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희망이야기

추운 겨울 따뜻함을 나누다..

세미가 2011. 1. 17. 18:58

 

 

겨울이 바람이 차가운 토요일 아침.. 소나무회에서 봉사가는 날이다.


오늘은 본래 양평 로뎀의 집 희소 돌잔치를 해 주기로 한 날인데.. 구제역 때문에 마을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돌잔치를 직접 해주지는 못하고 돌사진 비용과 다른 것들을 챙겨 주기로 했다.


소나무회 신년 점심 식사 때 돌잔치 떡이랑 현수막 까지 어떻게 할지 회의까지 했었는데.. 아쉬웠다. 로뎀의 집 10m 근방에 우사가 있었는데.. 그 우사도 구제역의 공포에 떨고 있으니 조심해야 될 것 같긴 했다.


희소 돌잔치를 한다는 생각에 다들 조금은 설레이고 들떠 있었는데 안타까웠다.


그래도 일산 벧엘의 집 가족들을 볼 수 있으니 안타까움을 뒤로해야 했다.


겨울 바람이 매섭고 추웠지만 많은 소나무회 회원분들께서 방학이여서 그런지 자녀분들도 많이 데리고 왔다. 언제나처럼 안선생님께서 간식으로 만두와 쵸콜릿, 커피를 준비해오셨고 간식을 간단하게 먹고 27명이 일산으로 향했다.


벧엘의 집에 가는 길.. 한강이 꽁꽁 얼어 있었다. 논과 밭의 눈이 아직도 새하얗게 쌓여 있었다. 영하 10도라는 기온이 느껴지는 날씨였다. 벧엘의 집에 도착하자.. 모두 모여 있었다. 미옥씨가 안아주기도 하고 순진씨 재순씨 영자씨 윤정씨 모두 손도 잡아주고 반겨주었다. 영자씨는 싸워서 손이 물렸는지 손 한쪽이 퉁퉁 부어 있었다. 미옥씨는 손가락 발가락이 아프다고 이야기 했다. 미옥씨는 늘 상처투성이다.


아마 서로 다투고 화해하고 하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 하루종일 같이 있다보니 싸우기도 하고 금방 화해하고 놀기도 하는 것 같았다.


요즘 재순씨랑 순진씨가 하는 놀이는 손으로 총을 쏘듯이 빵야.. 하면 총 맞아 ‘아야’ 하는 것이다. 나에게도 몇 번 빵야..라고 총을 쏘는 놀이를 했다.

 

추워서 바깥 일은 못하고 청소와 목욕 빨래를 하기로 했다.


여성팀과 남성팀 목욕팀, 예배당 강당 청소하기, 그리고 부업 종이가방 만들기 돕기.. 등이 있었다.


여성팀은 두 명이 더 늘었다. 원장님 댁에 있던 현철씨가 오늘은 벧엘의 집에 와 있었고 새식구가 된 지화씨까지..

목욕팀은 욕실에 나와있는 이불빨래 발로 밟아 빨기.. 모아둔 많은 걸레와 속옷은 손 빨래를 했고 입었던 옷들은 모아 세탁기에 돌리기로 했다. 두명은 빨래를..두 명은 목욕을 시키고 머리 감기기를 했다.


그 동안 예배당 청소 팀은 난방이 안 되어 있는 예배당 청소와 거실 청소를 했다고 한다. 너무 추워서 손가락이 얼었다고 했다. 여성 목욕팀은 청소 후 나온 걸레까지 다 빨고, 욕실 청소를 했다. 변기부터 물 받아놓는 욕조까지 다 물을 빼고 묵은 물때까지 깨끗하게 닦아 냈다.


빨랫줄에 널어놓은 걸레와 이불은 꽁꽁 얼어 버렸다. 영하 10도의 날씨이니 냉동실에 얼린 것처럼 꽁꽁 얼어 버린 것이다. 겨울 햇살이 그래도 비추고 있으니 녹아서 말려질지 모르겠다. 조금만 덜 추우면 겨울 바람에 금방 마를텐데..


청소가 끝난 후에 바닥에 물기까지 다 깨끗하게 닦아 냈다.


청소 끝나고 나가자 모두 모여 종이 가방 만들기 부업을 했다.


서점 종이 가방을 속가방과 겉가방을 두개를 포개고 접는 것이다.


종이 가방을 포개는 일을 하는 팀과 종이 가방 접는 팀 그리고 종이가방 숫자를 세워서 줄로 묶는 팀.. 그리고 종이 가방을 수거해하고 겉봉투가 속봉투 떨어진 곳에 가져다 주는 팀도 있었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종이 가방 접기 부업을 벧엘의 집에 와서 해보게 되었다. 벧엘의 집 종이 가방 부업을 하면서는 서점, 마트나 백화점 종이 가방을 보면 느낌이 새롭다.


이 종이 가방 하나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의 손길이 여러 번 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달인처럼 빨리 잘 하고 싶지만 너무 속도가 느려서 송선생님이 ‘우리는 부업으로 먹고 살지는 못할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생각해도 하루종이 부업을 해도 한끼 식사 값을 벌수 있을지 모르겠다.


종이 가방 접기 부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소나무회 단체 사진을 찍으려고 모여있는데.. 민영이가 늦게 아버지와 왔다. 민영이는 집에서 살고 아버지가 매일 바래다 준다. 민영이가 안 보여서 늦게와서 못보다 했는데 가기 전에 와서 반가운 얼굴을 보고 가게 되었다.


늘 식사는 양평 장작 설렁탕 집에서 설렁탕을 한 그릇씩 먹었고 한 선생님께서 아는 분이 근처 화원을 하신다고 하셔서 화원에 방문했다. 원당 화훼단지 안의 뿌리깊은나무라는 곳이었다.


화원은 추운 겨울 바람에도 따뜻했고 작은 꽃 모종들이 많이 있었다. 미스 메이플과 호야케피(하트호야)가 인상적이었다. 하트호야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면 참 좋을 것 같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표현 될 것이니 말이다.


작은 꽃 모종들과 겨울에 보기 힘든 작은 꽃잎은 따뜻함을 선사해 주는 것 같았다.


완도 집과 오빠 집에서 화분으로 봤던 개발톱 선인장과 수 많은 카네이션 모종들과 파파야가 탐스럽게 열린 파파야 나무와 싱싱한 화분들이 봄을 느끼게 해주었다.


27명 모두 미스 메이플을 선물을 받았다. 미스 메이플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생각나는 꽃이다. 푸른 잎사귀에 빨간 잎이 어우러져 크리스마스 장식 같은 느낌이 강한 꽃이다. 야간 노란 빛이 나는 미스 메이플도 있었는데 두개나 선물 받았다. 자주 물을 주면 된다고 했는데 잘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장님께서 원당 화훼단지에 대한 설명과 화훼 농가의 어려움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화훼 가격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같다고 했다. 한달에 난방비만 2000만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기름값과 비료값등 모든 것은 올랐는데 꽃과 모종만 가격이 그대로이니 힘들 수 밖에 없을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예쁜 꽃과 나무들과 함께 생활해서 인지 사장님 인상이 참 좋아 보였다.


하우스 밖은 한겨울인데 하우스 안은 봄날 같았다. 소나무회 회원들의 마음같이 말이다.


뜻밖에 화원도 구경하고 선물도 받고.. 봉사 하면서 사랑도 많이 받고..참 기분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