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책 그리고 인생

교육을 잡는자가 대권을 잡는다.

세미가 2011. 8. 23. 22:37

 

술자리에서 가끔 하는 이야기,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면 무조건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다.


교육의 근본 문제.. 사회가 바뀌어야지 교육이 바뀔 수 있다는 근본적인 생각만 했다. 우리도 독일처럼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기능인의 최고봉인 마이스터가 되면 존경과 부를 가질 수 있다면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지금처럼 모두 대학을 가려고 하지는 않을꺼라 막연히 생각했었다.

<기술 강국의 독일의 교육, 출처:한국일보>

학교를 단번에 바꿀 수 있다는 교육 정책에 관한 책이 나왔다.


교육을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


제목부터 아주 자극적이다.

대권을 잡는 방법? 특히나 내년은 대선이 있는 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권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인 이기정님은 국어 선생님이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감옥소 생활을 했었고 교사에 임용 되지 못했지만 종로학원의 인기 강사로 이름을 날리다가 김대중 정부 때 특별법이 제정되어 교사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입시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인성과 교양을 키워주는 교육을 하고 싶다는 열망에서 높은 수익이 보장된 인기 학원 강사 자리를 물리치고 돌아온 학교였다. 하지만 학원 수업 때와 달리 학교 수업에서 딴청만 피우는 학생들과 사무행정업무 중심으로 들어가는 교무실 풍경을 보고 충격을 받아 학교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직 교사가 말하는 교육 개혁이다. “이제 우리 시대의 최고 화두는 교육이어야 한다. 시대는 교육대통령의 출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교육정책의 BIG 6를 제안한다.


첫 번째는 중․고등학교의 무학년학점제 수준별 맞춤형 수업을 제시한다. 학생의 수준과 능력을 고려하는 친절한 수업이라고 한다. 학년을 나누지 않고 대학 강의 학점 이수제와 비슷하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필수 과목을 이수하면 나머지는 자유롭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수업의 질이 더 좋아진다, 출처:뉴시스>


두 번째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로 감축하는 것이다. 20명 이하로 줄이면 수업의 질이 훨씬 좋아진다고 한다. 상당수의 교사들은 수업의 패러다임을 고차원적으로 바꿀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를 20명으로 감축하면 지금보다 약 70% 정도 많은 수의 교사가 필요하다. 이 중 20% 정도를 수업 시간의 감축으로 감당한다. 20% 정도는 교사의 수업 시수 증가로 감당한다. 30%는 신규 교사 채용으로 감당한다. 신규 교사 충원 비용은 약 4조원으로 예상할 수 있다. 4조원 교육예산이 증가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교육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교실 하나를 반으로 쪼개 둘로 만들면 부족한 교실 문제는 많은 비용을 드리지 않고 해결 할 수 있다.

 

<다양한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학교>


세 번째는 교육과 사무행정의 분리이다. 즉  교육 중심의 학교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교사들이 잡무에서 벗어나 오직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4만 명의 학교사무행정직원 신규 채용을 제안과 교원 성과급의 빅딜을 제안한다. 1조 원이 넘는 교원 성과급으로 4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비용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사들은 사무행정업무에서 벗어나 오로지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


네 번째 교장 자격증제를 폐지하고 교장 공모제를 통한 교장 선출을 제안한다. 이상적인 제안일지 몰라도 훌륭한 교사를 교장이 되게 하는 것이다. 교장 선출제를 ‘선거+추첨’ 또는 ‘교황선출+추첨’ 방법을 제안했다. 가라토니 고진은 관료제의 폐단을 막는 방법으로 추첨제를 제안했다. 선거에 추첨제를 결합한다면 관료제의 폐단을 막을 수 있고 우수한 능력의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추첨제는 권력 투쟁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다섯 번째, 무학년학점제를 통해 평준화의 피해는 극복될 수 있다. 따라서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자율형 사립고 등 고교평준화를 깨뜨리는 학교들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이런 학교들은 당연히 일반 고등학교로 전환해야 한다. 특목고․자사고의 폐지와 고교평준화의 확산은 중학교 교육을 무능을 치유하기 위해 꼭 필요한 처방이다.

<다양한 책은 수업의 다양화를 만든다>

여섯 번째, 교과서 자유발행제도 및 교과서 자유선택제도가 필요하다. 학교 수업의 획일성은 상당 부분 교과서의 획일성에서 비롯된다.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다양한 수업이 존재하려면 다양한 교과서가 존재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교사들이 교과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교사 개개인의 마음에 드는 교과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도서관에 사서 채용, 도서관 활성화>


이렇게 BIG 6에 대한 제안과 그 다음으로 중요한 개혁들에 대해서는 학교 도서관 활성화, 수학능력시험 겉멋 제거- 문제 유형의 단순화, 청소 직원에 의해 유지되는 깨끗한 학교, 교육대학교․사범대학교와 학교의 연계성 강화(교수들의 5년에 1년 정도 학교에서 수업 제도화), 교장․ 교감 선생님의 수업 참여 등을 제안했다.


도서관 활성화, 교장․교감 선생님 수업 참여 등 참신하고 좋은 아이디어 같다.

정말 아이들이 행복하게 즐겁게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이외에도 교육 논쟁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교원평가제, 전교조의 존재, 평준화의 폐해, 교육에서의 경쟁, 무상급식 논쟁, 교육에서 포퓰리즘, 입시, 방과 후 수업, 사교육의 늪에 빠지지 마라는 내용까지로 구성된다.

<즐거운 학교, 출처:한국경제>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이상적인 내용들이 아닐까?라는 의문과 정말 실현 될 수도 있을까?라는 의문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혹시나 많은 갈등을 야기시키지는 않을까 조금 우려가 되기도 한다. 과연 내년 대선 때 이 정책 제안을 받아 들여 공약화 하는 후보가 있을까?도 궁금해 졌다.


저자는 책을 쓰는 내내 파우스트를 생각했다고 한다. 이 책의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면 파우스트처럼 악마에게 영혼을 팔 수 있을 것 같다는 저자의 서문이 나온다. 정말로 저자가 말하는 교육 개혁을 이룰 수 있는 대권 후보가 나올 수 있을까? 정말 이상적인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는걸까?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에서 웃는다. 출처:한겨레>


많은 정치인들이 이 책을 휴가지에서 읽었다고 한다. 필독 독서로 추천하는 기사도 몇 번 보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많은 제안들이 내년 총선 대선에서 좋은 정책으로 발현될 수 있기를 ...


무상급식 투표가 있는 날.. 교육 대통령, 교육 시장, 교육 도지사, 교육 국회의원....

교육을 잡는 자가 대통령이 되고, 시장이 되고, 도지사, 국회의원, 군수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