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가을 이른 아침 양평 로뎀의 집 친구들과 농촌마을 체험 행사를 가기로 한 날일다.
30여일 만에 휴가, 나에게 준 휴가로 아이들과 농촌 체험 마을을 하기로 했다.
7시 집에서 출발, 토요일 아침이여서인지 도로가 한산하다.
7시 30분, 소나무회 회원분들과 함께 양평 로뎀의 집으로 출발~
양평 가는 길.. 팔당대교를 지나가자 물안개가 자욱하다.
물안개가 분위기 있고 아름답다.
9시, 양평 마들가리 마을에 도착했다.
2년 전, 로뎀의 집 친구들과 체험을 하러 왔던 마을이다.
그때는 전 부치기와 고구마 캐기, 밤 줍기 등의 체험을 했던 기억이 난다.
소나무회 회원들은 마들가리 마을 체험장에서 로뎀의 집 가족들을 기다리며 체험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이번엔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체험행사였다.
예전의 추수 방식을 체험 할 수 있는 풍로, 방아, 절구, 인절미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2년 전에는 가스레인지로 전 부치기 체험을 했는데, 이번에는 숯불에 무쇠 솥 뚜껑에 파전을 부치기로 했다. 사극에서 보던 무쇠 솥 파전을 직접 체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회원들이 내리고 난 후, 로뎀의 집 가족들을 데릴러 로뎀의 집으로 다녀왔고 10시 정도 마들가리 마을에 도착했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적극적인 것 같았다. 어릴 적 할머니가 해 주시던 그 방식으로 전을 부치고, 인절미를 만들고, 아이들은 신기해하고 어른들은 추억에 잠겨 행복해 하는 것 같았다.
찹쌀밥이 인절미가 되는 것은 정말 신기했다. 밥이 인절미가 되는 것은 한 순간이었고, 예전에는 정말 이렇게 떡을 손수 해 먹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나도 이렇게 신기하니, 아이들은 얼마나 더 신기할까?
내 짝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재규였다. 재규는 한시도 자리에 앉아 있지 않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거나 차가 오면 도로에 나가고 싶어 했다. 동물원 갈 때도 지난 농촌마을 체험 때도 너무나 에너지가 넘치는 재규 덕분에 하루 종일 뛰어 다녀 녹초가 되었는데, 오늘도 하루 종일 재규와 실랑이를 벌여야 할 듯 했다.
재규는 카메라로 뭐든 찍으라고 했다. 개미도 찍게하고 지나가는 차도 찍게하고.. 카메라로 찍힌 사진들을 보고 신기해 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넘어지는 금자씨.. 숯불에 무조건 손을 내미는 이슬이, 언제 어디로 사라질지 모르는 성진이..래원이..태영이까지 모두 눈을 한시도 땔 수가 없다.
재규량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사진찍다 오니 무쇠 솥뚜껑에서 파전이 익어가고 있다. 지성이랑 재규는 봉사온 중학생 친구들이 들려주는 음악을 들으며 신기해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핸드폰 속의 말하는 고양이를 보여주자 눈을 떼지 못하고 좋아했다. 지성이는 음악을 들으면서 계속 내게 보라고 손짓을 한다. 말을 하지 않으니 옆에 앉으라고 하는 건지 음악을 들으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눈을 마주치며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체험장에서 인절미 만드는 모습을 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기분이 좋아 보여 좋다.
점심은 마을 부녀회에서 준비한 비빔밥이었다. 아이들은 맵지 않게 고추장을 조금만 넣어 밥을 비며 된장국과 함께 먹여주었다. 밥을 흘리며 먹는 아이들부터 한번 먹고 한참을 놀다가 와서 먹는 아이까지 밥 먹는 것도 전쟁이다. 밥을 먹는건지 마는건지 정신없이 점심 시간이 지나갔다.
점심 시간 지나자 마자 농촌마을 체험 열차에 아이들이 올라탄다. 열차를 타고 밤 줍기 체험과 산판장 체험장을 가는 것이다. 열차가 조금만 흔들거려도 아이들은 소리치며 웃었고 행복해했다. 오랜만에 소풍을 나와서 좋아하는 것 같기고 하고 가을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열차가 놀이기구처럼 재밌게 느껴져서 좋아하는 것 같기도 했다.
밤은 다 익지 않아, 미리 마을에서 아이들이 주울 수 있게 뿌려 두었다. 아이들이 직접 밤을 주우면서 즐거워했다.
한참 차에서 자던 희소도 일어나 사이다를 마시고 있었다. 뭐가 불만인지 막 울고 보채다가 울음을 그친 듯 했다. 지난 달에는 약간 낯가림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안기기도 하고 훨씬 밝아졌다. 도도한 희소가 말도 걸어주고.. 안기기도 하고.. 희소 기분이 좋았나 보다.
한가득 밤을 줍고 우리는 아이들일 즐거워하는 열차를 타고 다시 돌아왔다. 농촌마을 체험은 끝났고 로뎀의 집으로 돌아갔다.
땀을 흘리며, 재밌게 논 아이들을 시원하게 목욕을 시켜주었다.
목욕을 안 하겠다고 떼를 쓰는 송이 때문에 한참 시간이 지체되었고, 목욕 침대에서 벌써 일어난 은지 때문에 목욕 침대 위까지 올라가서 머리를 감겨야 해서 바지와 옷은 온통 다 젖어버리고 땀으로 목욕을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개운해 보였고 우울해 하던 송이마저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다행이었다.
목욕을 마치고 이제 6개월 된 우리 운이 율이 자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지난 달 보다는 훨씬 많이 커서 이제 6kg 정도 되었다.
천사처럼 예쁘게 자는 운이 율이는 내년 4월이면 돌이 된다고 한다. 100일 때도 너무 작고 앉을 수도 없어 사진도 못 찍어주었다고 하는데, 내년 돌잔치는 우리 소나무회에서 꼭 해주었으면 좋겠다.
지난 1월 희소 돌잔치를 해주려고 회의도 했는데 구제역 때문에 못해 준 게 못내 아쉬웠다. 내년 4월에는 로뎀의 집 식구들과 우리 운이 율이 돌잔치를 기뻐하며 행복한 돌잔치를 해 줄 수 있길 기대한다.
로뎀의 집 식구들과 함께한 농촌마을 체험, 가을날을 마음껏 느낀 행복한 소풍과 같았다.
돌아오는 길, 차가 많이 막혔지만 그래도 행복한 기분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한 소나무회 회원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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