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둘째 주 토요일은 봉사활동 가는 날이다.
눈이 많이 쌓여 경사진 벧엘의 집 턱을 넘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르막 길은 눈이 치워져 있어 올라가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벧엘의 집 마당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이선생님이 삽을 들고 눈을 치우시기 시작했다.
오늘은 남성팀은 목욕팀과 눈치우기 두 팀으로 나뉘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난히도 추운 올해 겨울은 벧엘의 집 가족들이 참 답답할 듯 하다.
너무 추워 나갈 수도 없으니 안에서만 많이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벧엘의 집에 도착하자 간식 타임이었다. 모두 귤을 까먹고 있었다.
영자씨.. 재순씨, 미연씨, 지혜씨, 문갑씨, 윤정씨, 미옥씨..순진씨..
반갑게 웃으며 맞아준다.
귤을 열심히 까서 먹으라고 주는 영자씨..
귤이 너무 차가워서 이가 시릴 정도였다.
귤을 먹고 방을 치우고 목욕을 시작했다.
먼저 목욕탕 공기를 데우기 위해 더운 물을 통에 받았다.
나와 오선생님은 목욕과 머리 감기기를 하고
강선생님과 다른 한 분은 속옷과 빨래를 하기로 했다.
오선생님 딸인 지윤이와 지혜는 밖에서 옷 갈아 입는 걸 도와주기로 했다.
목욕을 시키고 머리를 감기다 보면 꼭 한두 번은 일을 치룬다.
이번 달도 대변을 치워야 하는 일과 소변을 치워야 하는 일이 있었다.
처음엔 조금 힘들었지만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대소변을 치울 수가 있게 되었다.
엄마가 아이들 변을 치우듯이 벧엘의 집 식구들 변은 치울 수 있게 되었다. ^^
목욕을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 져서 인지 벧엘의 집 식구들이 기분이 좋아진다.
목욕을 다 하고 나서 나머지 빨래와 수건들을 먼저 애벌 빨래를 해서 세탁기에 넣고 속옷은 손빨래를 한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에 목욕탕 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한다.
집에서도 잘 안하는 락스와 세제를 풀어 변기와 욕조를 닦아 낸다.
빨래는 보통 마당의 빨랫줄에서 말리는데 너무 추워 빨래를 마당에 널면 다 동태처럼 얼어 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게 이층 남자 숙소 가운데에 큰 거실에 빨래 건조대에 널기로 했다. 빨래가 무거워 강선생님과 들고 가면서 고생했다. 빨래가 워낙 많아서 건조대 4개를 다 채웠다.
남성팀은 목욕과 청소가 다 끝났고 밖에서는 열심히 눈을 치우고 있다. 마당에 많이 쌓여 있던 눈들이 많이 정리가 된 듯 싶었다. 보통은 남성팀의 봉사가 늦게 끝나는데 이번 달은 빨래가 많아서 인지 여성팀이 더 늦게 끝났다. 빨래를 두 번에 걸쳐서 널고 오고 화장실 청소 후 바닥 물기가 하나도 남지 않게 다시 닦고 나니 벧엘의 집 식구들 점심 시간이었다.
점심을 먹고 있어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2010년 새해 첫 번째 봉사활동을 마쳤다.
벧엘의 집 식구들이 마당에라도 나와서 산책이라도 할 수 있게 날씨가 조금 덜 추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목욕으로 모두가 깨끗한 빨래처럼 기분이 조금 더 상쾌해져서 많이 웃기를 기대해 본다.
함께 한 소나무회 가족분들 추운 겨울 날 이른 아침 일어나기 쉽지 않았을텐데도 추위도 마다하지 않고 잠도 뿌리치고 많이 참여해서 함께했다.
나눔은 사랑이라는 말이 참 좋다. 잠도 많이 못자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봉사를 하고 나면 마음이 참 편하고 좋다.
봉사란? 내 자신을 위한 배려인 듯 싶다.
'세상사는 희망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사의 현장 아이티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세요. (0) | 2010.01.15 |
---|---|
중국 결혼식에 신부 들러리를 서고 왔습니다. (0) | 2010.01.14 |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2009년을 되돌아보며) (0) | 2009.12.30 |
기부천사 김장훈 - 카이스트에 김장훈 3학점 짜리 과목이.. (0) | 2009.12.23 |
따뜻한 사랑으로 채워진 등대지기 송년회 (0) | 2009.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