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희망이야기

봄바람처럼 따뜻한 나눔이 있는 하루가 되길

세미가 2010. 12. 11. 14:50

 

2010년 마지막 달인 12월 둘째 주도 변함없이 봉사가는 날이다.


겨울바람이 유난히도 매서운 아침이었다. 국회 본청을 돌아 걸어가는 길 얼굴을 때리는 겨울 바람이 유난히도 차갑게 느껴졌다.


봉사에 참여하는 소나무회 회원님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다 함께 따뜻한 커피를 마셨고 안선생님께서 아침 일찍 준비해오신 유부초밥과 따뜻한 찐계란도 먹었다.


간단하게 커피와 간식을 먹은 후..20여명의 소나무회 회원들은 일산 벧엘의 집으로 출발했다.



벧엘의 집에 들어서자 윤정씨, 영자씨, 재순씨, 순정씨...등 모두 반갑게 맞아 주었다. 반갑게 손도 잡아주고 안아주기도 했다. 다쳤다가 상처를 보여주기도 하고.. 잠시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늘 하던대로 목욕과 빨래, 청소 봉사를 했다.


목욕탕에서 목욕시키는 팀과 이불과 걸레 수건을 빨고 겉옷은 세탁기에 속옷은 손 빨래를 했다.


머리를 감겨주고 목욕을 시켜주고..밖에서는 옷을 갈아 입혀주고 청소를 했다. 중간 중간 다른 봉사자들이 청소하고 난 걸레를 빨아달라고 해서 걸레 빨기와 수건 빨기를 계속해서 반복해서 했다.


목욕이 끝난 후에는 남은 빨래들을 다 빨아서 빨랫줄에 널고, 욕실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변기부터 바닥 청소까지 깨끗하게 청소를 마쳤다.


끝나고 나가니, 상쾌하게 목욕을 끝낸 벧엘의 집 식구들은 기분 좋게 앉아 있었다. 집에서 늦게온 민영이까지 앉아 있었다.


벧엘의 집은 우리 말고도 봉사하러 온 팀이 있었다. 그 팀은 산타복장을 하고 노래도 불러주고 하는 것 같았다. 벧엘의집 식구들은 아이들처럼 다른 봉사팀에서 산타복장을 하고 들어오자 즐거워 했다. 캐롤송도 부르고 크리스마스 기분을 한층 더 느끼는 것 같았다.


아이처럼 즐거워할 수 있는 벧엘의집 식구들 얼굴은 유난히도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아침 눈뜨기 힘들 정도로 피곤했는데, 봉사활동 하고 오니 전혀 힘들지 않은 것 같았다.


벧엘의집 앞 텃밭에는 지난번에 파 놓고 간 김장독 구멍이 그대로 있었다. 워낙 여러개의 구멍을 파놓아서 몇 개는 김장독을 심고 몇 개는 그대로 놓아 놓은 것 같았다.

 


푸르름으로 가득했던 앞 논과 밭은 너무나 황량한 느낌이었다. 겨울의 이 차가움과 쓸쓸함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아침의 쌀쌀한 바람은 덜 부는 듯 했다. 겨울 햇살이 비추는 마당 한켠에 있는 하얀색의 강아지가 일광욕을 하는 듯 했다.가까이 가면 짖어댈줄 알았는데 얌전하기만 하다.


소나무회 회원들은 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벧엘의 집을 뒤로 하고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이렇게 추운 겨울이면 봉사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다. 매달 후원하는 월드비전 후원아동에 대해서도 사실 잊고 살다가 겨울이 되면 조금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며칠 전에는 월드비전 후원 아동인 에티오피아의 fate에게서 크리스마스 카드가 왔다. 가끔 fate에게서 카드와 편지가 오는데..선물 보낸 게 너무 오래된 듯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월드비전 홈페이지에 갔더니 다행히 새해 선물 보내는 페이지가 있었다.


사실, 무슨 선물을 사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선물을 못 보낸 적도 많았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고 편지도 써서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fate의 생일이 12월 25일이었다. 크리스마스가 생일인데.. 에티오피아는 이슬람교와 에티오피아 정교를 많이 믿는 것 같아서 크리스마스 카드 대신에 생일선물과 생일 축하 편지 내용으로만 채웠다.


지금은 서로가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말을 써야할지 잘 몰라 고민하다가 장래 희망과 서로 배려하고 소통할 줄 아는 삶에 대해서 썼다. 11살인 fate에게 와 닿는 말일 줄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희망과 꿈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한다. 언제가는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오늘은 북한 어린들에게 후원하는 어깨동무 송년회가 있는 날이다. 지금 이 시간 홍대에서 송년회가 열리는데 참석하지 못했다.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어서 머뭇거려졌다. 어제 북한의 토끼풀을 먹던 꽃제비 여성의 죽음에 대한 신문 기사를 봤다. 아마도 많은 북한 어린이들이 많이 배가 고프고 추울 것 같다.


봉사 끝나고 식사를 하는데, 오늘도 밥을 반 공기를 남기고 왔는데.. 북한의 토끼풀을 먹다가 굶어 죽었을 그 여성을 생각하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말이고 추운 겨울이 오면, 유난히도 미안해야 할 사람들이 많이 떠오르는 것 같다.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나누고 살수 있다면 더 좋을텐데..


방학때가 되면 급식을 먹을 수 없어 굶어야 하는 우리나라의 아이들도 많다. 이번 국회에서는 급식 예산이 다 삭감되어서 굶어야할 친구들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로 인해 기부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몇몇의 어른들의 잘못이 어렵고 힘든 아이들과 우리 이웃들의 겨울을 더 춥고 외롭게 하는 것 같다.


이 차가운 겨울, 따뜻한 집에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나 자신에 대해서 감사하며 산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사랑을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려고 노력을 한다.


가까운 내 이웃이, 북한의 한 어린이가, 대한민국 저 반대편의 어린 아이가 추위와 배고픔에 괴로워하고 있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은 매섭지만 사람의 마음은 봄 햇살처럼 더 따뜻해 질 수 있길 희망한다. 오늘은 내가 가진 것을 조금만 더 나눌 수 있는 넉넉함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하루가 될 수 있길 희망한다.

 

사랑의 나눔은 이 매서운 겨울 바람을 봄바람처럼 녹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