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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중한 날의 꿈 - 기억하시나요?

세미가 2011. 7. 1. 11:05

 

‘소중한 날의 꿈’이라는 영화 응원 상영이 국회에서 있었다. 연필로 명상하기 주관이었고 조윤선 의원실 주최였다. 영화 관람 전에 영화 엽서와 몽당 연필을 한 자루씩 주었다.

그 연필은 ‘소중한 날의 꿈’에 실제 사용된 것이었다. 10여년 세월의 견디어 작게 되었지만 그 땀의 가치가 여러분의 꿈을 응원해 주기를 바란다는 메시지가 있었다. 작은 연필은 손때 묻은 자국이 선명하게 나와 있었다.

 


이 영화가 나오기까지 11년 동안 10만여 장의 스케치를 했다고 한다. 오랫 정성과 땀의 결실로 만들어진 영화였다. 그런데 아쉽게도 트랜스포머 개봉과 동시에 상영관이 10분의 1로 줄어들어서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춘천 CGV의 경우는 관객들의 요청에 의해서 개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6월 29일 1/10로 개봉관이 줄어든 그 날을 새로운 시작으로 보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홍보비 1억원의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관객들만이 이 영화를 더 오래 할 수 있는 힘이라고 힘주어 말씀하셨다.


11년 동안 10만여 장의 스케치를 그리며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님과 영화 제작에 참여한 많은 분들의 땀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이 의미 있게 보였다.


얼마 전 보았던 ‘써니’라는 영화는 80년 대의 여고생들의 이야기였다면 ‘소중한 날의 꿈’은 70년대 여고생의 꿈과 희망, 사랑을 이야기 하는 노래다.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70년대 여고생의 꿈과 희망..그리고 70년대 음악.. 영화 속에서 가끔 보던 장면들이 눈 앞에 다가왔다. 배우 박신혜씨와 송창의씨의 더빙으로 참여한 영화다.


지는 게 두렵고 무서웠던 이랑은 친구에게 추월당하자 그냥 넘어져 버린다. 그리고 그 후로는 육상을 하지 않는다. 다시 추월당하고 지는게 너무나 두려워서.. 그 후로 무엇을 해야 할지 방황한다. 한국의 최초의 우주인을 꿈꾸는 미래의 과학자 철수와 듣지 못하지만 우주를 꿈꾸는 철수의 삼촌, 서울에서 전학 온 세련된 수빈이 만들어가는 꿈과 사랑 이야기이다.


 한번도 끝까지 본 적 없는 러브스토리, 말로만 들었던 김일 선수의 프로레슬링 경기, 영화 속의 티비에서 보여지는 여로라는 드라마, 교련 시간 풍경, 더운 여름날 운동장 조회 시간에 푹푹 쓰러지는 학생들과 그 시대를 느낄 수 있는 음악과 풍경들이 다가왔다.

 


여름날 졸리는 교실에서 여고생들의 쪽지가 나비처럼 날아가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남학생들이 여학생을 좋아해서 복도에서 놀리고 밀쳐내는 모습도 추억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차범근 감독과 똑 닮은 체육 선생님이 나온다. 뜀틀 뛰는 장면.. 나는 학교 다닐 때 뜀틀을 못 뛰어서 계속 말 타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체육시간에 러브스토리 상상 장면 설정이 재미있었다. 횡설수설 착한 담임 선생님과 이랑의 동생 캐릭터도 귀엽다.



철수 삼촌이 이랑은 대화를 한다. 들을 수 없는 철수 삼촌과 이랑의 마음의 대화에서 수억 년 동안 층층이 다져진 지층의 돌을 보여주면서 돌이 만들어지기까지 작은 실수와 좌절, 노력들이 모여져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첫사랑 철수와의 인상적인 만남, 고개를 끄덕여 준 그 순간 용기를 가지게 된 철수와 이랑, 인상적인 대사 ‘내가 처음으로 반말을 해본 여학생은 너가 처음이야’ ‘내가 처음으로 돈을 써본 여자는 너가 처음이야’ ‘나도 남자에게 사이다 얻어 먹은 건 처음..’ 이런 대사들과 그 아이가 냄새가 나는 이유가 있어.. ‘그 이유는 ’자주 안 씻기 때문이야‘ 가끔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


철수와 함께 해남 땅 끝 마을에서 수많은 공룡 중에 발자국을 남긴 공룡발자국을 보며 이랑이는 조금더 커 가는 것 같다.


수민과의 눈 쌓인 운동장에서 누워 있는 모습, 함께 영화를 보고 공원에서 이야기하는 모습, 자작시를 함께 낭독하는 모습, 짝사랑의 슬픔을 이야기 하는 모습.. 여고시절이 떠오른다.

 


영화 속의 수민이는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낭송한다. 늘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과 미련이 남아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그때 그 시절 다른 길을 갔다면 지금의 나는 또 어떤 모습일까도 생각해 봤다.


영화는 참 착하고 좋은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소녀, 소년의 맑은 감성과 같은 영화.. 방황 속에서 꿈을 찾아가는 희망을 주는 영화다.


11년 동안 하루에 30여장의 스케치를 그려가면서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을 만들어 갔을 분들의 땀이 느껴지는 영화, 우리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깨끗한 감성과 꿈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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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끝나고 나오자 스케치 했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정성스럽게 그려진 그림들을 보면서 참 많은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 영화라고 느꼈다.


75% 개봉관을 점유하고 있는 트랜스포머 때문에 11년 동안 몽당 연필의 땀과 손때가 많은 관객들과 만나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리지 않기를 기대하고 희망한다.


우리에게도 소중한 날의 꿈이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날의 꿈과 예쁜 추억을 꺼내 볼 수 있는 영화..


주말에는 소중한 날의 꿈과 함께 추억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


그런데 개봉관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5개 관 밖에 상영을 안 한다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