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희망이야기

봄은 오는데.. 백령도에는?

세미가 2010. 4. 7. 18:24

 

 

봄이 옴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것은 이 청색 모양의 꽃입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개구리가 깨어나기도 전에 이 이름 모를 꽃이 먼저 가장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름 모를 이 하얀 꽃..

 

어릴적 학교 가는 길에 봄 햇살 아래 피어 있는 이 이름 모를 꽃들을 보곤 했는데 아직도 이 들꽃들의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그냥 청색꽃 하얀 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조카들이 가지고 있던 식물 도감에서 찾아 볼걸 후회가 됩니다.

 

해년마다 내게 봄이 옴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고마운 꽃들인데.. 아직까지 이름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조카가 봄나물을 캐러 간다며 자기만큼 큰 바구니를 들고 들로 나갑니다.

 

쑥이랑 나물을 캐러 가는 것도 우리 조카가 저처럼 어른이 되었을 때는 봄이 되면 생각나는 멋진 추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릴적 할머니께서 냉이 캐러 다니실 때 따라다녔던 기억이 저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습니다. 함께 냉이 캐러 가셨던 할머니는 이제 제 마음 속에서만 살아계십니다.

 

고향집을 뒤로 하고 오는 길.. 바다와 섬이 보입니다.

 

봄이 와서 그런지 이제는 바다가 더 이상 추워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바람이 너무 날카로워서 바다가 춥고 외로워 보였는데 말입니다..

 

요즘 봄 하면 떠오르는 것 황사! 황사 때문에 바다도 하늘도 맑아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이것 또한 봄의 모습 중의 하나 일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올해 봄을 가장 일찍 만나게 해줬던 부지런한 개구리들이 생각납니다.

 

겨울잠에서 일찍 일어나 2월말에 얼굴을 보여줬던 만경사 개구리들..

 

참 부지런한 개구리들입니다. 유난히도 눈도 많고 추웠던 겨울을 잘 견뎌준 개구리들입니다.

 

 

 

봄기운을 느끼러 간 원당 종마 공원..

 

공원에 말들은 많이 보이지 않지만 봄을 느끼러 온 가족들이 많습니다.

 

한층 가벼워진 옷을 입은 아이들이 뛰어 놀고 예쁜 봄 옷 차림의 연인들이 산책을 합니다. 길 옆의 멋진 소나무와 행복해 보이는 연인의 모습이 한폭이 그림 같습니다.

 

백마가 봄 햇살을 맞으며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말이 먹을 풀들은 아직 덜 자란 것 같습니다..

 

봄이 더 깊어지면 말들이 뛰어놀 들판도 더 푸르름이 깊어져 가겠지요..

 

하늘공원은 무당벌레와 벌들이 봄처럼 맞이합니다.

 

인형 모형의 무당벌레와 벌들이 봄 느낌이 나게 해줍니다.

 

억새마저 다 베어져 버린 약간의 삭막한 공원 길 사이로 아이들이 뛰어놀고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봄이 되었으니 주말에 봄바람을 쐬러 온 사람들이겠지요. 저처럼 이 분들도 봄이 옴을 느끼러 온 것 같습니다..

 

하늘공원이라는 이름과 어울리는 하늘을 담는 그릇이 있습니다.

 

임옥상 선생님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그릇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늘을 담는 그릇에 올라 한강을 바라보았습니다.

 

이 그릇이 하늘을 담고 희망을 담는 것처럼 저도 봄 기운을 담고 희망을 담아 오고 싶습니다.

 

 

하늘 공원을 걷다가 한강이 보이는 벤치에 앉았습니다.

 

눈 앞에는 노오란 민들레가 피어 있습니다. 이렇게 노란 민들레가 피면 진짜 봄입니다..

 

그 옆에는 작고 어린 쑥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더 깊은 봄이 되기 전에 쑥들이 더 크기 전에만 봄향기 가득한 쑥국도 쑥떡도 만들 수 있습니다.

 

 

 

서울 한 폭판에 있는 쑥이라서 그런지 향이 진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공해와 먼지 때문이겠지요. 시골에서 자란 쑥은 향이 지난데 아무래도 쑥들도 맑은 공기와 맑은 햇살, 맑은 땅의 기운을 받아야 더 진한 향을 낼 수 있을 듯 합니다.

 

저 멀리 한강을 지나 오는 봄바람과 따뜻한 봄 햇살..

 

한강 공원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고 고 나무사이로 멀리 한강에서 보트를 타고 있습니다.

 

한강에도 이제 봄이 오고 있습니다. 겨울에 발길을 끊었던 사람들이 봄이 되니 다시 한강변으로 소풍을 나옵니다.

 

이렇게 봄이 옴이 느껴집니다.

 

눈도 많고 바람도 많고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계절은 봄이 왔는데..

 

우리네 마음에는 언제 봄이 올까요???

 

백령도 깊은 바닷 속에 아들과 아버지 그리고 동생 아빠를 둔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아직도 마음이 시베리아 일 것입니다.

 

 

오늘 환자복을 입고서 기자회견에 입하는 장병들을 보니 한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마음 한 켠을 시리게 한 듯 가슴이 아팠습니다.

 

군당국과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말들이 맞지 않는 기자회견을 둘러본 실종자 가족들은 실망하고 속상해 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 기사 끝에 실종자 분의 한 가족은 "그래도 우리 아들의 동료들이라도 생존해서 다행"이라며 "당시 같이 있었을 아들 생각이 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분들의 가슴에는 아직도 시베리아보다 더 추운 겨울일 듯 합니다.

우리에게는 진짜 봄이 언제 올까요?? 봄이 옴을 느끼고 반가워하는 글을 쓰다 문득 이 마음이 죄스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조금 전에 실종자 분들 중에 한 분인 김태석 상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4월 1일 상사로 승진된 김상사 부인은 "상사 계급장을 단 멋진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그 계급장을 달라보지도 못한채 하늘나라로 간 김태석 상사의 고인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실종자 가족분들의 가슴에는 또 하나의 희망의 빛이 사라졌습니다.

 

  백령도에는 언제 봄이 올까요???

 

모두의 가슴에 봄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