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보다 더 설레이고 그때보다 더 행복해..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 호우시절..
허진호 감독, 정우성 주연 영화.. 고원원이라는 중국 여배우의 매력에 빠진 영화..
두보라는 시인이 궁금해 지는 영화..
중국 쓰촨성 지진의 아픔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영화..
그리고 사랑에 대한 설레임을 느끼게 해준 영화 였다.
배경이 되는 도시는 청두이다...
작년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우리에게 조금은 익숙한 곳이다.
그리고 청두의 두보초당이라는 곳이 주 배경이 된다.
청두와 두보.. 둘다 조금은 익숙하다.
사천의 4대 명물, 팬더, 미녀, 술, 미녀라고 한다.
사천은 쓰촨성 지진 전에는 사천 짜장이라는 음식을 통해서 익숙했던 곳이고
두보 시인은 워낙 유명한 시인이라서 잘은 알지 못하지만 이름만은 익숙하다.
이 영화 곳곳에 4대의 명물이 적재적소에 나온다.
사천미녀, 팬더, 사천음식과 술..
동하(정우성)의 중국 출장 4일간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이 영화는 전개된다.
중국 출장 가서 만난 지사장님.. 기러기 아빠며 한국 사람이 그리운 사람이다.
그리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 중국인처럼 이야기 하고 중국인처럼 먹는다는 지사장은 영화의 감초 역할을 한다.
독특한 캐릭터의 지사장으로 인해 가끔 웃음을 지을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의 음식 문화의 차이를 보여준다.
돼지내장탕을 먹지 못하는 동하.. 이 문화의 차이가 사랑의 장벽도 될수 있을까?
두 사람은 두보 문학관을 방문한다.
푸르른 녹색의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봄이 멋진 곳이었다.
두보의 춘야희우라는 시에 나오는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라는 시귀가 너무나 어울리는 곳인 듯 했다.
이 곳에서 동하는 유학시절 친구인 메이(고원원)를 보게 된다.
두보문학관에서 관광 가이드를 하고 있다.
너무나 반갑지만 어색한 두 사람의 첫 만남..
과거 사랑을 기억하는 남자..동하..
그 사랑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메이..
짦은 3일간의 만남이 지속된다.
추억을 생각하게 하는 자전거~
자전거를 함께 탔다는 동하..
중국인 중에 유일하게 자전거를 탈수 없다는 메이..
서로의 오해..
메이가 벤이라는 친구와 사겼다고 기억하는 동하..
동하가 사츠코라는 친구와 사겼다고 기억하는 메이..
김치를 좋아하는 동하 김치 냄새를 싫어하는 메이..
돼지 내장탕 잘먹는 남자를 좋아하는 메이 돼지내장탕을 잘 못 먹는 동하..
동하가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메이..
메이가 사랑한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동하..
섬세한 감정의 흐름이 있다.
그리고 메이는 아픔이 있는 듯 하다.
기억하지 못하는 건지..기억하고 싶지 않은 건지..
그리고 그 사이에 두보라는 시인이 있다.
두보의 시집을 사려다가 사지 못한 동하..
두보의 시집을 선물한 메이..
시인의 꿈을 접고 그냥 폄벙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동하..
첫월급 탈때까지만 두 번째 월급 탈때까지만 직장을 다니려 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진급을 하고 책임이 커지면서 이 자리에 안주한 동하..
(꿈을 접고 사는 우리들의 단편을 보는 듯했다.)
메이를 만나고 시를 써보려 하지만 결국은 한 줄의 시를 쓰다 지워버린다.
동하에게 선물로 동하가 사지못 한 두보의 시집을 선물한 메이는 동하가 다시 시를 쓰기를 바란다.
서로의 기억을 이어주는 매개체.. 자전거 사진..
그리고 비.. 이 영화에서는 비가 자주 내린다.
연두빛 대나무와 푸른 나무들 사이로, 길거리에서도, 술집 밖 창문에서도 장대비가 내린다.
호우시절...
정말 좋을 때..비가 내린다고 하지만..
비가 올 때 꼭 다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별의 순간에 재회..
그리고 행복한 한 때..
짧은 시간 행복함과 설레임..
그리고 메이의 아픔과 상처..
다시 호우시절...
이 영화는 무지 잔잔해서 지겹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듯 하다.
허진호 감독의 이영애 유지태 주연의 봄날은 간다. 심은아 한석규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잔잔한 영화다. 감정의 섬세함이 보여지는 영화..
특히나, 메이(고원원)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비맞은 여린 아기새를 연상케 하는
떨림과 셀레임의 연기에 감탄했다.
참 맑고 예쁜 배우이다.
서로 잊고 살았던 감정의 설레임과 현실..
좋은 시절에 내린 비처럼 두 사람의 사랑과 꿈도 예쁘게 지켜질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호우 시절을 보면서 청두의 두보초당을 한번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오랜만에 본 맑고 깨끗한 영화 .. 호우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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