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싶은 여행지..

서울 성곽 길을 걷다.

세미가 2010. 2. 1. 12:20

서울과 또 다른 만남 - 서울 성곽을 걷다.

  

아침 9시 광화문 7번 출구에서 모여 서울 성곽을 걷기로 했다.  광화문 7번 출구에서 강북삼성병원 사이 길로 들어섰다.  조금 가다 보니 홍난파 선생님 생가터가 있다고 되어 있었다.

생가터에는 고향의 봄 악보가 있었다. 서울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었다는 걸 몰랐었다.

 

 

 

홍난파 선생 생가를 지나 마을 어르신께 성곽 길을 걸으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느냐고 여쭤 보니.. 옥경이 슈퍼를 찾으라고 하셨다. 한참 걷다 보니 저 멀리 옥경이 식료품이 보였다. 옥경이 식료품 앞이 성곽 길 시작하는 점이었다.

 

 

 

 

우리는 성곽 길을 따라 인왕산 정상을 갔다가 성곽 길을 따라 자화 문을 지나 청와대 뒤쪽 성곽 길을 쭉 따라서 혜화동으로 오는 코스로 잡기로 했다.

 

길을 따라 쭉 가다 보니 쓰레기를 버린 사람들이 있었다.

커피 캔도 보이고.. 아무래도 그래서 인지 쓰레기 수명이 적힌 팻말이 보였다

. 유리는 썩는데 1000년, 알리미늄 깡통은 500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유리병 하나 알리미늄 깡통은 우리에 10대 후손 이상이 살아갈 때까지 쓰레기로 남는다고 한다.

쓰레기는 꼭 배낭에 챙겨와서 쓰레기 통에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전망대에서 서울 풍경을 바라보았다. 안개가 많이 낀 날이여서 서울 풍경이 잘 보이지 않았고 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생겨서 전망대 사진과 조금 달라 보이기도 했다.

 

성곽을 따라 쭉 놓여진 흙 길은 느낌이 참 좋았다. 길가엔 자작나무와 화살나무, 싸리나무가 있었다. 식물 박사 을불님이 설명해 주었다.

 

 

 

  

성곽길이 공사중이여서 인왕산 가는 길을 약간 우회해서 가기로 했다.

 산책하시는 할아버지께서 올라가는 길을 잘 설명해 주셨다.

인왕산 올라가는 길 계곡 물이 다 얼어서 완전힌 얼음 계곡이 되어 있었다.

 꽁꽁 언 계곡의 풍경이 예뻤다.

 

 

 

 

 

 산을 오르면서 약수터나 계곡을 얼어 있는 것도 보고 특이하게 생긴 나무들도 감상하고 한참 가다 보니 하얀색 페인트 칠 된 계단 길이 보였다.

그 흰색이 페인트 칠은 아마도 야간 산행을 위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일까?

흰색 페인트 칠된 길은 쭉 이어졌다. 올라가다가 보니 말머리 모양의 멋진 바위도 있었다. 멀리 보이는 인왕산 풍경이 참 예뻤다. 약간 눈이 녹지 않아 더욱 운치 있어 보였다.

 

 

 

 

 

계단 길을 한참 올라가다 아래를 보니 우리가 올라왔던 길들이 쭉 이어진 게 참 예뻐 보였다.

우리가 참 많이 걸어오긴 걸어왔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간 일행들이 서울의 전경을 사진도 찍고 보고 있었다.

 

 

 산 정상에 가서 갈색 비둘기가 있었다. 회색 비둘기만 본 것 같은데 특이했다.

 등산객이 주는 음식도 곧잘 받아먹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둘기였다.

 

 

 

 

정상에서 약간의 간식을 나눠 먹고 쉬었다. 풍경들도 감상하고 또 성곽을 따라 쭉 걷기 시작했다.

이번엔 길이 황토길 같은 느낌이었다. 성곽 옆의 길은 너무나 경사져서 옆의 경사가 덜 심한 길로 걸었다.

  

 

 

 

 

성벽의 돌들의 크기가 다 달랐다. 각 시기별로 성을 쌓은 돌의 크기가 다르다고 한다. 성벽 축조 시기(태조-세종-숙종)에 따라 다른 축조방식과 돌의 크기를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한 가지의 재미가 되었다. 태조 때는 비교적 작은 돌들로 성을 쌓았다고 세종 때는 윗부분은 태조 때의 작은 돌들을 그대로 놓았고 아래는 큰 돌들을 잘 조합해서 만들었고 숙종 때는 아주 큰 정사각형의 돌로 만들었다고 한다. 성곽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다시 도로가 나왔다.

 

 

도로를 지나다 보니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었다. 서시와 윤동주 시인의 시 제목과 시들을 적어 놓은 계단도 있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서시는 어릴 때 한참 시 외우기를 할 때 처음으로 외운 시였다.

