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희망이야기

이광재 지사님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

세미가 2011. 2. 11. 11:30

 

오늘은 음력 1월 9일 이광재 지사님의 생신날입니다.


2009년 이광재 지사님 생신날 생일 케익을 끄기 막 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았습니다.

강원도에서 보내준 케익과 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무리 바쁜 일정일지라도 강원도에서 보내온 정성에 화답을 하기 위해서 케익 앞에서 사진을 찍어서 지역 분들에게 보여드리곤 했었습니다.

 

 

 

오늘은 어디서 누구와 생신을 보내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강원의 아들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강원도민들의 사랑은 남달랐습니다.


2004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이광재 후보 부부의 손을 잡고 한 어르신께서 “난 당은 필요없네..그냥 우리 자식들 잘 살게만 해주게..”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고목처럼 거친 어르신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소외 받는 강원도의 현실을 절실히 느끼셨다고 합니다. 태백영월평창정선은 서울의 7.5배의 면적입니다. 이렇게 큰 면적의 지역구를 다니셔야 했기 때문에 1년에 거의 10만km를 달렸습니다. 특히나 교육과 복지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경로당 국회의원이라며 지역구에 가면 경로당에서 자기도 하고, 도지사 선거 때는 찜질방에서 자면서 도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2006년 강원도에 집중호우로 피해가 있을때, 이광재 의원은 한달내내 강원도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집안에 가득 쌓인 흙을 퍼내고 함께 자고 먹고 함께 수해 복구에 힘썼습니다. 수해 복구를 하며 얻은 아이디어로 빨래차를 기증해 홀로사시는 어르신들의 빨래를 해 줄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고 2009년 가뭄으로 강원도에 물이 부족했을 때 매일 물을 주민들과 날랐고 매년 겨울이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연탄배달 봉사를 했왔습니다. 

 

 

 

2009년 3월, 이광재 전지사가 박연차 게이트로 구속 되었을 때, 수 많은 강원도민들이 구치소로 면회를 왔었습니다. 그냥 면회를 오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산나물을 좋아하던 이광재 전지사를 생각하며 나물을 삶아 오신 분들도 계셨고, 면회를 위해 새벽부터 달려왔지만 말 한마디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다간 어르신들도 있었습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나 마다하지 않고 이광재 의원을 위한 탄원서를 받았습니다. 수십만장의 탄원서를 받아서 법원에 내기도 했고 판사님께 구구절절한 편지를 적어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누군가가 부탁한 것도 아니지만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느 곳이던지 가서 탄원서를 받는 일을 해왔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 중에 하나는 구치소에 있는 이광재 전지사와 강원도민들이 자필로 주고 받은 편지였습니다. 군대 제대 이후에 처음으로 자필 편지를 써본다고 하는 중년의 아저씨부터 70이 넘으신 어르신의 한자가 많이 쓰인 편지와 유치원 아이들의 그림 편지, 그 편지들을 배달하다가 직접 편지를 쓰게 되었다는 집배원 아저씨, 7남매의 어머니, 수 없이 많은 강원도민들과 이광재 지사는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정선에서 온 편지 중에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

 임계에 있는 단골 식당에서 칼국수나 옹심이를 먹곤하는데

어느날엔가 주인 아줌니께서 “의원님께서 오셨던 곳” 이라고 말씀하시는거 있죠?

그 말씀을 전해 듣는데 울컥하고 슬픔이 차 올랐습니다.

제딴엔 그래도 명색이 의원님이 설마 칼국수를 드셨을라고요?

그렇게만 생각했었답니다.

의원님께서 나오시기 전까지는 그 집엘 갈 수 없을거 같습니다.

언제쯤 오실지 하루하루가 너무나 길게만 느껴집니다.

 

 

저는 남편이랑 고추 심을 준비를 하고, 더덕 심을 준비, 옥수수, 콩 심을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맘껏 좋은 공기 마시며 걸어다니는 것조차 죄송한 맘이 문득문득 듭니다.

저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잘 모릅니다.

전화도 티브이도 물론 없겠지요? 사람 사는 곳이 못되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과 차단된 좁은 방에서 하루하루 견뎌내시는게 얼마나 힘이들고

철저히 고독할지 말해서 뭘 하겠습니까?

언제까지 거기에 그렇게 계셔야 하는건지

답답하고 속이 타 들어갑니다.

 


예전엔 몰랐습니다.

정선군 소방체육행사, 화암약수제, 동문체육대회, 농업인의날 행사, 정선 아리랑제......

각종 행사에서 가끔은 먼발치에서나마 뵐 수 있었고

내미는 따스한 손 잡은 적이 있었는데

올해는 의원님의 부재가 그리도 크게 느껴질 줄 몰랐습니다.


‘민심은 곧 천심이다’

저는 그 말을 믿고 있습니다.

조선왕조 오백년 사를 보더라도 민초들의 마음이 왕에게서 떠나면

살기 어려워지고, 원성과 원한의 목소리가 커지면

하늘도 노한다는걸 압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뉴스부터 봅니다.

예전엔 뉴스엔 관심도 없었고 그저 아이들 걱정에, 일꾼들 새참 걱정에

무탈하게 하루가 지나가기만을 바랬었습니다.

요즈음은 의원님께서 나오신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나, 없나

먼저 살피게 되고 시끌벅적한 세상사는 이야기도 그냥

지나치지 못함은 무슨 연유인지......


