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년 휴가 때 마다 완도와 제주도를 다녀와야 한다.
완도는 고향집.. 휴가 때면 항상 가족들이 완도에서 모여야 하므로 다른데 휴가를 갈 기회는 거의 없다. 조금 더 여유가 있으면 외가와 오빠가 살고 있는 제주도에서 조카들과 함께 휴가를 보낸다.
올해는 첫 번째 휴가는 엄마와 가족들이 함께 했다.
고향 가는 길...
서울은 비 피해가 아주 많은 날이었다. 우면산 산사태와 폭우로 인명 피해와 수해를 입은 중부 지방을 지나자.. 남부 지방은 맑고 무더운 날씨였다.
엄마가 기다리는 고향 가는 길..
맑은 하늘의 구름은 아름다웠다.
바다와 구름이 어우러진 길들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흐리고 비가 많이 왔던 서울 하늘과 전혀 다른 느낌의 모습이었다.
완도읍에 도착해서 중앙시장을 들렀다.
중앙시장은 완도에 있는 상설시장이다. 어릴적 매 5일마다 서는 5일장과 이 상설 시장을 엄마 따라 오곤 했다. 생선, 낙지, 조개, 미역부터 야채, 고기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팔리고 있다.
바다 앞 150m 해상에 주도라는 무인도가 있다. 면적은 0.06㎢이이고 추섬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섬의 모습이 구슬과 같다 하여 주도라는 지명을 얻었으며, 원래는 완도에서 300m 이상 떨어져 있었으나 간척공사로 육지가 넓혀짐에 따라 거리가 가까워졌다고 한다. 이 섬은 식물생태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1962년 12월 3일 천연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되었다. 섬 전체가 후박나무,참식나무,모밀잣밤나무,붉가시나무,돈나무,감탕나무,송악 등의 상록수림과 굴참나무,상수리나무,벚나무,예덕나무,멀구슬나무,팽나무,느티나무 등의 낙엽활엽수림, 고란초 등의 희귀식물까지 총 137여 종의 다양한 식물로 뒤덮여 있다. 조선시대 섬 일대가 봉산(封山)으로 지정되어 벌목이 금지되었고 섬 중앙에 서낭당이 있어 나무들이 잘 보존되어 왔다. 근래에 방문객들로 인하여 삼림의 일부가 훼손되자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네이버 백과 사전>
어릴 적 이 주도라는 섬을 볼때 마다 신기했다. 바다 한 가운데 작은 섬에 저렇게 많은 나무들이 살고 있는데 짠 바닷물에도 죽지 않고 푸르름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완도 앞바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주도라는 섬이다.
완도는 청해진, 장보고 장군을 빼 놓을 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 인지 완도에 있는 유일한 마트의 이름은 장보고 마트이다.
신지대교를 타고 신지도로 들어가는 길.. 저 멀리 완도 전망대의 완도 타워가 보인다. 몇 년 전에 지은 곳인데 이곳은 박물관처럼 전시도 되어 있고 전망대에 가면 날씨가 맑은 날은 제주도도 보인다고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너무나 멀리 보인다. 신지에는 명사십리라는 해수욕장이 있다. 올해는 삼호중공업과 기아자동차 여름 하계 수련원으로 지정되었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보인다.
달리는 차에서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르고 누른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바다와 가을에 핀다는 코스모스가 가득핀 초등학교 앞 길까지..
마을 앞 바다 사진이다. 간조 시간인지 물이 저 멀리 다 빠져 나갔다. 어릴때는 이곳에서 수영을 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광어 양식장이 너무 많아서 이곳에서 수영하는 아이들은 없는 듯 하다. 저 멀리 보이는 선착장과 구름들.. 그리고 무인도들.. 어른들은 무인도의 이름도 다 알지만 나는 다른 섬들의 이름은 잘 모르겠다.
집에서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가려면 독고재라는 재를 넘어야 한다. 독고재에서 바라본 바다와 마을들, 명사십리 끝자락에 전복을 파는 곳이 있다. 그곳에 전복 사러 가는 길..엄마가 끓여주신 전복죽과 전복회는 서울에서 먹는 것과는 다른 맛이 난다.
비가 많이 안와서 가뭄이라지만 그래도 밭은 푸르름은 가득하다. 열심히 자라는 밭 작물들과 멀리 보이는 바다가 어루러진 풍경들이다.
강아지풀들과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
바닷가 근처에 전복 양식장이 있다. 앞의 바다 가두리 양식장에서 키운 전복을 파는 곳이라고 했다. 엄마가 아는 분이 하는 곳이라서 싸게 해 줄거라고 했다.
언니가 전복을 사는 동안에 나는 바다와 배와 구름과 섬이 어우러진 바다 풍경을 마음껏 찍었다. 멀리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바다와 한 쪽은 항구가 있다. 그곳 저 너머에는 해수욕장이 있다.
명사십리(鳴沙十里)는 백사장 길이 3.8㎞, 너비 150여m로 신지도에 있다. 백사장이 넓은데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며 백사장 뒤편에 울창한 곰솔 숲이 있어 피서지로 적합하다. 명사십리해수욕장으로도 불릴 만큼 모래가 부드럽고 깊어 이곳에서 모래찜질을 하면 신경통·관절염·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명사십리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 온다. 조선 후기 철종의 사촌 아우였던 이세보는 안동 김씨의 계략에 걸려 신지도로 유배를 오게 되어 밤이면 해변에 나가 북녘하늘을 보며 유배의 설움과 울분을 시로 읊었다. 억울한 귀양살이에서 풀려난 이세보가 한양으로 돌아간 다음부터 이곳 모래밭에서는 비바람이 치는 날이면 모래밭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소리가 마치 울음소리 같다 하여 명사십리(鳴沙十里)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보통 명사십리라 하면 밝을 明을 쓰는데 이곳은 울 鳴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몇 년 전 사하라 사막에 모래 울음소리가 들린다면서 우리나라에도 모래 울음 소리가 난다고 소개한 곳이 바로 이곳 명사십리이다. 이곳은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온다. 그리고 완도 특산품인 미역, 다시마, 전복도 즐길 수 있다.
사람이 워낙 많이 와서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 버린 듯 하다. 해수욕장 1,2 주차장이 완전 만차이다.
집을 떠나오는 길.. 저 멀리 바다에 보이는 것들은 전복 가두리 양식장이다. 바다에서 전복을 가두어 다시마와 미역을 먹여 키우는 곳이다. 가두리 양식장과 구름들과 바다.. 그리고 급한 경사의 도로가 어우러진 내 고향 풍경을 뒤로 서울을 향한다.
바다 위에 새들도 날아가고 완도를 나오는 길.. 저 멀리 장보고 동상이 보인다. 이곳은 장보고 기념관 위에 세워진 동상이다. 처음엔 레스토랑에 장보고 동상을 세워 놓은 줄로 착각해서 사람들에게 잘못 알려준 적도 있다. 늘 장보고 동상을 보면 생각난다. 이 동상은 완도로 들어올때 나갈 때 마중과 배웅을 해주는 동상이다. 저 멀리서 보이는 이 동상을 보면 완도 집에 다 왔다는 생각이 들어 반갑고 친근한 장보고 동상이다.
엄마가 해준 맛있는 전복죽과 성게 비빔밥, 회와 매운탕, 엄마가 직접 키운 채소들로 몸보신을 하고 올라간다. 장보고 동상을 뒤로 하고 엄마의 따뜻한 숨결이 가득한 고향에서의 완도 휴가는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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