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과 싸우시던 법정 스님께서 길상사에서 오늘 오후 열반하셨다고 합니다.
속보를 본 후 머리가 하애지는 듯 했습니다.
작년부터 스님께서 폐암이시라고 강원도에서 요양하신다는 소식을 들어왔는데 왠지 스님은 그 병마를 잘 견뎌내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며칠 전 뉴스를 들으면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셔서 조금더 버텨주시기를 마음 깊이 기도했습니다.
맑은 삶을 살아오셨던 법정스님의 말씀은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을 주셨습니다.
불자가 아니지만, 법정스님의 글을 좋아하고 그 글 속에서 스님의 삶을 읽으며 존경해왔습니다.
맑은 가난을 강조하셨던 스님..
맺힌 마음을 가지고 살아서는 안되고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말라고 하셨던 스님..
내가 살만큼 살다가 작별할 때 한 생애에서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자비심과 덕행을 말씀하셨던 스님..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늙음이나 죽음이 아니라 녹슨 삶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스님..
이제는 책으로나마 스님께서 남긴 글로라마 스님을 다시 만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참 가슴이 아픕니다.
또 한 분의 큰 별이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 노무현 대통령님 김대중 대통령님..
그리고 법정스님...
마음 한켠이 또 횡해집니다.
스님..하늘에서는 건강하시고 편안하시길...
스님께서 남기신 글들을 몇 개 옮겨 봅니다.
30년 전 우리는 빈약했지만
연탄 몇 장 가지고도 행복 했습니다
나눔은 우리가 하나 될 수 있고
나누고 받는 사람 모두 충만해집니다.
맑은 가난을 강조하셨던 법정스님의 길상사 법회 말씀 중의 한 구절입니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 무소유-
모든 것이 일기일회입니다.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모든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입니다. -일기일회-
마음, 마음이여, 알 수가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쫒을 자리가 없구나 -일기일회-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입니다.-일기일회-
맺힌 마음을 가지고 살아서는 안 됩니다.
누구 탓을 하지 마십시오. 원망하면 내 마음이 구겨집니다.-일기일회-
세상의 복잡한 일에 부딪쳐도 마음이 동요되거나 흔들리지 않고 자기 신념이 확실한 것, 그것이 행복입니다.-일기일회-
자기 관리를 위해서는 인정사정 두지 마십시오. 인정이라는 것은 개인적인 것입니다. 인정과 자비심은 다릅니다.-일기일회-
내가 살만큼 살다가 작별할 때 한 생애에서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 생전에 그가 얼마나 많은 존재들에게 또는 세상에 자비심을 베풀었는가, 선행을 했는가, 덕행을 쌓았는가를 놓고 평가됩니다.-일기일회-
나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위해 이 세상에 왔는지 거듭거듭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물음을 지니고 있으면 결코 헛된 길을 밟지 않습니다.-일기일회-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에 이룰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입니다."-일기일회-
인생의 길을 저마다 자기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누구도 대신 가 줄 수 없습니다. 살고 죽는 일도 각자의 몫입니다.-일기일회-
우리가 살 만큼 살다가 마지막에 남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입니다. 남에게 따뜻한 내 마음을 열어 보인 일만 자신의 자산으로 남을 것입니다.-일기일회-
계절이라는 게 추울 땐 추워야 하고
더울 땐 더워야 한다. -산에는 꽃이 피네-
풍요 속에서는 사람이 병들기 쉽지만, 맑은 기운은 우리에게 마음의 평화를 이루게 하고 올바른 정신을 지니게 합니다. -산에는 꽃이 피네-
세상이란 무엇인가. 바로 우리의 얼굴이고 우리 삶의 터전이다. -산에는 꽃이 피네-
우리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내일 일을 누가 아는가. 이 다음 순간을 누가 아는가. 순간순간을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매순간을 자기 영혼을 가꾸는 일에, 자기 영혼을 맑히는 일에 쓸 수 있어야 한다. -산에는 꽃이 피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늙음이나 죽음이 아니다.
녹슨 삶을 두려워해야 한다. 삶이 녹슬면 모든 것이 허물어진다.-산에는 꽃이 피네-
법정스님께서는 또 평소에 말씀하신 바와 같이 번거롭고 많은 사람들에게 수고를 끼치는 장례를 하시지 않기를 바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비를 평소의 승복을 입으시고 하며 탑과 사리도 찾지 말기를 당부하셨다고 합니다.
스님의 마지막 당부에 따라서 일체의 장례 의식을 거행하지 않고 13일 오전 11시 조계총림 송광사에서 다비를 하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말 무소유의 삶을 마지막까지 실천하시는 그 모습에 다시 한번 고개가 숙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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