어린이날이 되었을땐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자녀들 두신 의원님이 먼저 떠올랐고, 어버이날엔 단잠 주무시지 못하고 눈물과 한숨을 쉬실 부모님이 생각났고, 가정의 달이라는 오월에 하루하루 근심과 걱정으로 남몰래 속 울음 삼키실 사모님 생각이 났더랬습니다.

곁에 있을 때 느끼지 못했던 가장 소중한 사람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어찌 말로 표현 하겠습니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인생을 순리대로 살다보면 좋으날이 온다구요?

강원도 고라데이 말로 쌔빠지게 노력했는데 뭐가 남았나요?

청춘을 바쳐 일할 피 끓는 젊고 유능한 인물을 이런저런 이유로 옭아매고... ㅠ

그야말로 공황상태인데 어찌 분하지 않으며, 속이 뒤집어지지 않겠나요?

너무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고 울화가 치밀어서 요즘은 애꿎은 소주만 벌컥벌컥 들이킵니다.

주당도 아닌 그냥 그저 그런 아줌마이지만 가슴에 커다란 납덩이 하나를 올려 놓은 듯이 무겁고 답답하고 이유없이 한숨이 나옵니다.


제가 이런 심경인데 의원님은 어떠실지 가히 상상조차도 하기 싫습니다.

세상이 원망스럽고, 분하고, 답답하고 억울하셔도 그래도 견뎌 내셔야 합니다.

어쩌면 지쳐서 쓰러질 때를 기다리는지도 모르니까요.

맘 누그러 뜨리시고 넘어진김에 쉬어간다고, 너무 자신을 학대(자학)하시지도 말 것이며, 과소평가도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구의 어두운 한 모퉁이에서 잠시 쉬어간다고 생각하세요.


의원님 글 읽고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원망섞인 글만 줄줄이 쓴 제게 따스한 위로의 말씀을 해주시는걸 보면서

역시 큰 그릇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주소도 성급한 마음에 올바로 적지 않아서 설마 의원님두손에 제글이 읽혀질 줄 생각도 못하고 있었거든요.

가뜩이나 힘든 의원님께 제 건망증과 칠칠맞은 평소 성격이 드러나고야 말았네요.


속상하다고 절대 밥 굶지 마세요.

책 읽느라고 밤잠 설치지 마세요.

분하고 억울한 밤,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고통 속에서 헤어나시고

그래도 좋은꿈 꾸시고 좋은 생각만 하시길 바랍니다.

아무것도 해 드릴 수 없는 처지이고 입장이지만 의원님을 믿고

지지했던 맘만큼은 변치 않을 겁니다.

밝은 모습으로 빨리 나오셔서 올곧은 정치를 펼쳐주시길 바랍니다.

...


마음으로 쓰는 글이 그렇게 아름다운지 몰랐다고 이광재 前지사는 이야기했었습니다. 그 중에 몇 개의 편지는 쓰신 분들의 양해를 구해서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편지 하나 하나가 아주 감동적이었고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던 것 같습니다. 의원님이 가시던 칼국수 집을 나올실때까지 가실수 없을 것 같다는 말씀과 절대 밥 굶지 말고 밤잠 설치지 말라고 하시는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지난 강원도지사 선거 때 언제부터인가 이광재 도지사 후보가 유세를 다니면 꽃다발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연예인이나 스타처럼 사인도 받고 안고 서로 사진을 찍으려고 하기도 하고 연설 할 때 눈물을 흘리는 도민들도 있었습니다. 다들 가능성이 없을거라고 했지만 결국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원도민들의 지지를 받아 도지사에 당선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광재 전 지사는 지난 1월 27일 강원도지사직을 상실했습니다.


그 날 3-500여명이 강원도민들은 대법원 앞에서 이광재 지사님이 잘 되길 기도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자연인이 되었습니다. 그 사랑하던 강원도를 위해 일을 하고 싶어했고 꼭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싶어했던 그 열정이 가슴아픕니다.


수 많은 분들이 속상함에 눈물을 흘리고 술을 마셨습니다. 그래도 지켜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외롭고 힘든 지사님과 함께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이광재 지사님을 위해 집을 지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벌써 집 지을 땅은 어느 분께서 기증했다고 합니다. 이광재 지사님 팬카페 광재사랑카페 (http://cafe.daum.net/YESKJ)에서는 모금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원도를 사랑하고 강원도민이 사랑한  이광재 지사님이 언제든지 강원도에 와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집을 지어드리겠다는 것입니다. 크지 않은 작은 집일지라도 언제든지 편하게 내려오실 수 있게 하겠다는 강원도민들의 마음인 것입니다.


땅을 기증하시는 분, 조금씩 돈을 보태시는 분, 그리고 직접 집을 짓는데 봉사를 하시는 분들, 집을 짓게 되면 집안 가전제품이나 살림살이를 보태는 분들 수 많은 분들께서 정성을 보낼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이 모여서 이광재 지사님이 편하게 쉴 보금자리가 만들어 질 것입니다.


정치인의 보금자리를 위해서 국민들이 돈을 모아 집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치소에 갇힌 이광재 의원을 위해서 나물을 준비해왔던 그 마음으로, 한자 한자 정성스럽게 편지를 쓰던 마음으로, 어린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던 그 뜨거운 마음으로 정성들이 모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이광재 전지사님은 그래도 행복한 분입니다.

많은 시련이 있었고 앞 길이 험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을 사랑하고 아껴주고 늘 함께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주저 앉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앞날을 헤쳐 나가실지 기대해 봅니다.


이광재 지사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오늘 생신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