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희망이야기

추운 겨울을 나기 - 따뜻한 사랑 나눔

세미가 2010. 11. 29. 14:37

 

금요일 이른 아침, 8시까지 국회 본청으로 향해야 하는데.. 바람은 쌀쌀하고 택시도 잘 안 잡힌다. 겨울 바람이 매섭기만 하다. 8시에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 소나무회 회원들과 국회사무처 운영지원과 지원들이 양평 로뎀의 집으로 출발했다. 오늘은 소나무회 회원들과 국회사무총장님께서 봉사에 함께 참여하신다고 한다.


차에는 로뎀의 집에 선물할 과일들과 선물 그리고 점심 준비할 재료들이 가득차 있었다.


아침은 친절하게 미리 김밥을 준비해주신 분이 계셔서 김밥을 먹었다. 다들 아침도 못 먹고 출발해서인지 맛있게 김밥을 먹었다.


양평 가는 길에 목재소를 들렀다. 로뎀의 집 김장독은 옆 산에 묻혀 있는데 그 산에 가려면 나무로 된 작은 다리를 지나가야하는데 그 나무다리가 너무 흔들리고 위험해서 김치를 가지러 갈 때 마다 위험하다고 해서 목재소에서 다리를 만들 나무를 샀다.

<목재소에서 나무를 사서 이렇게 다리를 만들었답니다, 멋진 다리지요?>

 

나무를 사서 양평 로뎀의 집에 도착했다. 로뎀의 집 앞의 논은 추수가 다 끝나 휑하니 겨울의 느낌이 확실히 느껴졌다.

 

<로뎀의 집에서 바라본 추수가 끝난 논과 마당에 널어 놓은 은행>

 

로뎀의 집에 도착하자 밝은 얼굴로 원장님께서 맞이해주셨다.


차가운 날씨에도 지성이와 민정이도 나와서 반겨주었다.


두달 만에 간 로뎀의 집 식구들.. 희소는 훨씬더 많이 컸다. 두달 후인 1월 20일이면 희소 돌이 다간온다. 희소 엄마인 윤미씨에게 희소 돌잔치때 초대할거냐고 물어보니 수줍게 웃는다.


쇼파에 앉아 있던 이슬이와 미진이.. 언제나 밝은 미소의 유진이.. 자고 있는 미옥씨, 송이, 은지, 수빈이..

<희소와 희소 엄마 윤미씨>             

모두 깨워서 다 목욕을 시켜야 했다. 여성팀은 식사 담당 팀과 목욕팀으로 나누었다. 두명은 식사 담당으로 갔고 네명은 목욕팀이었다. 목욕을 시킬 때는 두명은 목욕탕에서 목욕을 시키고 두명은 옷을 입혀줘야 한다.


목욕시키는 것 못지 않게 옷을 입혀주고 머리를 말려주는 일도 힘들다. 몸을 잘 가누지 못하기 때문에 옷을 입히는 일만해도 땀을 뻘뻘 흘려야 한다.


오늘은 수빈이와 미옥씨가 목욕하는데 아주 협조적이었다. 간식을 많이 준다고 해서 목욕을 기분 좋게 도와줬다. 목욕 중에 오랜만에 수빈이의 밝은 미소를 볼 수가 있었다. 물을 좋아하는 이슬이는 오늘도 목욕 중에 팔과 다리로 물을 여기저기 뿌려대서 옷이 다 젖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목욕을 끝내 주었다.


<유진이, 윤미씨>                        <지성씨와 미옥씨>

 

송이부터 민정이까지 모두 다 목욕을 시키고 밖에 나가보니.. 예쁘게 옷을 입고 로션도 바르고 드라이어로 머리까지 말리고 기분 좋게 앉아 있었다.


남성팀은 김장독을 파고 나무다리를 만들고 있었다.


