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책 그리고 인생

내사랑내곁에 - 모기 한마리의 공포

세미가 2009. 9. 30. 11:42


김명민 하지원 주연의 내사랑내곁에..

 

내사랑내곁에라는 영화 제목은 김현식님의 노래와 제목이 같다.

애절한 목소리의 주인공, 우리 곁을 빨리 떠나 더 안타까운 가수.. 김현식의 노래와 제목이 같은 영화..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라는 다큐를 통해 내사랑 내곁에는 찍는 배우 김명민의 열정을 보았고 그래서 더욱 기대되는 영화였다.

루게릭.. 스티븐 호킹 박사가 로게릭을 진단 받고서도 수십년간 꾸준히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루게릭 병은 알려졌다.

루게릭에 걸린 한 남자와 장례지도사인 한 여자의 사랑과 한 병동에서의 각 사연을 지닌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죽은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을 책임져 주는 장례지도사 지수, 시체를 닦는 그녀가 무섭다고 두 명의 남편이 떠났다. 시체를 닦는 손이 무섭다고 한다.

종우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 장례지도사로 간 지수를 보고, 종우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손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그 손을 세상에서 가장 예쁜 손이라고..

 

 

그리고 두 사람은 사랑을 하게 된다. 병에 대한 굳은 의지를 가진 종우와 너무나 쾌활한 지수의 예쁜 사랑이 그려진다.

점점 루게릭이 심해지면서 종우는 너무나 힘들어 하고..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보며 박제된 잠자리가 되어 간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제는 지수를 놔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수에게 상처를 준다. 지수의 손을 더럽다고 이야기 하고 재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떠나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큰 아픔을 준다.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지수는 종우의 마음을 알기에 희생하고 헌신하지만 결국은 지수가 떠난다고 한다.

그리고 지수는 그 더럽다고 하는 손을 락스로 닦고 장갑을 끼고 지낸다. 큰 상처다.

점점더 무기력해지는 종우는 모기 한 마리가 얼굴에 붙지만 그 모기를 쫒을수가 없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종우에게 그 모기는 공포다. 결국 눈물이 흘러 내린다.

 

 

내게는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장면이다. 모기 한 마리가 주는 공포가 이렇게 클 수가 있구나. 내가 지금 이렇게

자판을 치고 있다는거 자체가 정말 큰 행복이구나. 삶에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종우가 마비가 되면서 세차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세차를 하다가 넘어지는 장면..잠깐 장면이지만 그 장면을 찍을 때 김명민은 몇 번이나 넘어졌다. 모니터 하고 마음에 안들어 또 찍고 넘어지고.. 또 찍고 넘어지고 그래서 결국은 왼쪽 다리와 팔이 전혀 움직이지 않은 한 장면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종우는 왼쪽이 마비 되기 때문에 신발이 한 쪽만 닳았을거라 생각하고 혼자서 신발을 닳게 문지르고 있는 배우 김명민을 보았다. 하지만 난 영화 내내 종우의 신발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관객 누구도 관심 갖지 않은 면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배우 김명민이 보여주는 루게릭에 걸린 종우는 완벽했다. 점점 몸이 안 좋아진 종우의 표정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표정과도 흡사했다. 울지만 웃는 것으로 보이는 그 표정.. 표정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

혼자 있으면 우니까.. 혼자 있음 안 되는데.. 독백하는 종우와.. 앞에서는 웃지만 혼자서 종우가 불쌍해 우는 지수.. 두 사람의 사랑이 참 가슴 아팠다.

 

등뼈와 갈비뼈가 훤히 보이는 마른 종우의 몸을 보면서 배우 김명민의 열정에 다시 한번 놀랐다. 건장한 신체에서 한민관 같은 몸을 만들겠다는 김명민은 정말 한민관의 몸을 가진 종우로 우리에게 선 보였다.

 

 

 

 

 

루게릭으로 힘들어하며 기적을 바라는 할머니.. 9년째 병간호를 하고 있고.. 4년째 누워있는 부인을 공주처럼 가꾸어주고 챙겨주는 남편, 형 때문에 대기업을 그만 두고 병간호 해야 하는 동생, 스케이트 선수의 꿈이 좌절되고 온 몸이 마비가 된 여학생 등

 

 

환자들과 그 환자를 간호하는 보호자들의 삶, 그리고 이번에 새로 알게된 장레지도사의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느꼈다.

아빠가 돌아가신 날 장례지도사분께서 수의를 입히시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난다.

마지막 가실 때 곱게 예쁘게 가게 마지막 배웅을 해 주는 장례 지도사의 손은 더럽거나 재수 없는 손이 아니라 가장 고귀한 손이다. 우리 모두는 언제가는 죽을 것이고 그 분들의 손을 통해 마지막을 떠날테니까..

