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현대백화점 문화 센터에서 시사회로 상영한 ‘아빠는 여자를 좋아해’는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관람했다.
이광재 감독 작품이라고 한다. 이..광..재.. 나에게는 참 익숙한 이름이여서 더 기대가 되기도 했다.
이나영과 김지석이 나오는 포스터를 보면서 무슨 내용일까 싶었다.
트랜스젠더로 남자에서 여자가 된 지현이 남자의 몸일 때 대학 동기와의 하룻 밤에 의해 태어난 아들 유빈이의 존재를 알게 되고 여자가 되어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지석과의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 상황..
지현은 처음에 거부하고 싶다. 아들임을.. 그리고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그냥 여자로 살아가고 사랑하고 싶다.
그렇지만 본인과 닮은 면을 하나씩 하나씩 보이는 유빈을 보면서 지현은 혈육에 대한 끌림을 느낀다.
아주 유쾌하지만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그런 영화다.
너무나 예쁜 아빠.. 엄마보다도 예쁜 아빠의 아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였던 지금의 여자의 사랑과 슬픔이 그려진다.
이 영화의 중요 관점 하나는 트랜스젠더!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육체적인 성과 정신적인 성이 반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가끔 티비를 통해서 보았던 트랜스젠더들은 많이 힘들게 살아갔고 우울했다. 사회 생활도 힘들고 가족들과의 불화로 고생하는 프로를 많이 보았던 것 같다.
우리나라 최초로 하리수라는 트랜스젠더 연예인이 나오면서 트랜스젠더라는 말이 조금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사회 속에서 편하고 익숙한 소재는 아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특별히 트랜스젠더여서 우울하거나 불행한 장면은 비중은 크지 않다.
특히나 지현의 대사 중에 “한 번도 남자인 적 없는데.... 남자 몸에 "갇혀"있었어요”
그리고 지현의 친구인 영광(김흥수)가 말 “맥주잔이 있고 소주잔이 있다. 하지만 소주잔에 맥주가 담기면 소주니 맥주니? 소주잔 맥주잔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가 중요해”
이 두 대사를 통해 트랜스젠더에 대한 고충과 편견과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부성애!!
아버지를 찾아온 9살 짜리 아들.. 유빈이가 친아버지를 찾고 싶었던 이유는
“새아빠(이필모)가 점점 좋아진다. 그렇지만 나의 친아빠는 나의 얼굴도 모르고 친아빠와 나는 추억도 없는데 새아빠가 좋아져서 친아빠를 잊어버리면 어떡해” 하며 눈물을 흘리며 운다.
어린 아이지만 참 생각이 깊다.
부성애는 없을 것 같던 지현.. 그냥 고모나 엄마로 어울릴 것 같은 엄마 같은 아빠지만 유빈과 생활해 가면서 부성이 본능적으로 나타난다.
예쁜 아빠와 멋진 아빠와의 추억과 사랑..
세 번째는 사랑!!
한때는 남자였던 여자와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
순정을 받쳐 사랑했던 남자와 그 남자의 뒷모습만을 지켜봐야 하는 여자의 사랑..
인상적인 대사는
이제는 제가 어디를 가든 당신에게는 알려드릴게요.
사랑하는 사람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아..
유쾌하지만 조금은 안타까웠던 사랑~
독특한 소재의 아빠 이야기와 사랑이야기..
이나영의 남자 연기도 인상적이고 중간 중간 많이 웃게 해주는 장면도 있고 김희수(유빈)의 연기도 멋졌다.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트랜스젠더 아빠의 부성애와 트랜스젠더 여자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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