마다 성폭행하고 박보현은 민수와 죽은 동생을 집에 내려와 성폭행하기도 하고 목욕탕에서 성폭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매일 구타했다.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지만, 경찰서에서는 조사도 하지 않는다.
교육청도 시청도 다들 나몰라라 한다. 교장이 다니는 교회에서는 무진인권운동센터를 좌파 빨갱이라고 욕한다.
너무나 힘든 싸움이 시작되었다. 언론의 도움으로 재판을 하게 되지만, 그 기득권과의 싸움은 너무나 힘들기만 하다.
재판 과정에서 또 아이들이 상처받고 그 일을 동참한 선생님들이 피해를 본다.
그리고 그들은 1심에서 집행유예형과 상습 성폭행을 했고 민수의 죽음의 원인일수도 있는 박보현에게 징역형 6개월이 내려진다.
안개낀 도시처럼 .. 원칙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가슴이 많이 아팠다.
아쉬웠던 점은 아이들에게 마음을 열게 했던 강인호는 아이들의 무한한 사랑과 신뢰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무진을 떠난다.
천막이 다 철거되는 그 날 새벽에..
그 후 메일을 통해 아이들은 연두 엄마와 수화 통역을 해 줬던 남자 봉사자분이 홀더가 되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내며 이 책은 끝이 난다.
책을 읽는 독자인 우리들도 나 자신도 이렇게 분노하고 눈물 흘리지만 그냥 강인호와 같은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살았던 광주.. 인화학교를 몇 번 지나친 기억이 난다. 얼마전 그 곳을 지나가면서 저것이 바로 그 인화학
교라고 다시 이야기를 해줬다. 같은 도시에 살면서 나는 알지 못했다. 물론 그 사건이 언론에 공개된 2005년은 내가 광주에 살지 않았지만.. 민주화의 성지라고 불리우리는 광주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고 이러한 재판이 진행되었다는데 참 많이 화가 난다.
요즘 인터넷을 달구는 나영이 성폭행사건.. 12년 선고가 내려진 것을 보았다.
어린 아이를 성폭행하고 그 아이가 평생 살아 갈 수 없는 아픔을 주었고 그리고 그 죄를 뉘우치지 않는 그 사람에게 12년형.. 그 사람은 항소를 했다고 한다.
뉴스에서 보니, 외국의 경우 아동 성폭행범에게 120년 형을 선고한 예가 나왔다.
어린이 관련 불법 비디오 소지자에게 8년형을 선고한 예도 나왔다.
어린 아동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파렴치한 들에게 너무나 관대한 이 현실이 참 가슴 아프다.
나영이와 같은 아이들들이 살아가는 동안 더 이상의 상처를 받지 않기를..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도가니 속의 주인공인 유리 연두 민수와 같은 아이가 다시를 나오지 않는 맑고 밝은 세상을 꿈꿔본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사는 세상을 꿈꿔본다.
'영화와책 그리고 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Fame을 보다가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의 진로를 고민해 본다. (0) | 2009.10.08 |
---|---|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오연호 기자와 3일간의 대화 (0) | 2009.10.07 |
내사랑내곁에 - 모기 한마리의 공포 (0) | 2009.09.30 |
독서감상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김대중) (0) | 2009.09.28 |
첼로의 거장 츠요시 츠츠미와 대전시립교향악단 공연 감상 (0) | 2009.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