 

 

 

 

서울 성곽 코스는 길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에 올레길처럼 화살표 표시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나마 아름다운 도보여행 daum 카페 회원들의 서울성곽종주코스 화살표를 붙여 놓은 것을 가끔 볼 수 있었다.

 

 

창의문에 도착했다. 창의문은 서대문과 북대문 사이의 북소문으로 “올바른 것을 들나게 하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하문이라는 별칭이 있다. 창의문에는 인조 반정 때 공신들의 이름을 새겨 놓은 현판도 걸려 있었다.

 

자하문에서 백악마루 청운대를 지나 곡장 촛대바위 숙정문을 따라 가는 성곽 길이었다.

사슴 두 마리가 있었다. 청와대 뒤편에는 사슴 22마리를 키운다고 한다.

이곳부터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이 곳에서는 신청서를 쓰고 신분을 확인 받은 후 출입증을 받은 후에 들어 갈 수 있다.

아마도 청와대 근처여서 인 것 같다. 이 곳이 예전 김신조 사건 발생 후 더욱 경비를 삼엄하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쭉 계단으로 만들어져서 힘들었다. 약 100미터 간격으로 보초를 서고 있는 경비병들이 있었다.

한 시간 근무 서고 교대를 한다고 한다. 눈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보초를 서야해서 힘들 듯 했다.

너무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서는 너무나 힘이 들었다.

내려오시는 등산객 한 분이 "땅을 보고 걸어가세요. 위를 보면 못가요.."라고 말씀해 주셨다.

정말 가파른 계단을 보니 숨이 막힐 듯 했지만 계단만 보고 걸으니 그나마 걸을 만 했다.

 

 

 

백악마루에 도착했다. 그 곳은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했다.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성곽을 따라 쭉 걸의면서 풍경도 구경하고 곳곳의 전망대에서 전망도 구경했다.

 

 

곡장에서는 전망 구경을 하고 사과와 귤 등의 과일을 먹었다. 

보초 서고 있는 군인에게 과일을 먹으라고 몇번 권했지만 먹지 않았다.

아마도 근무 시간이여서 그런건지 규정인지는 모르겠다. 옆에 있는데 우리 일행만 과일을 먹으려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과일을 먹고 힘을 내서 걷기 시작했다.

 

말바위 휴게소를 지나서 출입증을 반납했다. 출입증을 반납하고 오다 보니 또 전망대가 있었다. 전망대에서 보니 멀리 법흥사가 보이기도 했다.

안개가 덜했더라면 더 멀리 있는 풍경들을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다 내려오다 보니 앙상한 겨울 나무와 까치가 운치 있게 나무 위에 앉아 있었다.

앙상한 나뭇가지의 까치가 분위기 있고 멋있었다.

 

 

성곽을 걸어 오다 보니 우리가 가려고 했던 혜화동이 아니라 삼청동 쪽으로 내려왔다.

그래도 내려오면서 계단마다 멋진 명언들이 붙어 있어서 그 명언들을 읽으며서 내려오는 것도 좋았다.

삼청동으로 내려오다 보니 건강이라는 글자가 쓰여진 건강탑이 보였다.

계단 길을 걷다가 흙길로 된 평지 길을 걸으니 느낌도 좋고 발이 편했다.

 

 

 

 

서울 성곽을 걸으면서 생각을 했다. 이 성곽을 축조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을까?

지금처럼 기계를 이용해서 축조하지도 않았을 텐데.. 태조 시기에는 처음 성곽을 완성 할 때는 평지는 토성, 산지는 산성으로 계획했고 농한기 때 11만 8천명 동원했고 나머지 동대문 구역과 4대문과 4소문을 준공할 때는 79,400명을 동원했다고 한다.  세종 시기에 성곽을 모두 석성으로 수축하는 대 보수 확장 사업을 할 때는 농한기 때 32만명의 인부와 2,200명의 기술자를 동원했다고 한다.  서울의 인구가 약 1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의 공사였고, 이 공사로 인해 872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총 서울 성곽의 18.2km 중 현지 산지 성곽 10.5km만 남았다고 한다.

 

 

 

 

 

서울 성곽을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피와 땀이 들어가 있는 곳인데 1899년 서대문과 청량리 사이 전차를 부설하면서 성곽 일부가 헐려 나가고 용산과 종로 사이 전차를 부설하면서 성곽이 헐려나갔다는 서울 성곽 자료를 보았다.  우리 조상들의 얼이 담긴 서울 성곽을 온전히 보존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가까이 있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서울 성곽을 걸을 수 있어 좋았다.

 

삼청동 거리를 걷고 인사동 거리도 오랜만에 걸어봤다.

 

서울 성곽을 걸으면서 서울에 살면서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보고 느꼈던 것 같다.

 

꽃피는 봄이 오면 서울 성곽을 다시 걸으면 또 다른 느낌일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