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엄마와 단 둘이서 여행하기가 있었다.
생각해 보니 엄마랑 단 둘이서 여행을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가족들과 함께 간 적은 몇 번 있지만....
3월 엄마 생신에 만나서 여권기간 만료된 엄마 여권을 다시 만들고, 급하게 중국 장가계 여행을 예약했다.
몇 년 전 엄마랑 아빠는 장가계 여행을 계모임에서 가시려다가 아빠가 갑작스런 뇌출혈로 무산 된 적이 있었다.
외국은 절대 안 나가신다던 엄마는 중국 장가계는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났다.
여권 나오기 전, 미리 여행사를 알아보고, 여권 나오자마자 비자 신청을 하고,
엄마에게는 계약금이랑 비용 다 지불했으니 무조건 시간 빼서 가야 한다고 밀어붙여 가게 된 엄마와의 여행..
완도에서 장장 5시간의 버스를 타고 서울로 상경한 엄마에게 처음으로 손수 밥을 해 드렸다.
저녁에는 급하게 엄마에게 편한 점퍼와 가벼운 옷과 신발까지 풀 세트로 쇼핑을 했다. 이제는 떠날 준비 완료...
엄마와 하룻밤을 잔 후, 새벽 일찍 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공항에서 수속을 마치고 드뎌 장사로 향했다.
장사에 도착해서 열사공원과 장사 임시 정부에서 김구 선생의 발자취를 보았다.
또 4시간 30분 버스를 타고 장가계로 향했다.
이동 시간이 길었지만, 엄마 두 손을 꼭 잡고 도란 도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이제 70을 바라보는 엄마, 연세가 많이 드셨다는 생각..
그리고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때부터 객지 생활을 해온 나는 엄마랑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가져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장가계 여행은 정말 일정이 타이트했다. 6시 30분 아침 조식을 먹고 호텔에 들어오면 밤 11시, 12시가 되었다.
짧은 시간 동안 옵션을 다 소화하려니 강행군이 될 수밖에 없었다.
대협곡은 너무나 높은 협곡에서 계단을 내리고 내리고 또 내려야 했다. 비가 보슬 보슬 내리고 있어 더 미끄럽고 힘들었다.
엄마가 미끄러지실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엄마는 나보다 더 잘 내려 가셨다.
그래도 마지막은 미끄럼을 타고 슝~ 내려와서 조금 덜 힘들었다.
대협곡을 지나 호수를 따라 산책하듯이 걷는 동안 거대한 바위 틈 사이의 폭포들이 쏟아지기도 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한참을 산책했다.
유람선을 타고 풍경을 감상하였다.
십리화랑의 모노레일을 타고 병풍처럼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했다.
약초 캐는 할아버지 모습의 바위와 세자매라고 하는 바위를 보고 쌀쌀한 봄바람을 맞았다.
천자산 케이블카를 타고 가며 보는 기이한 봉우리 위로 가며 보는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엄마는 무서워서 눈을 뜨지 못했지만, 두 손 꼭 잡고 무사히 정상까지 올라갔다.
공중정원은 소수민족이 사는 마을이라고 하는데, 아직 관광지로 개발되기 전인 곳이었다.
계단도 정비가 안 되어 있고 흙길이 미끄러워서 고생했지만 풍경은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원가계로 향했다. 원가계는 아바타를 찍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원가계의 미혼대, 천하제일교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엄마는 천국처럼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셨다.
아바타 형상과 익룡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천자산에서 만난 원숭이는 인상적이었다. 아기 원숭이를 품고 있는 엄마 원숭이의 모습이 오래 오래 기억에 남는다. 엄마도 나를 저렇게 키우셨겠지..
저녁에는 천문산 쇼까지.. 자연 그 자체가 무대인 천문산쇼는 내용은 우리 설화들을 몇 가지 혼합된 듯한 이야기지만
, 장예모 감독의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산과 절벽 등 거대한 무대를 삼아 수많은 출연진의 노래와 무용 그리고 마술 같은 무대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엄마는 생전 보지 못한 쇼라고 좋아하셨다.
사실 너무 강행군의 일정으로 저녁에 쇼를 보는 것이 힘들었지만 생각외로 좋았다.
천문산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했다.
산봉우리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가며 장가계 도시와 풍경을 감상하였고,
귀곡잔도는 깎아지는 듯한 절벽을 따라 풍경 구경을 해야 하는데,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엄마는 풍경 구경보다는 그곳을 빨리 지나는 게 목적인 듯 했다.
.
귀곡잔도와 유리잔도 그리고 천문산 동굴까지 구경을 했다.
천문동은 계단이 너무 많아서 다리가 아픈 엄마와 나는 중간까지만 갔다가 내려왔다
보봉호로 가는 길.. 장가계의 비취라고 하는 곳이다. 계단을 올라 배를 타는 곳까지 가기 전에 가마를 탈 수 있었다.
다리 아픈 엄마는 가마를 타고 갔다. 두 사람이 앞뒤로 어깨에 가마를 메고 올라갔다.
유람선을 타고 아름다운 호수 구경을 했다.
보봉호 처녀의 노래와 총각의 노래를 들을 수도 있었고 우리 일행들도 노래 실력을 뽐냈다.
마지막 일정은 세계 두 번째로 크다는 황룡동굴로 향했다.
1층은 보트를 타고 2-4층은 걸어서 가야 하는 황룡동굴..
너무나 다리 아파하는 엄마에게 1층 보트만 타도된다고 했지만,
엄마는 언제 다시 이곳을 와 보겠냐며.. 그냥 완주 하시겠다고 하셨다.
계단을 많이 걷기는 하지만, 종유석과 석순, 석주의 풍경과 거대한 동굴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안 봤다면 후회 할 뻔한 곳이었다.
여행 내내, 엄마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두 손 꼭 잡고 산책도 많이 했다.
오로지 엄마에게 100% 집중해서 보낸 이러한 시간이 언제 다시 와 질지 모르겠다.
엄마가 나에게 준 선물인 듯하다. 오래 오래 나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해 준 엄마와 장가계 여행...
감사하다. 생각보다 좋은 날씨에 감사하고, 21명의 우리 일행들...
너무나 선하고 좋은 분들과 함께 해서 좋았고, 딸이 걱정할까봐 아픈 내색 안하고 마지막까지 여행을 완주해 준 엄마에게 고맙고...
엄마가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있을 때, 장가계를 온 것을 감사하고
모든 여행이 순조롭게 운 좋게 잘 끝나 또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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