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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검찰, 비리 검사 대국민 조작 이벤트 - 부당거래

세미가 2010. 11. 1. 17:27

PD 수첩 방영으로 스폰서 검찰이라는 말이 고유명사가 된 듯한 느낌이다. 진상위원회, 특검이 진행되었지만 국민들은 검찰에 대한 신뢰를 하지 않는다. 스폰서 검찰이 채 덮어지기도 전에 그랜저 검사라는 또 다른 검찰에 대한 신뢰가 다시 한번 땅에 떨어지고 만 이러한 시기에 개봉된 영화.. 부당 거래..

스폰서 검사는 주양(류승범), 범인을 조작한 광역수사대 경찰 최철기(황정민), 건설업자이자 최철기 스폰서이자 주양검사 스폰인 부동산 업자의 라이벌 장석구(유해진), 경찰 국장(천호진) 아주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뭉쳤다. 그리고 류승완 감독까지..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연쇄 살인 사건 바로 아동 성폭행 및 살인 사건이다. 전 국민의 관심 속의 사건이지만 계속된 검거 실패로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청와대와 대통령까지 경찰을 압박하게 된다.

 

경찰 일대의 위기의 순간이다. 엎친데 덮친 경으로 수사 도중 유력한 용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경찰청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게 된다. 진범을 잡지 못하더라도 범인을 잡아야 한다. 즉 가짜 범인인 ‘배우’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담당해야 할 경찰은 누가 될 것인가?


 스폰서 검찰의 검찰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 쪽에는 경찰이 있다. 빠징코 사업자에게 돈을 받고 경찰 가족이 건설업자에게 돈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경찰대를 나오지 못하면 아무리 검거률이 높아도 진급할 수 가 없는 곳 바로 경찰 내부이다.

그 속에 최철기 반장이 있다. 부동산 업계 큰 손인 태경의 김회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기소한 주인공도 바로 광역수사대 에이스 최철기 반장이다.
그런 최철기 반장이 주양 검사는 곱게 보이지 않는다.

 

최철기 반장은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몇 번이나 팀장 자리에서 미끌어 진다. 줄도, 빽도 없던 최철기 반장은 승진을 보장해주겠다는 국장(천호진)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같은 팀원들과 특별 수사대를 만들게 된다.

용의자 중에 한 명을 찍는다.

 

이동식이라는 사람이다. 과거 아동 성추행 관련 전과자였다. 현재는 장애인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다. 최철기 반장은 스폰서인 해동건설의 장석구(유해진)를 이용해 이동식을 ‘배우’로 세우고 대국민을 상대로한 이벤트를 만든다. 경찰의 위상을 세우고 최철기 반장도 승진이 눈 앞에 다가온다.

 

잘 마무리된 그 연새 살인 사건의 담당 검사가 바로 주양(류승범)이다. 처음에는 사건에 관심이 없지만, 최철기 반장의 뒤를 캐다가 장석구 사장과의 거래를 의심하게 된다. 태경 김회장과 주양 검사의 스폰관계와 장석구 사장과 최철기 반장의 부당한 거래로 인해서 대국민 사기극은 꼬이고 꼬이게 된다.

주양 검사와 태경 김회장이 서로가 서로를 코너에 몰고 최철기 반장과 장석구 사장이 또한 코너에 몰고 몰리고 주양

 

검사와 최철기 반장이 서로를 물고 물리는 복잡한 관계로 이어져 나간다. 그리고 갑자기 연쇄 살인범이 된 이동식과 또 그에 대한 반전과 반전.. 검사와 언론.. 빨대 노릇을 하고 기사를 쓰고 그리고 또 뇌물을 전하고.. 서로 물고 물리는 그런 영화다.

아주 요즘 우리 사회를 잘 풍자한 그런 영화다. 각본 쓰는 검사, 그걸 받아 쓰는 언론, 연출하는 경찰, 연기하는 스폰서.. 엮이고 지독하게 꼬인 그들의 거래는 참 안타까운 우리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다.

얼마 전까지, 일본에서 '검찰 특수부'는 권력과 재력에 당당히 맞서 국민들로부터 전적인 신뢰를 받아왔었다. '정의의 마지막 보루'라는 이 '특수부 신화'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지만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특수부 부장과 차장 검사가 어찌된 일인지 줄줄이 체포돼 연행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일어났었다. 바로 검사가 증거를 조작한 것을 방조하고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후생노동성의 허위 증명서 발급 건과 관련해 기소 내용에 부합되게 압수품인 플로피디스크의 업데이트 날짜 등의 내용을 고친 혐의로 구속되었고 일본 언론은 조직 보호를 최우선시하고 견제 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이 내부에서 썩어 터진 것이라며 검찰총장의 사퇴는 물론 특수부의 해체 등 검찰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일제히 요구하고 있다. 문제 검사 한 사람 처벌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여론에 따라, 일본 최고검찰(대검)은 교토지검 차석검사와 고베지검 특별형사부장을 전격 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하 검사가 피의자를 기소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했다는 것이 그 사유이다.

 

우리나라의 스폰서 검찰 사건 때, 황희철 법무부 차관님께서도 스폰서 검찰 관련 진정 의견을 묵살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민간인 사찰 관련해서 청와대 지시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올바른 수사가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스폰서검사 특검이 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특검은 수사결과 발표문을 통해 ‘사건의 핵심인물’이라고 했던 검사장급 검사는 기소하지 않고, 검사장급 검사와 현직 검사 3명만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했다.  스폰서 받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수사결과에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다.

 

스폰서 특검 사건으로 한창 시끄럽던 지난 6월 서울 중앙지검은 사건청탁 대가로 그랜저 승용차를 받은 부장검사를 무혐의처분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집 식구인 그 부장검사가 사건 관계자에게서 3400만원 짜리 그랜저 승용차를 받은 사실은 맞지만,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차 값을 변제했으니 뇌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이다.

그랜저 검사라 불리는 정모 전 검사는 고소사건 당사자인 지인의 부탁을 받고 같은 부서 후배검사에게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고 청탁했고 경찰에서 무혐의 의견으로 올라온 그 사건은 부장검사가 바라는 대로 처리되었다.

6개월 후 그는 청탁자에게서 그랜저 승용차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 결정이 났고 피해자로부터 알선수재 혐의로 고발을 당한 뒤에야 그는 차 값을 돌려주었다. 고발을 받은 검찰은 수사를 1년이 넘도록 끌다가 지난 6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돈을 갚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증거 조작혐의만으로 검사를 구속하고, 그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고 그 상사들을 구속한 일본의 사례와 이 사건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명명백백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도 핵심인물에게 면죄부를 준 스폰서검사 특검과, 집권당 최고 실력자를 기어이 법정에 세운 일본 검찰심사회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수도 있다.

비교의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잣대가 고무줄처럼 신축하는 대한민국 검찰의 기소권 행사에 문제가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부당거래의 결과를 보면 주양 검사와 최철기 반장의 처지를 보면 지금 우리의 검찰과 경찰의 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공정한 사회‘를 주장하는 이 사회에는 ’부당거래‘가 너무나 많은 듯 하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구성도 좋았고 재미있었고 사회를 비판하는 눈도 있었다. 마지막 설정에 대한 조금의 공감대의 부족함을 느끼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이 사회의 부당함과 불공정을 다룬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제작한 시기가 훨씬 더 빠르겠지만 시기적으로 스폰서 검찰, 그랜저 검찰과 시기적으로 맞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공정한 사회를 외치는 이 시기에 영화 '부당거래'는 불공정함과 부당함에 무디어진 우리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말해 주는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