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지기... 밤 바다에 불빛을 밝히어 목표를 안전하게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등대를 지키는 사람..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주는 사람... 등대지기..
3 년 째 등대지기 가족들과 함께 송년회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시는 분 중에서는 십수년 동안 등대지기 가족들과 함께 해오신 분도 계시고 저처럼 몇 년 안 되는 분들도 계십니다. 등대지기는 사회복지 법인이나 단체는 아닙니다.
천사 같은 한 분의 봉사자 분께서 시설이나 법인에 들어갈 수 없는 분들과 함께하는 사랑방을 만들고 그곳에서 생활하시는 분들과 집에 홀로 계시는 분들을 보살펴 주며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홀로 봉사하며 나누며 사시는 등대지기 회장님은 정말 천사 같은 분입니다. 한 분 한 분의 사연을 알고 아픔을 함께 해 주시는 분입니다. 이렇게 송년 파티를 하려면 몸이 불편하신 등대지기 가족 한 분 한 분을 휠체어에서 차에 태우고 내리고 직접 다 안아서 이동해 주어야 합니다. 대소변을 치우는 일부터 몸이 불편해 부모님 산소를 가지 못하는 분들을 직접 업어서 산소까지 바래다 주시기도 하고 한분 한분을 돌봐 주는 등대지기 회장님의 선한 얼굴을 보면 참 죄송하다는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신부님을 꼭 스님이라고 부르는 순박한 미소의 할아버지와 뇌경색으로 치매 기운이 있지만 1년 전에 상추쌈 싸준 것까지 다 기억해 주시는 할아버지,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는 방장님, 호기심 많은 민우씨, 식사 하는 내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은경언니, 눈이 예쁜 윤선언니 시를 잘 쓰는 언니 동생은 작년부터 얼굴을 보기 힘든 걸 보니 많이 바쁜 것 같습니다.
올해는 각자 준비해온 선물이 참 많습니다. 언제나 큰 케익을 준비해 오시는 변호사님과 목도리를 선물해주신 분, 겨울 내의를 보내주신 분, 쿠키를 준비해온 분들과 귤을 선물해주신 분, 저녁을 준비해주신 분들 많은 분들의 정성이 모여서 선물을 받게 된 등대지기 가족들을 모두 행복해 했습니다.
1년에 한번의 송년회를 손 꼽아 기다리시는 분들, 자신 만을 위해 포장된 예쁜 선물이 귀하게 느껴지는 분들, 작은 행복을 크게 느낄 줄 알고 감사해 하는 등대지기 가족들을 보면서 진정으로 행복을 아는 분들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번 모임에는 초등학생 중학생 친구들도 부모님을 따라와서 함께 했습니다. 커피 서빙도 하고 케익에 촛불을 켜고 케익 나누기도 곧잘 했습니다.
모두의 소원을 담아 촛불을 끄고 삼삼오오 담소도 나누고 내년에는 꽃피는 봄이 오면 꼭 바다를 보러 가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바다를 볼 수 있다는 말에 너무나 행복해 하는 등대지기 가족들... 회장님과 함께 한강을 보러간 등대지기 한 가족분이 내 살아 생전에 한강을 텔레비전이 아닌 실제로 볼 수 있을지 몰랐다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분들은 나들이 하는게 가장 큰 일 중에 하나입니다. 양평 로뎀의 집 원장님께서도 저희 봉사자들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 1년에 딱 한번만이라도 나들이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나들이를 하려면 자원봉사자가 많이 필요합니다. 휠체어도 밀어야하고 어디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일대일 담당 친구가 필요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내년 꽃피는 봄이 오면.. 등대지기 가족들과 동해 바다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함께 기뻐하고 행복해 할 바로 그 날을 그려 봅니다.
뇌경색 이후 초기 치매 증상이 있는 창호 할아버지께 내년에 볼 때도 꼭 기억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작년에 앞 자리에 앉아서 상추쌈 먹은걸 기억해 주시는 것처럼 올해 함께 사진 찍고 이야기했던 모습을 기억할 정도로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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