마지막 이 영화는 내사랑 내곁에라는 노래가 흘러 나온다. 하지원이 부르는 내사랑 내곁에와 김명민이 부르는 내사랑내곁에..

 

 10만 명 중에 2명이 걸린다는 루게릭 우리나라에도 1500명의 루게릭 병 환자의 아픔을 알게 해 준 영화, 삶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게 해 준 영화, 배우의 연기에 대한 열정에 또 한번 감동한 영화다.


 

 

 

루게릭 병이란?

**전설의 타자 루게릭이 걸리면서 근육위축가쪽경화증이 루게릭병으로 불리게 된다.

 


루게릭병의 원래 이름은 근육위축가쪽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이다. 여기에서 'a'라는 접두어는 '없다'라는 뜻이다. 'myo'는 근육을 의미한다. 'trophic'은 '영양상태' '육성'이란 뜻이다. 지금까지를 종합하면 '근육이 영양을 잃고 쇠약해진다는 뜻이다'. 'lateral'은 척수의 측면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이 위치하고 있다. 'sclerosis'는 '단단하게 됨' '경화증'이라는 뜻. 그러니까 척수의 측면에 건강한 신경이 있는 대신 돌덩어리처럼 된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루게릭병은 뇌와 척수에 있는 운동 신경원(neuron)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운동 신경원은 호흡과 연하(삼키기)운동, 그리고 몸의 모든 자발적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계의 단위를 말한다. 운동 신경원에는 두 가지가 있다. 뇌에서 척수로 명령을 전달하는 상부운동신경원(upper motor neuron)이 있고, 척수에서 해당 근육으로 명령을 전달해 근육을 움직이게 만드는 하부운동신경원(lower motor neuron)이 그것이다. 우리 몸의 모든 자발적 움직임은 이 둘의 협력에 의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주먹을 쥐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먼저 당신의 뇌가 상부운동신경원을 통해 손 근육을 통제하는 부위의 척수로 명령을 전달한다. 그 다음 척수에서 해당 근육으로 신호를 보냄으로써 당신이 주먹을 쥘 수 있는 거다.

상부운동신경원이 망가지는 경우, 예컨대 뇌가 망가지면 척수로 명령을 전달하지 못하게 된다. 뇌의 통제에서 벗어난 척수는 자기 마음대로 근육에 명령을 보내고, 근육은 긴장이 지나쳐 경직상태에 이른다. 엄마가 안 계시면 아이가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노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하부운동신경이 망가지면? 척수는 근육에 전혀 명령을 보내지 않게 되고, 근육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아이가 아프면 컴퓨터 게임이고 뭐고, 자리에 누워만 있는 것처럼. 결국 근육은 쇠약해지고, 위축되어 양이 줄어든다. 루게릭병은 상부와 하부의 운동신경원이 다 망가져,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게 된다. 대기만 해도 튈 정도로 무릎반사가 증폭되고, 그와 동시에 근육이 위축된다. 감각이나 인지 능력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도 이 병의 특징이다.

어느 날 갑자기 팔, 다리에 힘이 없어진다. 길을 가다가 푹 쓰러지거나, 손에 힘이 풀려 가벼운 물건조차 들지 못한다. 처음에는 왜 그런지 잘 모른다. "전등을 갈아주다가 힘이 없었고... 그 후에 일어나서 보니까 쓰레기봉투도 못 묶겠어요. 힘이 없어가지고. 저리거나 아픈 건 전혀 없어요. 왜 그러지 왜 그러지 하면서 괜히 불길한 생각이 들더라고." 이건 초기증상에 불과하다. 병은 계속 진행되고, 환자 자신은 서서히 기능을 잃고 있다는 걸 느낀다. "자고 일어나면 어제 말을 들었는데 오늘은 말을 안 듣고. 그러니까 더 무섭죠. 문지방을 분명

히 어제까지 넘었는데 오늘은 문지방을 못 넘은 거예요. 그리고 쓰러지고." 결국 씹거나 삼키지도 못하고,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우리가 숨을 쉬는 것도 횡경막과 늑간의 근육을 써서 하는 행위. 루게릭병이 진행되면 이것조차 할 수가 없다.

 

 

숨을 쉬려면 기관을 절개하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하지만, 이 경우 감염이 문제가 된다. 루게릭병의 사인은 대개 호흡부전이나 폐렴으로, 대개 증상이 발현된 지 3-5년 사이에 죽는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10년 이상 살기도 하는데, 그 중 한명이 바로 세계적인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ven Hawking) 박사다.

네이버 캐스트: 작성자 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