남성 숙소로 가니까 불고기 만드는 팀과 원장님은 배식 준비, 총무님은 열심히 불고기 잘게 썰기를 하고 있었다. 국을 담고 음식을 나눠서 아이들에게 가져다 주었다. 옆에서 부원장님은 희소를 피아노에 앉히고 피아노를 가지고 놀게 해 주었다.


오늘 메뉴는 불고기였다. 아이들이 먹기 좋게 고기를 잘게 썰었다.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친구들은 혼자서 먹을 수 있게 식사를 배식했고 밥을 먹여줘야 하는 친구들은 봉사자들이 한명씩 밥을 먹여주기로 했다.


오늘 내 파트너는 재성이었다. 로뎀의 집에 온지 얼마 안 된 친

구였다. 불고기와 밥을 김에 싸서 재성이에게 먹여줬다.

<인상파, 재성이 너무 귀엽다>

 

가끔 밥 먹다 도망가긴 했지만 재성이는 밥 그릇을 다 먹었다.


재성이 밥을 먹인 후 여성팀 숙소로 가니까 송이랑 은지, 수빈이, 유진이가 밥을 먹고 있었다. 유진이와 수빈이는 누워서 식사를 해야 해서 밥 먹이기가 쉽지가 않다. 특히나 송이 밥 먹이기는 점점 힘들어진다.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했다. 결국 원장님께서 오셔서 송이 밥을 먹여주고 은지 밥먹는 걸 도와줬다. 은지는 밥을 다 갈아서 먹여야 했다. 본래 식사를 잘 안하는 은지였지만 지난번 수술 이후에는 더 심해졌다. 은지를 눕혀서 죽처럼 간 밥을 먹이고 우유를 먹여서 한 그릇 다 먹는데 한 30분은 걸리는 듯 했다.


매일 매일 원장님께서는 이렇게 애들 밥 먹이고 목욕시키고 어린 희소 키우는 일까지 몸이 열 개여도 정신없이 바쁠 것 같았다.


선물로 사온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는 회원들이 있었다. 크리스마스트리 하나 만들었을 뿐인데 아이들이 좋아했다. 

<내가 예뻐라 하는 재규, 크리스마스트리 옆 꽃사슴을 좋아한다>

 

 

여자방과 남자방에 크리스마스트리로 성탄절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밖에 나가보니 남성팀들은 국회 농협에서 기증한 쌀을 100포대를 창고에 날랐다. 창고가 쌀포대로 가득해지니 로뎀의 집이 부자가 된 것 같다고 원장님께서 좋아하셨다.


아마도 한참동안 로뎀의 집은 쌀 걱정은 없을 것 같았다.


완성된 다리도 보고, 김장 구덩이를 파고 김장을 묻고 여러 가지 일들을 마무리 했다.


일이 다 끝나고 단체가 기념 사진을 찍고 우리 일행도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국회로 돌아오자 5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오랜 만에 만난 로뎀의 집 식구들이 반가웠고 1월 20일이면 희소 돌잔치인데.. 그 돌잔치를 우리가 해 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장님의 바램처럼..기쁨 喜 웃음 笑.. 언제나 기쁘게 웃으며 살았으면 하는 희소..


희소의 첫돌을 우리가 축하해 주고 평생 희소가 밝게 웃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귀여운 희소.. 원장님 등에 업혔다>          

겨울의 초입.. 넉넉한 쌀과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게 월동 준비와 크리스마스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트리까지 준비해 주고 와서 기분이 좋았다.

 

 <김장묻기에 한참인 소나무회 회원님들, 마당보다는 이 산에 김장을 묻어야 김치가 맛있다>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나눌 수 있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서 이다.


그래서 로뎀의 집 원장님 부부는 언제나 늘 행복해 보인다.

<희소와 행복하게 웃는 원장님, 원장님을 볼때면 진정한 사랑 나눔을 느낀다.>


 

어린 희소를 늦동이처럼 키우면서 없던 흰머리까지 생겼다고 하지만 늘 밝은 얼굴의 원장님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 나눔과 행복을 느끼게 된다.


언제나 로뎀의 집에 다녀오는 길은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차는 듯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